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학교 수피아. 민족의 꿈을 꾸었다.
윈스브로우홀에 달린 학교종
일제시대의 수피아여고
우리나라의 신 교육이 선교사들에 의해서 시작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울의 연세대학교가 그렇고 남자학교로는 대구의 계성고, 여자학교로는 광주에 있는 수피아여학교가 그 시발점격이다. 특히 광주의 수피아 여학교는 탄생부터가 남다르다. 선교사들이 모여살던 동네에서 한두명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시작된 것이 정식 학교로 까지 발전한 풀뿌리 교육의 산실이어서다.
광주의 양림동은 근대문화의 산실이라 일컬어진다. 특히 개화기 당시 선교사들의 집단 거주지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장소다. 여기에 수피아여학교가 있다. 수피아여학교는 1908년 미국 선교사 유진 벨의 사택이 있던 사직도서관 일대에서 몇 명의 여학생들을 가르친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 후 한동안 이 ‘학교’ 아닌 학교에는 특별한 이름 없이 그저 ‘광주여학교’ 정도의 막연한 이름으로만 불렸다. 그러던 중 미국의 한 부인이 자신의 여동생인 스피어(Speer)를 애도하는 뜻에서 기부한 자금으로 1911년 수피아홀을 준공했는데 이것이 수피아여학교라는 교명의 기원이 됐다.
수피아여고에서 맨 처음 만나는 대강당
오랜 역사만큼 수피아여학교엔 유서 깊은 건물도 많다. 현재 수피아여중의 본관은 붉은 벽돌로 지은 이층건물이다. 건물은 81년 전인 1927년에 준공됐다. 건물의 정식이름은 원스버로우홀인데 현관 입구에 새겨진 영문자에서 그 이름을 또렷이 확인할 수 있다.
이 학교의 다른 건물들처럼 윈스보로우홀도 기부자의 이름을 따서 정해졌다. 윈스보로우란 미국인 여성인 할리 팩슨 윈스버로우(Hallie Paxon Winsborough)를 말한다. 이분은 이곳외에도 여러 곳에 기부를 했는데 현재 미국 앨러배마 주에 있는 스틸만 칼리지의 여학생 기숙사도 이 때문에 윈스버로우홀이라고 부른다.
윈스버로우홀
이 멋진 붉은 벽돌 건물인 윈스버로우홀은 서울의 이화여대 본관이나 전주의 신흥고 본관인 리처드슨홀 과 닮았는데, 이는 설계자자 한사람이어서다. 마틴 스와인하트, 광주 사람들에겐 서로득으로 알려진 사람이 만들었다.
한편, 수피아여학교는 기독교신앙과 신문물을 전파한 것 말고도 학생들로 하여금 민족이나 지역문제에 많은 관심과 기여를 하도록 교육했다. 1919년 만세운동 당시에 적잖은 참여자가 이 학교학생이나 교직원이었던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3.1만세운동 기념비
그런데 수피아여학교가 무엇보다도 기독교의 유일신앙에 토대를 두고 운영됐던 학교였던 만큼 일제의 신사참배 요구는 단순히 특정한 의례를 수용하느냐 마느냐 하는 식의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수피아여학교 측은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1937년에 자진 폐교했다.
수피아여학교 옛 강당
이후 수피아여학교의 건물과 부지는 조선총독부에 몰수됐다. 아울러 해방 직후까지 수피아여학교의 건물은 여러 용도로 바뀌어 사용됐다. 1942년부터 43년 12월까지 광주공립상업실수학교로, 1944년 5월에는 광주의학전문학교가 여기서 개교하여 해방 뒤까지 교정으로 사용키도 했다. 이후 미군정시절에는 광주에 주둔한 미군들의 막사로도 이용됐다고 한다.
유진벨 기념관
수피아여학교의 재개교는 해방되는 해 9월 이 학교 출신자로 훗날 민주화와 지역내 사회운동으로 큰 족적을 남긴 조아라 여사 등이 금정교회에서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이런 노력 덕에 학교는 미군정청의 허가를 받아 이듬해 4월 학교 지위를 되돌려 받았으나 교사는 아직 미군이 사용 중이라 부득이 숭일학교의 일부를 빌려 썼다. 그리고 47년 6월 미군이 떠난 뒤에야 원래의 학교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수피아홀
이처럼 수피아여학교는 우리나라의 굴곡많은 근대사와 함께한다. 이 학교가 겪은 역사적 체험들이 우리의 역사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이 학교 작은 교정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희망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역사를 발전시킨다는 것을 ...!
출처 : 유투어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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