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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정보

[기아타이거즈]김진우의 사모곡(6.17기아:삼성)

          (기아 17 : 1 삼성) 승리투수 : 트레비스(5승)

무려3년11개월8일만에 광주 무등구장에서는 김진우의 1군무대 첫 등판이 이루어졌다. 2007년 7월 6일 수원에서 열린 현대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등판하여 2.2이닝 동안 3실점하고 마운드에서 사라졌던 김진우가 선발 트레비스와 중간계투 차정민에 이어 3번째 투수로 무등구장의 제일 높은 마운드에 다시 우뚝 섰다. 가슴속 깊이 숨을 들이 마시며 마음을 다스리고 땀으로 얼룩진 긴장된 얼굴엔 굳은 의지만이 엿보였다.

첫타자 이영욱을 4구만에 느린 명품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손주인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여 투아웃을 잡아낸 다음 김상수의 빗맞은 타구를 내야 안타로 만들어 주어 2사에 주자를 1루에 내보냈으나 다음타자인 배영섭을 강력한 몸쪽 낮은 150k직구로 스탠딩 삼진아웃시켜 1이닝을 1피안타 2삼진으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연신 흘러내렸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의 넓직한 가슴엔 하얀색 홈유니폼에 타이거즈라는 빨간새 마크가 오늘따라 더 선명히 보였다.

오랜 방황을 딛고 사랑하는 가족과 아름다운 여자친구의 정성어린 사랑의 힘으로 마운드에서 강력한 구위를 보여주며 타이거즈를 사랑하는 팬들 앞으로 돌아온 에이스 김진우..

4년여의 긴 방황과 슬픔..그리고 다시 태어난 오늘 그의 곁엔 아버지와 여자친구 그리고 수십만명의 팬들이 그의 복귀를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자랑스런 타이거즈 멤버로서 그의 성공적인 복귀전을  타이거즈의 이름으로  환영한다.

오늘 선발인 트레비스는 팀이 최근 6경기에서 1승2패씩을 거두어 완만한 하향세를 타기 시작하여 전환점이 꼭 필요한 시기에 빛나는 호투로 6연승을 달리며 투타가 안정된 최고의 팀인 삼성을 6회까지 2피안타 1볼넷 7삼진으로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5승째를 따냈다.

무려150k가 넘는 낮은 직구와 130k후반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가며 삼성 타자들을 종이 사자로 만들어 버려 기아를 위기로 부터 구해냈다. 사실 경기 시작전만 해도 7연승을 바라보며 방어율1위이자 최근 3연승중인 카도쿠라가 버티는 삼성의 우세를 모든 전문가들은 쉽게 예상하고 있었다..두 투수는 올해 4월3일 나란히 선발 등판하여 트레비스는5이닝동안 4실점(4자책)하고 카도쿠라는 2이닝 동안 8실점 (1자책)으로 둘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외형적으로는 방어율1위인 카도쿠라가 버티며 상승세인 삼성이 다소 우세해 보였으나 슬로우 스타터인 트레비스는 1회부터 김광현급 배짱과 스피드, 류현진급 제구력과 노련함으로 152k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로 박한이와 최형우를  삼진으로 처리하여 오늘 경기에 대해 이길 수 있다는 기대치를 부풀려주었다.

1회말 기아의 공격때 2사 1루에서 나온 최희섭의 우익수 깊은 타구를 삼성 박한이가 잡을 수 있는 공을 3루타로 만들어주어 1득점하고 나지완이 아직 정신을 못차린 카도쿠라를 좌전안타로 두들겨 2점째를 내면서 초반 선취득점을 기아가 먼저했다.

박한이가 최희섭의 타구를 펜스앞에서 차분하게 점프하여 잡았더라면 2득점도 못했을 것이고 또 경기도 어떻게 진행되었을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 플라이 타구 하나를 노련한 박한이가 못 잡아 낸것이 오늘경기의 승부처다.바로 다음 이닝에서 퓨처스리그의 홈런왕인 노상기가 트레비스를 상대로 1점홈런을 날려 2대1로 쫒아갔기에 더욱 더 아쉬웠을 것이다.

2대1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기아는 3회말 공격에서 이범호가 우월2루타로 출루하고 최희섭의 볼넷으로 무사에 주자가1,2루가되자 삼성은 병살 플레이를 위한 정상적인 수비 포메이션을 가져가나 카도쿠라의 폭투로 순식간에 주자가 무사에 2,3루가 되자 홈에서 3루 주자를 아웃시키기 위한 전진수비로 포메이션을 바꾼다. 그러나  1사후 김상현의 삼류간으로 빠지는 안타로 추가점을 내주고야 만다. 정상 수비위취였다며 충분히 병살 플레이로 연결시켜 무득점으로 이닝을 종료했을 것을 1점을 얻으며 계속 1사에 2,3루의 찬스를 이어가고 연속3안타가 더 집중되어 순식간에 6대1로 달아나 버렸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 후로도 3안타 1볼넷을 더 집중시켜 5점을 더 해 2사후에만 무려 9점을 내어 11대1이 되고 마침내 삼성벤치로 부터 항복을 받아내고야 말았다.정상 수비위치 였다면 김상현의 타구는 병살 플레이가 되었을 것이고 기아의 9득점도 없었을 것이고 기아의 불안한  1점차 리드는 계속되어 타이트한 상황이 계속이어졌을 것이다.

이후로도 5회에도 2사후에 연속3안타를 집중시켜 2점을 더 내어 13대1까지 벌어지고 이후로는 기아나 삼성이나 경기를 빨리빨리 진행시키는 모드로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6회에도 2사후에 1득점, 7회에도 2사후에 김상훈의 3점홈런으로 3득점하여 17대1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이 17점을 내는 과정에서 무려 13점이 2사후에 나온 것이다. 오늘 기아타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힘을 들이지 않고 정확이 맞추는 타격자세로 일관했다. 김상훈의 홈런을 제외하고는 모두 풀스윙이 아닌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짧은 안타로 이어져 복싱에서 이야기하는  스트레이트에 의한 KO승을 일궈낸것이다.

무엇이 기아타자들을 변하게 했을까... 최근의 중심타선의 부진과 득점상황에서의 집중력부재로 자신의 스윙보다 팀배팅을 주문받고 또한 카도쿠라의 포크볼을 상대하기 위한 맞춤형 타격지도로 인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야구가 항상 오늘처럼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욕심 안부리고 툭툭 갖다 맟추기만 한다면 류현진도  무너뜨릴 수 있다.

기아가 때린 안타 21안타와 17득점은  올시즌 최고기록과 타이기록이다. 선발 전원안타및 출장선수중엔 김주형만 제외하고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최희섭이 3안타 나지완 4안타 김상현 3안타 등 기아의 중심타선에서 10안타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그것도 선발과 불펜이 기아 못지않게 쟁쟁한 삼성투수들을 상대로 나온 것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렇게 욕심을 버리고 팀배팅 하듯이 타격을 한다면 견뎌낼 투수들이 없을 것이다.

            트레비스가 막강화력의 삼성타자들을 상대로 강력하게 막아가며 
            단 1실점으로 버텨갈 때 불펜에서 몸을 푸는 김진우가 눈에 들어온다..

사실 기아 불펜에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었다.
연이은 불펜진의 부진으로 타이트한 경기에서 갑작스레 분위기를  넘겨주고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데에는 불펜의 과부하도 문제가 있었다.

그런 불펜진에 김진우라는 신선한 피가 공급된 것이다. 2007년 7월 6일 김진우가 마운드에 있을 때 포수는 김상훈이었다. 김상훈은 김진우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한다. 형이 리드한데로만 던져라..그럼 너의 볼은 충분히 통할 것이다..그렇게 김상훈의 리드대로 혼신의 역투로 김진우가 살아있음을 수만명이 팬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 당시 그와 함께 했던 김원섭, 김주형, 이용규, 이현곤, 김상훈, 김희걸 등은 그런 김진우의 마운드에서의 건재함을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벤치로 돌아오는 김진우를 따뜻한 포옹을 격려하는 서재응의 넓은 가슴도 아름다웠다. 그 순간 만큼은 모든 기아 선수들은 감회가 새로왔을 것이다.

김진우의 가세로 더욱 탄탄해진 기아 마운드는 이제 새로운 피를 수혈받고 제 2의 출발을 시작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등판하여 최고로 멋진 복귀전을 치른 김진우의 얼굴에 항상 웃음꽃만 피어날 수는 없다. 오랜 공백이 있었기에 또한 마운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럴때 마다 김진우는 초심으로 돌아가고 또 다른 선수들은 김진우를 격려하며 경기에 임한다면 서서히 제 모습을  되찾아가며 제2의 선동렬이라 불리었던 그 옛날의 영화도 다시 찾을 것이다.

불같은 직구와 명품커브로 새롭게 태어난 김진우...마운드에서 오늘은 그가 최고고 또 왕이었다.

오늘은 선두권 4팀의 빅뱅이 있는 날이다. 기아와 삼성, 그리고 SK와 LG와의 게임이 있었는데 기아는 2위 삼성의 7연승을 저지하였지만 LG는 선두SK를 8회까지  이기고도 9회 대역전패를 당하여 5연패를 기록했다.

만약 LG가 SK를 잡았다면 LG와 SK의 승차는 2게임, 그리고 기아와 SK의 승차는1게임으로 4위까지 2게임의승차를  보여줄 뻔 했으나 LG의 뒷문 단속의 실패로 결과적으로 LG만 선두와 4경기차로 벌어졌다. LG도 못했지만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기어코 역전에 성공한 SK야구가 무서운 것은 경기가 끝날 때 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이 있기 때문이다.

하위권 팀에서의 대결에서는 한화와 두산전에서 한화 가르시아의 연장전 끝내기 3점홈런이 터져 한화팬들을 거의 기절 수준까지 몰고가는 광풍을 일으키고 오늘 넥센에 덜미를 잡힌 5위 롯데에 2경기차까지 접근하였다. 아직 4위하고는 6.5게임 차이지만 시즌이 아직 절반도 안 온 상태이므로 충분히 4강도 노려볼만 하다 자고나면 순위가 바뀌는 치열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뻔 했으나 SK가 LG를 상대로 대 역전승을 거두어 당분간 그 시기가 늦추어 졌다.

하지만 오늘 기아가 보여준 정밀타격과 김진우의 불펜가세로 투수진이 안정을 되찾으면 삼성과의 경기도 해 볼만하지 않겠는가. 강팀엔 하염없이 강하고 약팀에겐 또 하염없이 약한 기아이기에 이번 삼성전 만큼은  뒤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이겨 주기를 바란다.

오늘은 윤석민과 배영수의 선발대결이다.
차츰 중심타선이 살아나고 있어 해 볼만 한 경기다. 오늘 마저 삼성을 이긴다면 다시 단독2위로 올라간다. 그렇지만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어제 경기에서 봤듯이 공은 둥글고 배트도 둥근것이 야구다.

하루 안맞다가도 다음날 미친 듯이 터져주는 것이 방망이고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흠씬 두들겨 맞은 투수에게 꼼짝 못하고 당할 수도 있는 것이 야구이기에 매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이제 김진우가 돌아왔으니 한기주만 돌아오면 우승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퍼즐은 완성된다. 한기주역시 복귀전을 준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니 조만간 김진우 선발에 한기주 마무리라는 지상최대의 멋지고 기쁜 사건이 생길수도 있다. 벌써부터 흥분되고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은 김진우, 한기주라는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핑 돌기 때문이다.

이시대 최고의 파이어볼러 김진우, 한기주 그들을 녹색의 그라운드의 최고봉인 마운드에서 볼 수 있다는 행복이 나를 기쁘게 한다.

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며~~simpro의 프로야구 이야기
(사진출처)연합뉴스,일간스포츠,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