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시내로 그림 구경하러 나갔습니다. 때마침 막 시작된 재밌는 전시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POP',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팝아트에 관한 것이려니 하고 들어갔습니다다. 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전시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전시 기간이 상당히 긴 편입니다.
△알중2, 이진상
팝아트의 장점은 역시 친숙하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익숙한 것들이 재밌게 다가옵니다. 너무나 익숙하기에 내가 그것이 되고 그것이 내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죠.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는 '앱솔루트 보드카'이지만 내가 병 속에 빠져든 듯한 기분이 절로 듭니다.
그러나 만화 캐릭터이기에 술 독에 빠져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 정도는 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벼움을 선사한다.
어제 오늘 주구장창 술독에 빠져 살면서도 또 다시 술을 찾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 혹은 나의 모습이지 않을까요?ㅎㅎ
▲酒의 힘, 이진상
이 작품은 앞 작품보다 더 재밌게 다가왔습니다.. 쿵푸팬더를 떠나서 제목이 참 다중적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술로써 - '酒', 주님으로서 - '주'.
주의 힘은 대단하죠. 술에 취하면 내가 술을 마시는 건지, 술이 나를 마시는 건지...
술을 마시는 그 순간만큼은 그 무엇이 다 될 수 있죠... 술을 마시고 쿵푸팬더가 되는 사람은 그 얼마나 많던가요?
△Dorothy, 김혜진
뾰로통한 얼굴이라고 해야하나 당당한 얼굴이라고 해야하나. 처음 봤을 때 표정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그것도 멋진 옷을 입고. 숱한 소녀들이 꿈꾸는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따라했겠죠.
△Connection n016, 이조흠
내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질문을 던지는 듯 합니다.
작가는 여러가지 캐릭터를 눈 앞에 내세웠지만,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 똑같은 교복 , 똑같은 생각, 똑같은 성냥갑 아파트, 똑같은 상표, 비슷비슷한 가게들, 비슷비슷하고 똑같은 세상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펼치려는 소수의 목소리와 얼굴들.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세상. 그러나 그림 속의 움츠려들지 않는 뒷모습을 통해 희망을 발견해 봅니다.
Social no5, 이조흠
깜짝 놀란 작품이었습니다.
차 안에 설치하는 태양광을 받아 움직이는 소품이 이렇게 모여서 다 함께 고개를 끄덕이다니...!!
직접 불빛 조절을 하면서 빛의 세기를 조절하여 움직임의 강약을 실험할 수 있었습니다. 군대의 느낌도 나기도 했고 참 재밌었습니다. 질서정연함을 원하는 세상, 비슷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세상...
위의 소품이 고개를 그나마 좌우로 흔드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no~ no~ no~
△나는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데 감기약을 먹는다, 김혁
예술에서 명품 이미지를 이용해 표현하는 게 이제는 조금은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하지만 현실 사회에서 명품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는 듯 하다. )
제목이 특히 와닿았는데, 그것을 조금 제 식대로 표현하자면 '나는 명품을 사고 싶지 않았는데 명품을 산다' ?
그렇지!! 그는 항상 영화 속에서 신속했습니다.!!
▲Are you a Joker, 김혁
영웅은 희대의 악이 있어야 탄생하는 법. 영웅과 악은 동전의 양면, 지키려는 자와 파괴하려는 자.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파괴하는가? 무엇이 악이고 선인지 그 구분이 불필요할 만큼 불분명한 세상...
그의 광기가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딸들을 데리고 미술관에 온 어머니로 보입니다. 참 보기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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