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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문화와 예술

제 21회 원음회 ;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시간 (광주랑)

 

 지난 6월 8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원음회 정기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원음회란 송원여자고등학교 출신 음악인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여는 연주회를 말하는데 성악, 피아노, 관현악, 작곡 전공 회원 80여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3년 5월 1일을 시작으로 매년 정기 연주회를 열고 있습니다.

원음회를 창단한지 약 20년이 되자 구성 회원들의 최대 나이차는 엄마와 딸 사이었습니다.

 

 

 원음회의 첫 곡은 4대의 첼로가 연주하는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의 Cannon in D이었습니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를 4개의 첼로가 돌림노래식으로 연주했습니다. 4대의 첼로 모두 서로 다른 멜로디를 연주했지만 어느 하나 혼자 튀지 않고 조화를 잘 이루었습니다. 제가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 아닌데 이 곡은 좋아해서 피아노를 배웠을 당시 이 곡만 몇 시간씩 연주한 적도 있었습니다. 원음회에서 이곡을 들으니 그 때 생각이 나더라구요ㅎㅎ 그리고 마무리할 때 4명의 첼리스트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정말 예뻤습니다.

연주자 : 박희형, 홍지효, 박지유, 조혜원

원음회의 두번째 곡은 솔로 플루트가 연주하는 존 루터(John Rutter)의 Suite Antique(I. Prelude    II.Ostinato   IV.Waltz)

I. Prelude(프렐류드)

 이번에 처음 들어본 곡이었는데 왠지 '센과 치히로'에서 나올 것 같은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푼 비문학 지문이 생각났습니다. 음악이 빨라질 때와 고음으로 올라갈 때는 사람이 긴장을 하게 되고 속도가 느려지고 저음으로 내려갈 때는 몸이 이완한다는 지문이었는데 이 음악을 듣자 이해가 바로 되었습니다.

 

II.Ostinato(오스티나토)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이 곡은 숲속에서 새들이 노래부르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통통튀는 피아노 반주와 간드러지는 플루트의 연주가 재밌었습니다. 연주하는 도중 피아노 연주자가 머뭇거리는 실수가 있었는데 불과 1초도 안 되는 순간이어서 자연스럽게 넘어갔습니다.

 

IV.Waltz(왈츠)

오스티나토보다는 느리지만 프렐류드보다는 빠른 속도의 음악이었습니다. 밝고 경괘한 분위기의 이 음악은 프렐류드와 오스티나토에서는 피아노가 오로지 배경으로써의 역할만 했지만 이 곡에서는 피아노만 연주하는 부분도 잇었고 플루트와 피아노가 서로 음악을 주고 받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피아노의 머뭇거림이 오스티나토에 비해 조금 심하게 느껴졌다는 점.

플룻 : 성하늘

반주 : 오영주

 

  다음 곡은 Moszkowski(모슈코프스키)의 스페인 춤곡집, op.12 중 1번(Spanish Dance Op.12 No.1)과 드보르작(Dvorzak)의 슬라브 무곡 Op.46 중 8번(Slavonic Dance  Op.46 No.8)- H.Suzuki(스즈키)편곡 -이었습니다. 두 곡 모두 Two Pianos 8 hands라고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두 대의 피아노에 각각 두 명의 연주자가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피아노 한 대에 2명 이상이 연주하는 것을 처음봐서 신기했어요! 

   스페인 춤곡집은 밝고 경쾌한 느낌이었고,  슬라브 무곡은 강하게 시작했는데 제목만 처음 봤을 때에는 생소했는데 연주가 시작하자 익숙한 음악이 들렸습니다. 슬라브 무곡은 음악의 소리를 키웠다가 줄였다가 했는데 소리를 줄일 때 구슬이 굴러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곡은 3부분으로 나눈것 같았고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4명 모두 호흡이 잘 맞아 신기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악보넘기는 소리만 작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피아노 : 최은녕, 서화정, 김윤종, 김수지

 

이어서 소프라노 솔로가 이어졌습니다. 첫 곡인 구노(C.F. Gounod)의 Opera Faust 中 "Air des Bijoux(보석의 노래)"는 부드러운 피아노의 반주로 시작했습니다. 곧 이어 고운 목소리의 소프라노가 노래를 했는데 성량이 대단했습니다. 마이크도 없는데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소극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두번째 곡은  '강 건너 봄이 오듯' 였습니다. 밝고 빠르고 높게 곡이 시작했는데 클라이막스로 가자 천장을 뚫을 듯한 고음이 소극장 안을 울렸습니다. 그리고 성악가만의 특유의 손동작(제 생각)인 깍지를 낀채 손을 앞으로 내밀며 노래를 부르는데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소프라노 : 최윤희

반주 : 최은녕

 

  공연이 중간에 이르자 귀여운 초등학생 딸과 엄마의 합주가 시작됐습니다. 곡은 헨델(G. F. Handel)의 파사칼리아(Passacaille)로 귀에 익숙한 곡이었는데, 딸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엄마가 비올라를 연주했습니다. 곡은 짧은 동기가 계속 반복했고 반복할 때마다 약간씩 달라졌습니다. 연주하는 동안 엄마는 딸을 자주보는 반면 딸은 긴장했는 지 악보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곡 중간에 현을 튕기다가 다시 빠르게 연주가 진행되었고 음을 서로 주고 받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마무리는 모녀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끝냈습니다. 딸은 입장할 때 부터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바이올린 : 김가연

비올라 :  우주연

 

 

  여섯번째 곡은 브람스(J. Brahms)의 헝가리 무곡(Hungarian dance suite No.1) 가운데 no.6과 no.5를 트리오로 연주했습니다. 제 6번은 처음에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점점 경쾌해졌습니다. 서로의 음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들었고, 갑자기 느려지는 부분에서는 전혀 어색함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5번은 귀에 익숙한 곡이었는데 후반부에서는 느려지다가 갑자기 빨라지는데 이 부분을 짧은 간격으로 반복해서 연주하다가 다시 익숙한 음으로 돌아오는 곡이었습니다.

플룻 : 나영아

클라리넷 : 전인혜

피아노 : 오태연

 

그 다음으로는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의 But not for me와 피아졸라(A. Piazzola)의 리베르탱고(Libertango)가 연주되었습니다. But not for me는 뮤지컬과 영화에 몇 번 삽입된 곡이어서 그런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리베르탱고(Libertango)는 드라마와 영화에 많이 삽입된 곡으로 개성적이고 화려한 연주가 돋보였습니다. 서로 다른 음을 연주해도 자연스럽고잘 어울렸습니다.

피아노 : 김은지, 임여란

다음으로는 보컬 앙상블로 뮤지컬 맘마미아의 맘마미아(Mamma Mia)와 김동률의 거위의 꿈을 앙상블로 노래했습니다. 맘마미아는 맑은 목소리와 피아노, 드럼이 잘 어루러졌고 하얀 드레스를 입어서 그런지 신부처럼 다들 예뻤습니다. 화음을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거위의 꿈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노래는 힘차면서 아름답고 부드러웠습니다. 3개의 파트가 어느 하나 묻히지 않고 조화를 이루었으며 나에게 불러주는 듯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놀랐던 점은 이 보컬 앙상블은 주로 늦은 밤에 연습했으며 노래하는 사람들 중 성악 전공은 단 3명, 나머지는 작곡이나 가야금 등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반주 : 최은녕

노래 : 정호승 외 10명

 

제 21회 원음회는 다함께 다섯손가락의  '풍선'을 3중창으로 부르거나 연주하며 끝났습니다. 이번 원음회에서 보여준 곡 중 박수소리가 가장 컸고 환호성도 곳곳에서 들렸습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음악회에 갈 기회가 많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갔다왔는데 모의고사 시험기간이었지만 후회는 NEVER 없었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관람하러 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