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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진실은??- 광주랑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진실은??

 

天 : 하늘 천, 高 : 높을 고, 馬 : 말 마, 肥 : 살찔 비

풀이하늘은 높아 푸르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라는 뜻으로,

가을을 흔히 말합니다.

 

 

천고마비의 유래는 은(殷)나라 때부터

중국 북방에 나타나기 시작한 흉노족(匈奴族)은

거의 2천 년 동안 중국의 각 왕조나 백성들에게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척박한 초원를 생활 근거지로 하여 유목 생활을 하는

그들의 가장 강점은 말에 의한 기동력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병(騎兵)이 강했고,

그 기동력을 십분 발휘해 바람같이 국경을 넘어 들어와

중국 북변 일대를 휘저으며 약탈을 자행하고는

다시 바람처럼 달아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대 중국의 군왕들은 흉노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외치(外治)의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춘추 전국 시대에 연(燕)나라, 진(秦)나라, 조(趙)나라는

각각 북쪽 변경에다 장성을 쌓았고,

천하통일을 이룩한 이후 시황제(始皇帝)는 그 장성을 증축하고

연결하여 만리장성(萬里長城)을 완성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만리장성도 흉노의 침입을 막기에는

별로 소용이 없었다 합니다.

만리장성이 너무나 길기 때문에 관리와 활용의 측면에

문제가 많았으며 또한 척박한 초원에서 방목과 수렵을 하는 것이

생활 방편의 전부인 그들에게 초원이 온통 얼어붙는 겨울은

두렵고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러니 그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식량 조달은

보다 따뜻한 농경 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에 대한

약탈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중국인들의 처지에서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었고, 흉노는 귀신보다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하늘은 높아 푸르고 말이 살찔[天高馬肥(천고마비)]’

때가 가장 두려워! 언제 흉노가 쳐들어올지 모르니까.”

북방 변경의 중국인들은 이렇게 푸념했다합니다.

 

 

당나라 시인 두보의 할아버지인 두심언은

북쪽 국경지대에 파견되어있던 친구 소미도가 하루빨리 이기고

돌아오라는 뜻에서 증소미도(贈蘇味道)라는 시를 적어 보냈습니다.

 

 

구름은 깨끗한데 요사스런 별이 떨어지고

가을 하늘이 높으니 변방의 말이 살찌는구나

말 안장에 의지하여 영웅의 칼을 움직이고

붓을 휘두르니 격문이 날아든다.

 

 

원문의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라는 구절은

군대의 승리를 가을날에 비유한 것입니다.

따라서 '추고마비'라는 말은

아주 좋은 가을 날씨를 표현하는 말로 쓰입니다.

 

 

우리가 “천고마비”를 가을을 상징하는 긍정적인 사자성어로

즐겨 사용하고 있는데 천고마비는 중국인들에게는

그리 긍정적인 단어가 아닌듯 싶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