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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

사투리에 얽힌 일화들

사투리에 얽힌 일화들

꾸벅~!!! 오랜만에 찾아뵙는 "서울촌놈 S씨" 입니다.
광주에 이사와 생활한지도 어언 1년하고도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오늘은 그동안 광주에 살면서 익힌 전문용어(사투리)에 대한 두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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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제가 광주에 오기전의 나는 전라도를 비롯, 경상도나 충청도 사투리를 그다지 잘 구분하지 못했다.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그랬시유" 하는 "시유" 의 늘어지는 말끝머리는 충청도.. "밥 뭇나?"  하는 특유의 억양은 경상도.. "해부러".. 정도는 전라도.. 라는 아주 기초적인 사투리의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광주에 온지 어언 1년..

이제 귀도 많이 틔어서.. 많은 전라도 전문용어를 이해하게 되었는데..
가끔은 정말 신기한 전문용어를 만날 때가 있다..

참고로.. 전라도 전문용어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는데..
내가 말하는 전문용어들은 '해남' 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용어들임을 미리 밝혀둔다.


1. 주머니속의 호랑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호랑이 어디 있는거여?"

음... 아주 심오하고 무서운 말이다..

올해 봄이있다.. 거래처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우리회사 대표님이 양복 한 벌을 사고자  세정아울렛(상무지구의 패션타운)에 가게 되었다.

양복 몇 벌을 입어보고, 벗어보고 하더니..
갑자기 점원에게 대표님이 말했다..

"호랑이 어디 있는거여?"

쿠.. 옷 사다 말고 왠... 호랑이...
아마도 작년의 나였다면... "냉택" 과 "얼척" 사건처럼 당황했으리라..

하지만.. 지금의 난.. 순간적으로 전문용어라고 직감했다..
음.. 그래도.. 무슨 소리인지는 이해를 못했다.
잠시후 점원이 대답했다..

"네.. 고객님.. 원래 양복 상의 주머니는 옷 모양새를 위해 일부러 꿰매놓습니다."

호랑

그제서야.. 난.. 호랑 = 주머니.. 라고 이해가 되었다..
ㅋㅋㅋ... 정말로 그냥 호랑이.. 라고 오해하기 딱 쉬운 전문용어였다..
그렇게.. 신기해하고 있던 나에게 우리 대표님이 던진  한 마디..

"부장님.. 거기 내 호랑안에 지갑 좀 주쇼~"


2. 맴생이 탕의 비밀

메생이탕

(메생이탕 사진발췌 : 네이버 뉴카렌스클럽 / 세계유통님의 글)


지난 중복때인가보다..
전라도 전문용어 프로페셔널리스트.. 우리 대표님께서..
점심식사를 앞두고 한 마디 했다..

"부장님들.. 오늘 중복인데 어디 나가서 몸 보양이나 하십시다.."

그렇게 따라나선 점심식사길.
대표님의 차는 매월농장 근처 어딘가로 향했다..

"어디로 가십니까?" 라고 하는 나의 말에..
"메생이탕이나 먹고 와 붑시다~" 라고 대표님은 대답했다.

난.. 아무리 뜨거워도 김이 잘 안나기 때문에 미운 사위오면 준다는..
 그 메생이탕(이것도 작년에 광주 와서야 알았다)을 복날에도 먹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매월농장 근처에 메생이탕을 잘하는 집이 있나봐요?" 

라고 대표님에게 물었다. 그러자.. 대표님은..

"메생이탕이 아니라 맴생이탕이랑게요. 맴생이가 몬지는 아요?"

라고 되물었다.
물론.. 결코.. 네버.. 알리가 없다..
집에 가서 와이프에게도 물었다.. 와이프도 몰랐다.. ㅡ,.ㅡ;;;;;;

"혹시... 토종닭을 가리키는 말인가요?"

라는 나의 말에..
옆의 앉은 동료 부장이 전라도에서 "맴생이" 라는것은 "염소" 라고 말해주었다.
음... 염소가 메에에에~ 하고 울어서 맴생이 인가보다.. ㅡㅡ;;;

맴생이
(맴생이사진발췌 : 네이버 샐리님의 블로그에서)


아무튼.. 복날덕분에..
전문용어 "맴생이" 도 배우고.. 몸보신도 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