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전 광주천,
빨래하는 아낙들은…
사실, 지금은 어딜 가도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도심은 물론이려니와 시골에 가도 맑은 봄날 냇가에 아낙네들이 몰려나와 수다를 떨며 빨래하는 모습들. 시골이라도 어디 빨래할 아낙들이 없고, 그나마도 빨래는 기계의 몫이 된지 오래.
이 한 장의 사진은 광주라는 도시가 산업화 전엔 얼마나 맑고 깨끗했으며 시골스러웠는지 짐작케한다. 1951년에 찍은 것이라고 전해오는 이 사진의 배경은 지금의 태평극장 앞 광주천. 사진 멀리 뒤로 보이는 다리가 1933년 건립된 ‘광주교’.
이 다리가 사진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맑은 물이 흐르고, 날씨 좋은 어느 봄 날 동네 부녀자들이 모두 나와 빨래를 하고 개구장이들은 봄볕이 즐거운가 보다.
지금 그 자리, 그 곳엔 아낙네들도, 아이들도, 빨래 두드리는 방망이 소리도 없다. 천은 정비되어 있고 천 가장자리엔 조경과 함께 운동시설도 들어서 있으나 물은 더러워졌다. 빨래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상황.
단지 시민들의 산책 또는 가벼운 운동장소로 이용될 뿐이다. 아련한 추억이다.
김옥렬 <전대신문 편집위원>
* p.s. 그때 광주천에는 사람들의 이야기 꽃이 피었겠군요. 개똥이네 말똥이네 이야기가 자연스레 소통되던 공간....지금 잘 정비된 광주천에 빠진 것이 있다면 바로 그런 스스럼없는 소통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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