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림제에는 한반도가 있다
2010년 9월에 G20 재무차관 및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가 광주에서 열렸다. 이때 이들의 공식만찬 장소가 운림제다. 방송에서 보여졌던 무등산 세인봉을 병풍삼은 한옥 풍경. 거기가 운림제다. 무등산 증심사를 향해가다 학림중학교를 지나고 학림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청심병원 방향으로 우회전해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산쪽으로 한옥 한 채가 보인다. 거기가 운림제다.
한옥 뒤쪽에 주차장이 있고, 누구나 넘을 수 있을 정도로 나지막한 담장에는 야생화가 심어져 있는데 “정원을 빌려드립니다.” 라는 현수막이 길게 붙어 있다.
담장이 없는 운림제 외관
담안으로 들어서면 가장먼저 부채박물관이라 쓰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부채만을 전시하는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자 체험장이다. 1층 한쪽에는 체험시설이 있고 다른 한쪽은 전시관인데 우리나라의 전통 부채를 비롯해 전 세계의 부채들이 빼곡하다. 2층에는 어린이들이 볼 수 없을 정도로 에로틱한 그림들로 장식된 부채들만 따로 모아놓았고, 한켠에는 수석이 전시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부채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수집한 사람의 정성 또한 놀랍다.
부채만들기 체험장
부채전시장
전시된 부채실물
2층은 애로틱 부채가 전시되어 있다
부채박물관 옆은 자연학습장이 꾸며져 있다. 비닐하우스 안에 꾸며진 이 공간은 한반도 모양의 분재 전시장으로 소문나 있다. 유명한 산들을 높이까지 고려해 높낮이를 만들었고, 그 사이를 흐르는 강줄기는 발원지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지역마다 특색있는 꽃들이 평야와 산자락을 덮고 있는 것도 한반도 분재의 뛰어난 볼거리다. 여기에 들어간 흙만도 무려 8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산은 높게 평지는 낮게 꾸몄고, 이끼로 덮고 키작은 풀이나 나무로 숲모양을 돌을 이용해 산정상의 봉우리와 기암절벽까지 표현했다. 두만강,압록강,한강,금상,섬진강,낙동강,영산강의 물줄기도 물을 끌어올려 실제로 물이 흐르도록 했다.
한반도 모양의 분재
한반도 옆에는 동도와 서도로 나뉜 독도가 별도로 조성되어 있고, 특히 무등산은 길고 각진 돌들로 서석대와 입석대까지 꼼꼼하게 만들었다. 작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축소된 한반도를 실제로 보는 듯 하다.
세인봉이 바라보이는 풍운루
운림제 한옥
자연학습장에서 나오면 넓은 잔디정원 너머로 한 채의 정자가 보인다. 풍운루라 쓰인 이 정자는 바닥이 아주 독특하다. 나무바닥이 아니라 아주 넓은 자연석이 깔려있다. 영암에서 이돌을 보고 탐이나 수천만원을 들여 옮겨왔다고 한다. 정자를 지나면 운림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한옥이 있다. 정면 다섯칸 반통으로 되어 있는 한옥은 언뜻 보아도 범상치 않다. 이 집의 나이는 무려 100년, 상량에 숭정 301년이라 기록되어 있으니, 꼭 102년전인 1910년에 지어진 집이다. 본래는 나주에 있었는데, 삼십여년전에 이곳으로 옮겨와 한때는 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요정으로 사용되었다가 운림제에서 인수하면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은 다도 체험 및 전통음악 공연등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사용된다. 작년에는 한복려 선생이 여기서 궁중음식 재현을 하기도 했다. 집안은 분합문과 미닫이로 전부를 열수도 닫을 수도 있다. 지붕에는 한지 등을 달아 은은한 불빛을 연출키도 했다.
다도체험장으로 사용되는 한옥 내부모습
천장의 한지등과 상량
한옥앞의 금송
한옥에서 나오면 왼쪽에 귀하기로 소문난 금송이 한그루 심어져 눈길을 끈다. 또한 한옥 앞의 별관은 염색과 전통주 체험장으로 사용되는데, 벽에 발라진 벽지가 아주 독특하다. 무명천을 황토흙물에 아홉 번 담가 만들어낸 자연황토벽지.
어디서도 보기 힘든 자연스런 분위기가 아주 좋다. 고급 호텔에서 사용해도 좋을 만큼 눈길을 끈다.
염색체험장
무명천으로 만든 황토흙벽지
이같은 공간을 만든 이는 하쌍호씨. 2001년부터 이곳 일대를 조금씩 사들여 7년간 땀으로 일궈냈다. 그는 운림제를 이렇게 설명한다.
“운림(雲林)’은 이 일대 지명이기도 하지만, 말그대로 구름과 숲이 어우러진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가지런하다’는 의미의 ‘제(齊)’자를 붙인 건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과거 이곳 주변이 쓰레기로 지저분해 등산객이나 주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운림제 조성을 통해 이 일대를 가지런히 정리한다는 의미였어요.”
그의 말대로 운림제는 무등산 자락의 골짜기를 더욱 가지런하고 풍성하게 하고 있다.
출처 : 유투어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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