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중항쟁 안타까운 역사속의 인물 윤상원 생가에서 배우는 오월의 정신
딸기농부 오후 7시가 다 되어 밭 일을 끝냈습니다. 5월18일...광주 민중항쟁.... 하루종일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습니다. 30여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한달여 전에 광주를 다녀오다 스치듯 지나왔던 임곡동 천동마을의 윤상월 열사 생가 방문입니다. 밭 일을 도와주던 막내 딸아이도 함께 가겠다고 해서 동행했습니다. 서서히 땅거미가 지고 있어 서둘러 달렸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아이가 배울 오월의 정신에서 참 다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할 것입니다. 마을 입구에 벽에 그려진 들꽃들과 고 윤상원 열사의 피리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한참을 딸아이가 그 앞에서 뭔가를 생각합니다. 아이의 생각속이 궁금하군요~ 희생과 민주! 안타까운 목숨들이 짓밟히고 부스러져야만이 우리들이 그토록 사무치게 원하는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아이가 조금 더 성숙해지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마을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천동...."
마을 입구의 담벼락! 아마도 저기 피리를 불고 있는 분이 시대의 들불이기를 자처하셨던 윤상원 열사이신가 봅니다.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하여 고귀한 목숨을 바친 영령들이여! 영원히 잠드소서~
비록 영령들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지만 그 위대한 정신은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 위대한 죽음들이 헛되지 않게 우리나라가 보다 훌륭한 국가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1965년 중학교 3학년때 일기중에서) 출처-윤상원생가 제공 안내책자
아마도 윤상원 열사가 나고 자란 천동마을의 들녘풍경을 시사하는 듯한 벽화가 보입니다.
벽화의 끝자락에 윤상원 열사의 생가 안내표지판이 보입니다.
마을 안쪽 너른 공터에는 시골농촌에서 보기 드문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왠지 반갑습니다.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입니다. 아이들의 올바른 역사의식교육이 그래서 더욱 중요한 까닭입니다.
올바르지 않은 역사관을 가진 미래 인재...생각만 해도 끔찍해집니다.
담벼락을 끼고 돌자...
오월의 수많은 민주수호의 영령들 핏빛처럼 붉은 장미가 봉오리를
터뜨리고 있네요. 오월의 외침속에 안타까이 산화해 버린 피지 못한
붉은 청춘들과 무고한 민중들이 참으로 애석합니다.
씩씩하게 걷는 딸아이의 걸음이 힘차 보이는군요
"아빠~ 마치 타임머신타고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 들어요~!" 합니다.
아이가 오월의 정신속에 중심이셨던 윤상원 열사의 생가 마을을 방문하면서 그 당시의
수 많은 민주의 외침을 느끼는 듯 합니다.
낡은 함석판 담벼락이 모질게도 흘러간 시간을 의미하는 듯
칙칙하게 다가옵니다. 오랜 세월 가슴속에 사랑하는 아들, 딸, 아내, 부모를 잃은 아픔들만큼
녹슬어버린 담벼락이 서글프게 다가 옵니다.
마침 마을에서 작은 수레에 물건을 싣고 가던 윤상원 열사의 고향 임곡초등학교 4년 후배(이 명선)분을 만났습니다. 몇가지 여쭈었어요.
"저~ 윤상원 선생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하고 물었습니다. "항상 공부 잘하는 우등생에 과묵하고 성실한 선배 였어요~! 참 안타까워요~ 더 큰 일을 할 선배이셨는데...! 그 분의 아버님도 오래전에 한학을 공부하셔서 언제나 올곳으시고 항상 준엄 하시지요~!" . " 저기 보이는 민들레 꽃 담벼락이 거그여~! 하십니다.
하얀 담벼락에... 노란 민들레..
민들레 홀씨가 되기도 전에 꽃잎으로 져버린 윤상원 열사!
아이가 그 앞에서 서성이며 한참을 바라 봅니다.
아빠~~ 이리와 보세요~!
윤상원 열사의 생가 대문 입구 담벼락에 쓰여 있는 글귀 입니다.
어떻게 살것인가...
내가 이 조국을 위해서 무엇을 해낼수 있을 것인지
침울한 밤을 새운 적도 있습니다. 내년에 복학을 하면 어려운 현실과 싸울 작정입니다...
(1974년 10월 군복무중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마을을 들어서면서 이것 저것 사진을 담다보니 시간이 벌써 저녁 8시에 거진 다다랐네요.
대문이 개방되 있지만, 조심스럽습니다. 저녁을 준비하는지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납니다.
친절히 나오셔서 안내를 해주시는 윤상원 열사의 여동생분과 매재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넓은 거실 창으로 보이는 어르신이 윤상원 열사의 어 머님 이시랍니다. 올해가 82세로 정정하시더군요.
부친께서도 87세로 생존해 계시는데...건강이 많이 안좋아지셔 거동이 불편하다고 하시더군요. 국가 유공자로
선정이 되셨지만... 5.18 유공자의 가족들에게는 이렇다할 지원들이 없다고 하십니다.
민주화를 위한 운동에 어찌 사후에 그러한 영달을 보려 했을까마는 듣는 내내 안타까움만이 앞서더군요.
2004년 알수 없는 화재로 생가 전체가 소실되고, 윤상원 열사의 유품들이 많이 소실되었지만 지역 사회단체들이 앞장서서 2005년 복원이 되면서
윤상원, 박기순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두 분의 고귀한 삶을 배우도록 하기 위하여 윤상원 열사가 거주하던 방에 자료 전시관이 만들어 져 있었습니다.
생가 옆 마당 한 켠에 조성된 추모비
5각형 모양의 기단석은 5월을 상징하고,
수레바퀴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린 원동력으로 5.18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통돌은 우뚝 솟은 광주민중항쟁의 역사를 표현, 무등산 서석대의 모양처럼 만들어 광주 무등산을 상징화 하였다 합니다.
수레바퀴 모양의 비석에 새겨진 글귀...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가 저들의 총탄에 죽는다해도 ...
그것이 영원히 사늘 길 입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마지막 연설중)
준비되어 있는 국화 한송이를 헌화하는 아이의 모습에 잠시 숙연해 집니다.
돌의 높이 1.8미터, 기단석의 5각형 모양과 함께 5.18을 상징화, 그리고 진 분홍색의 돌을 사용하여 들불과 격동의 역사를 표현
통돌의 맨 위에 윤상원, 박기순 열사의 동부조상을 앉히어 윤상원 열사가 광주항쟁에서 갖는 역사적 위상과 윤상원 박기순 열사의
선구적 운동상을 담고자 하였다 합니다. 비석 중간에 "총과 밥," 그리고 "민주" 라는 글자를 새겨 넣은 밥그릇을 음각화 하여 무장항쟁과 민중생존권,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항쟁의 성격을 표현!
올바른 민주역사의식을 갖게 하는 딸아이와의 저녁의 윤상원 열사 생가 방문... 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어둑 어둑 해진 시간!.... 친절하게 윤상원 열사가 사용하던 방을 열어 주시며 관람을 허락해 주셨다.
화재로 소실되어 많은 유품들을 볼 순 없었지만 방 안가득 퍼지는 민주쟁취의 느낌들이 다가 옵니다.
30여년전의 피끓는 절규와 민주쟁취의 외침들이 환청처럼 들리는 듯 합니다.
머리에
팔뚝에
둘렀던 완장...아~~
독재정권의 타도와 민주정권 쟁취를 부르짓던 그 함성...
주인을 잃은 안경과 책들만이 덩그러니
돌아오지 못할 주인을 기다립니다....
이 새벽을 넘기면 기필코 아침이 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엔 진정 아침이 왔을까....?
민족이 처한 어려운 현실에 들어가 잘못됨을 바로 잡는데
조그만 저의 힘이나마 보태려 하니 불초소생의 이 뜻을 부디 용서하시고
차라리 그 길도 참된 효도이 길이라 여겨 주십시오...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님께 썻지만 차마 보내지 못한 편지중에서)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후 주택은행에 입사를 하지만 불과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가슴속에 불타오르는 민주의 불꽃을 피우기 위해 개인의 안위를 버렸던 윤상원 열사!
영웅 또한 하늘이 낳고, 열사 또한 그러함을 느낍니다.
이 담벼락의 열매 맺지 못한 민들레의 꽃잎들의 흐트러짐... 어느새 홀씨되어 30 여년이 지난 지금
완전한 민주주의는 아니어도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위대한 민주 영웅들이 있었기에
보다 나은 사회속에 살고 있습니다.
가슴 뿌듯한 딸아이와의 행복한 윤상원 열사 알기 동행!
마음속 깊이 민주의 울림을 안고 돌아서는 발길에 힘이 느껴 집니다.
윤상원 열사의 생가를 밝게 비치고 있는 가로등의 불빛이 참으로 온화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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