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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정보

보리밥 먹고 드라이브 하고..

보리밥 먹고 드라이브 하고..


무등산 아래 보리밥마을

“할머니. 제가 안 그랬어요..”
“이눔, 누가 밭을 밟았는지 찾고 있었는디...”
“할머니,전 방금 밭둑에만 살짝 올라왔어요. 제가 안 밟았어요.”
“이봐..이거 밭 다 밟아놓은거.. 눈 왔다고 다 들어가 밟았어...근데 뭔 사진은 찍고 지랄이여?”
“보리밥마을 소개 하려구요.. 할머니 어느집이 원조집이에요.”
“보리밥에 원조가 워딨어? 맨날 해 먹던 거인디...! 저 아래 보이지.. 쉬었다가는 집... 저거가 젤로 오래됐어...옛날에는 저집 하나밖에 없었당께....”
“할머니 어찌 그리 잘 아세요?”
“내가 지금 칠십둘인디... 스물에 시집와서 오십년을 넘게 살았는디 다 알제...”

보리밥마을 전경
보리밥마을 전경

보리밥 마을 풍경
보리밥 마을 풍경

지산유원지 너머에 있는 보리밥 골목을 카메라에 담으려다 벌어진 일이다. 덕분에 가장 오래되었다는 집을 자연스레 알기는 했지만.... 할머니가 가장 오래된 보리밥집이라고 알려주신 <쉬어가는 보리밥집>을 찾아갔다. 오래된 집 풍경이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하다. 할머니 몇분이 주방을 보시고 서빙도 하신다. 보리밥 일인분에도 야채쌈을 비롯해 무려 21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갖가지 반찬을 넣고 참기름을 친후 고추장에 비벼먹는다. 보리 특유의 거칠은 감촉보다는 고소하고 아싹한 나물맛이 먼저 느껴진다. 주인 할머니와 잠시 나눈 얘기에는 삶의 애환이 한껏 묻어 있다. 이곳에서 보리밥을 한지가 40년이 넘어셨단다.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는 쉬어가는 보리밥집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는 쉬어가는 보리밥집

쉬어가는 보리밥집 실내모습
쉬어가는 보리밥집 실내모습

보리밥집의 역사를 말해주는 화덕
보리밥집의 역사를 말해주는 화덕

“ 본래부터 여그가 무등산을 넘어서 화순으로 담양으로 가는 길목이었제... 지금도 무등산 옛길이 여그서 시작되잖여...긍께로 자연히 사람들이 많이 오갔제.... 산 넘어갈라해도 배 고프고, 산 넘어와도 배고프고... 걸 찮여.. 헌디 돈 없는 사람들은 뭐 먹을게 없었어. 쌀밥에 고기 먹을 수가 있간디? 그래서 싸게 먹을 수 있는 보리밥을 준비했제... 여그가 옛날에는 지법 깊은 산이였어.. 밭이 많고 보리가 잘됐제,,. 채소도 방만 나서면 지천이었응께... 정말 돈 쬐끔 받고 밥 한상 해 줬지....”
 “첨에는 우리집밖에 없었어.10여년전부터 한 두집 늘어나더만....지금은 30집이 넘을거여...”

나물에 비벼먹는 보리밥
나물에 비벼먹는 보리밥

야채쌈과 20여가지의 나물이 나온다
야채쌈과 20여가지의 나물이 나온다

나물에 비벼먹는 보리밥
나물에 비벼먹는 보리밥

할머니의 말씀대로 한두집에서 시작된 보리밥집이 이제는 마을을 이루고 있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이름난 쉼터가 바로 이곳 지산유원지일테니 밥집 골목의 명성도 함께 컸을 테다. 그럼에도 광주사람들에게 이곳은 그리 알려진 명소가 아니다. 오히려 외지인들이 찾아와 별미로 먹고가는 맛 골목이 되고 있다.

보리밥 마을 골목풍경
보리밥 마을 골목풍경

보리밥 마을 골목풍경
보리밥 마을 골목풍경

 

출처 : 유투어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