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 광주광역시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는 「영화 <귀향> 역사가 묻고 시민이 답하다」라는 시민인생학교 강연이 진행되었다. 영화 <귀향>을 제작한 조정래 감독이 직접 전하는 <귀향> 14년의 이야기로 청소년을 비롯한 100여명의 시민들이 이날 강연에 함께 했다.
▲ 광주광역시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주관하는 시민인생학교 강연
▲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청소년문화의집
조정래 감독의 <귀향>이라는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장면에서는 위안부 할머니 심리미술치료 작품이 소개된다. 그 중에 놀랍고도 인상적인 작품이 바로 <태워지는 소녀들>이라는 작품이었다. 조정래 감독도 2002년 위안부 나눔의 집 봉사활동 중 이 작품을 보고 홀로코스터를 능가하는 전쟁범죄가 바로 우리 가까이 있었음을 알고 큰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이것이 조정래 감독이 살아있는 역사인 위안부 이야기를 영화로 결심하게 된 계기였다.
<태워지는 처녀들> (사진 출처 : 귀향 배급사 와우픽쳐스)
조정래 감독의 위안부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이 강연에서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조정래 감독은 ‘주름진 소녀’라는 표현을 썼는데, 당시 소녀였던 위안부 할머니는 그 때의 그 시간에 멈춰져 있고 머물러 계셔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즉, 위안부 할머니가 아니라 한 소녀가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이 <귀향>이라는 영화를 만들게 된 더 근본적인 계기는 분노가 아닌 자신이 그동안 미처 몰랐음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고, 속죄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귀향(鬼鄕)>이라는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고향땅을 밟지 못한 위안부 소녀들에게 고향땅에서 밥 한술 대접하고 제사 지내 주고 싶다는 그 일념 하나로 14년 동안 이 <귀향>이라는 작품에 매진했다고 한다.
영화 <귀향>의 정신대를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영상
(사진 출처 : 귀향 배급사 와우픽쳐스)
사실, 개인적으로 영화 <귀향>을 보고 아쉬웠던 점은 영화 초반부 정신대를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영상과 영화 중반부 “부끄러워서 누가 위안부였다고 떳떳하게 와서 신고를 하겠어?”라는 동사무소 직원의 말 이외에는 위안부 소녀와 현재 사이의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이야기들이 빠져서 아쉬웠다. ‘이렇게 기나긴 세월 동안, ‘주름진 소녀’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라는 질문이 영화에서는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고 끝이 난다. 하지만 <귀향>이라는 영화 내용은 그렇게 끝이 났지만, 새로운 <귀향>이 지금 이 순간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는 관심을 갖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정래 감독은 강연 시작 전 15분짜리 본인이 직접 편집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여줬는데, 개봉한 영화에 나오지 않은 장면을 비롯하여 배우들의 인터뷰, 영화제작과정, 위안부 할머니 모습과 인터뷰들이 담겨 있는 가슴이 사뭇 먹먹해지는 영상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영상기록, 다큐멘터리 제작이 현재 진행 중에 있을 뿐만 아니라, 책도 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영화 <귀향>에서 미처 못 다룬 주제와 이야기들을 이러한 매체를 통해서 우리들이 접하고 사회적인 토론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다음 광주광역시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진행되는 시민인생학교 강연은 기생충학 교수이자 칼럼니스트인 서민 교수의 글쓰기와 독서에 대한 담백한 썰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광주광역시 청소년문화의집 시민인생학교 4월 서민 교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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