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풍치를 그대로 살리면서 곳곳에 인공을 가하여 행복한 공간을 연출한 소쇄원은 우리나나라 대표적인 원림으로 한국 민간정원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으며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영위한 조선시대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경관의 아름다움이 가장 탁월하게 드러난 문화유산이다.
소쇄원을 조영한 분은 양산보(1503~1557)이며 15세 되던 해에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올라가 조광조의 문하생이 되었으며 기묘사화가 일어나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되자 낙향하여 창암촌으로 되돌아와 소쇄원을 짓기 시작하여 40세 때 완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산보가 원림의 이름을 소쇄원이라 하고 사랑채와 서재가 붙은 집을 ‘제월당’, 계곡 가까이 세운 누정을 ‘광풍각’이라 한 것은 송나라 때 명필인 황정견이 주무숙의 인물됨을 “흉회쇄락 여광풍제월”(胸懷灑落 如光風霽月), 뜻을 새기자면 “가슴에 품은 뜻의 맑고 맑음이 마치 비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과도 같고 맑은 날의 달빛과도 같네”라고 한 데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소쇄원의 48가지 아름다움을 노래한 하서 김인후도 소쇄원에 비추는 달빛에 대한 예찬이 많아서 일까? ‘풍류정원 달빛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자연스럽고 소쇄원에서 보름달이 뜨는 달밤에 이뤄지는 춤사위와 가야금 연주는 행복하게 어우러지면서 마치 내가 조선시대 선비인양 착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9월24일에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창작곡 ‘소쇄원의 사계’에 대한 감흥을 춤사위로 승화시킨 국근섭님의 감성무와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것이 특징이며 선비의 기품과 자태를 강조한 한승철님의 한량무가 공연되었으며 10월15일에는 누정문화제의 일환으로 전통국악창작그룹인 ‘앙상블 시나위’의 연주는 참석한 관중들을 매료시켜 보름달빛 밤을 더욱 황홀하게 해주었다.
풍류남도나들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중에 있으며, 소쇄원에서 펼쳐지는 달빛공연은 매월 1차례씩 진행되고 있다. 공연이 진행되는 것은 달이 뜨는 저녁시간, 광주에서 소쇄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저녁에 광주로 돌아오는 차편이 일찍 마감되니 차 시간을 확인하고, 또한 또한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 저녁 공연 관람을 원한다면 옷은 든든하게 갖춰입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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