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다닐때 야간자율학습을 하다보면
그렇게 지겹고, 힘이 들었더랬다.

그때 선생님 몰래몰래 귀에 이어폰을 꼽고 들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바로
"별이 빛나는 밤에"였다.
DJ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잔잔한 음악들을 듣고 있노라면,
그 시간만큼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잠시 그 고단함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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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골 음악거리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간판을 보고는
그때 생각이 나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손에 힘을 주어 문을 밀고 들어간 가게에서 나를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구수한 쑥향기이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원목들로 고풍스럽게 장식된 가게 내부는
겉에서 보는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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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모자가 참 잘어울리시는 사장님께서는 처음 이 가게에 들어섰을 때
나를 처음 맞이했던 쑥향기처럼,
구수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반겨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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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 곳에서 가게를 오픈하셨냐는 나의 질문에,
1977년부터 시작되었다던 사직골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역시 사직골에서도 선배님급인 사장님의 연륜이 묻어나 흥미진진하다.

"별이 빛나는 밤에"가 오랜세월동안
이곳저곳을 거쳐 지금의 자리를 갖게 된것은 2004년부터라고 한다.
사직공원과 어울리게끔 고목으로 가게를 꾸미고 날마다 쑥향기를 피우신다는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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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중앙 무대 뒷편에 걸려있는 사장님의 노래하는 사진이 눈에 띈다.

사장님을 비롯하여 최은홍, 이영화, 김원중, 하성관 등
연륜있는 라이브가수들이 찾아와 노래한다는 이 작은 무대에서,
차곡차곡 쌓여있는 듯한 음악의 무게가
감격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선배 뮤지션들의 연륜이 묻어있기 때문일까.

은은한 조명에서 비롯되는 편안함 때문인지 이곳에 앉아 음악을 즐길 수 있다면,
일사에 지친 고단함들을 잠시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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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만 해주세요" 라는 나의 부탁에 사장님의 얼굴에는 착잡함이 서린다.


" 방송에서도, 여러번 말했던 거지만 전국 그 어딜 둘러봐도 이렇게 특별한 곳은 없습니다.
  50M 반경에 14개의 라이브클럽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분명히 이슈화 될수 있는 거에요.

  문화를 사랑하는 광주시민들이, 그리고 시 당국에서도 좀더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물며 몇년 전 예술의 거리를 지정해서 업체 간판들을 일치시키고 그곳을 특화 시켰던 것처럼,
  좀 더 관심을 가져서 이 곳 업소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음악거리 자체에 좀 더 애정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


이렇게 세번째 만남도 마무리가 되었다. 가게를 나온 나에게서 쑥향기가 은은하게 베어있어,
돌아갈때까지도 여운이 남는다.

아. 또 다시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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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빛나는밤에"
영업시간 : 6 :00 PM ~ 2 : 00 AM
전화번호 : 062) 653 - 4125
Posted by 광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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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성훈 2008.09.19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악거리의 발전과 보존을 위해서 시에서도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시민들이 많이 찾아 주는게 더 중요 할것 같아요.^^
    그게 더 사직골 음악거리가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아닐까요.ㅎ

  2. baezzang 2008.09.19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별이 빛나는 밤에는 참...많이 들었지요.
    지금도 그 프로그램은 이어지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죠.
    청소년들의 위안의 벗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장님, 화이팅!!

  3. 음악거리 2008.09.19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쑥향기가 여기까지 퍼지는듯 하네요^-^
    사장님의 노력때문에 지금까지 이렇게
    음악공원이 살아 있는지 모르겠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