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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정보

영화촬영장소로 각광받는 카톨릭대 옛 캠퍼스

영화촬영장소로 각광받는 카톨릭대 옛 캠퍼스


광주로 오는 기차안에서 두 여대생의 대화를 엿 들었다.
“광주가서 뭐 하지? 충장로랑 금남로 갔다가 어디 가지?”
“화려한 휴가 찍은 세트장이 있다던데 거기 가보자.”
‘이를 어쩌나. 화려한 휴가 세트장은 이미 철거되고 없는데...’
못내 걱정이 되던 터라, 차에서 내리면서 그들에게 세트장이 없어졌으니 다른곳에 가보라고, 양림동과 증심사 앞의 의재미술관에 꼭 가보라고 넌지시 말을 건넸다.

광주에는 근대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양림동이 그렇고 광주 카톨릭대학교평생교육원도 그중 하나다.
특히 광주 카톨릭대학교는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1960년대 건립된 고풍스런 빨간색 건물들과 뒤쪽 언덕에 조성된 40여년된 메타세콰이어 숲, 운동장 옆에는 백여그루의 플라타너스가 숲을 이루고 있는가 하면 그 옆 작은 동산은 온통 대나무 숲이다.


대나무숲길
그래서 오래전부터 근대의 모습을 화폭에 담고자 하는 사람들이 알음알음으로 찾던 곳이다.
카톨릭 대학교가 나주로 옮겨가면서 이곳은 평생교육원으로 역할이 바뀌면서 영화촬영장으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근대문화를 담는데 안성맞춤이라는 평이 나 내로라 하는 헌팅맨과 감독들은 죄다 다녀갔을 정도.

카톨릭대평생교육원 외부풍경
카톨릭대평생교육원 외부풍경

카톨릭대평생교육원 외부풍경
카톨릭대평생교육원 외부풍경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들로는 2006년도 촬영이 진행된 '포도나무를 베어라'(2007, 감독 민병훈)와 '화려한 휴가'(2007, 감독 김지훈)를 비롯해 2007년 촬영이 진행된 '라듸오 데이즈'(2008, 감독 하기호) 등이다. 또 2008년 촬영이 진행된 '인사동 스캔들'(2009, 감독 박희곤)과  '죽이고 싶은'(2009, 감독 김상화·조원희) 등 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가장 최근에는 7kg 체중감량과 혹독한 식이요법, 한겨울 맨발 투혼 등 엄정화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베스트셀러'가 이곳 지하에서 촬영을 했다.

내부 복도 모습
내부 복도 모습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인사동스캔들 세트장이 있었던 지하복도
인사동스캔들 세트장이 있었던 지하복도

영화 촬영장으로 자주 이용되는 지하공간
영화 촬영장으로 자주 이용되는 지하공간

이처럼 이곳이 영화촬영지로 급부상한데는 다양한 소재들이 모여 있어서다. 밝고 명랑한 멜로 장면부터 음침하고 그로테스크한 장면까지를 다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다. 미로처럼 연결돼 있는 지하 구조와 40∼50년전 건축형태에서 볼 수 있던 붉은 벽돌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거의 유례를 찾기 힘든 건축구조 때문에 색다른 영상을 만들고자 하는 젊은 작가들이 요새도 꾸준히 찾아온다는 얘기다.

붉은색 건물과 파란 하늘이 대조적인 건물
붉은색 건물과 파란 하늘이 대조적인 건물

구내식당
구내식당

이는 근대문화유산에 버금가는 자산들을 무작정 방치하기 보다 기록유산으로 남기고,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되살아 난다는 생각에서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곳을 찾은 영화인 한분이 “광주도심 한 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놀랍다. 앞으로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듯이 광주의 또 다른 생명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자주 찾는다.

근대문화유산에 버금가는 본관건물
근대문화유산에 버금가는 본관건물

 

출처 : 유투어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