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대나무골
설 명절에 고향을 찾아서
주말 오후(1,29) 설 명절 때 찾아뵙지 못한 사정으로 미리 고향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설 명절이 며칠 후면 다가와 민족의 대이동으로 시작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올 설 명절에 고향을 찾는 정겨움을 저버리게 한 구제역파동으로 고향을 찾지 못 하게 된 신 묘년의 설 명절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구제역의 천정지역으로 되어있는 우리지역을 보존하기 위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객지에서 나가 있는 가족들 얼마나 서운하겠습니까. 사랑한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함을 안타까운 일입니다. 고향을 지키기 위해 고향방문마저 미룬 정성으로 우리고장은 구제역의 청정지역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아주 옛날에는 없던 세시(歲時)풍속으로 도시에 나가있던 가족들이 고향을 찾아가는 정감이 있는 명절을 쇠기 위해 민족의 대이동으로 고향을 찾는 일은 이제는 연중행사 되고 있습니다. 설 명절은 정 월초하루 날이지만 정월대보름까지 이어지는 것이 농촌의 세시 풍속이지요. 올해의 설 명절은 긴 연휴가 겹쳐 삼천만 명이 넘은 인구가 이동을 한다고 한다. 고향산천이 그립고 부모, 형제 혈육 간에 정을 나눌 수 있는 설렘에 길이 막혀 오랜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면서도 고향을 찾은 즐거움은 변하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 라 하겠습니다.
필자의 고향 찾아가 명절 쇠는 것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하고 있습니다. 결혼 후 출가해 2세 낳아 살면서도 명절만은 꼭 고향을 찾아서 부모님께 문안드렸으나 지금은 그 자리엔 타계하시고 계시지 않은 부모님입니다. 객지에 나간 자식들 오면 주겠다고 강정, 깨다식 ,식혜며 수정과 등 한과 만들어 명절 보내고 떠날 때 한 보따리 씩 싸서 주시던 어머니 이었지요. 오매불망(寤寐不忘)자식사랑에 대한 어머니의 모정이었습니다. 식량이 부족해 초근목피(草根木皮)까지 채취해 먹어가며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자식들 기르고 가르치며 사셨던 전형적인 시골의 생활이 이었습니다.
당신이 생전에 가족을 위해 손발이 부릅뜨도록 애써 평생 동안 농사짓든 그 곳 양지바른 밭 가장자리에 영면(永眠)해 계십니다. 어머니! 올겨울 같이 추운 날 얼마나 추우신가요? 설 쇠고 나면 이제 또 춘 삼월인데 늘 하시던 봄 씨앗 뿌려 농사짓고 싶어 어떻게 계십니까? 유난히도 부지런하신 어머님께 마음속으로 여쭤보았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너희들 여기는 뭘 하러 왔냐? 라고 금방이라도 생전의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초야에 묻혀서 계시지만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이기에 어머니품속의 포근함을 가집니다.
이렇게 당신이 생전에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시든 자식들이 찾아와 잔 올리고 세배 드린다고 알고 계실까요? 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지 못 한 것이 후회스럽지만 소용이 없는 일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생을 마감하는 일도 삶의 부분일 뿐 영원하지 안타는 것입니다. 조상님의 대를 이어 부모님도 타계하시어 가시면서 달리기 하는 육상 트랙에서 바통을 받아 이어지는 것처럼 먼저가고 늦게 갈 뿐입니다. 이것이 인생살이인가 합니다.
있을 때 잘하란 말을 쉽게 하지만 쉽게 하지 못하고 지내버린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세월이 지나면 잊고 사는 것이 삶이라지만 태어나 죽을 때 까지 잊을 수 없는 인연이 바로 천륜이 맺어준 인연일 것입니다. 명절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정겨운 정이 묻어나오고 새록새록 실타래처럼 풀려나오는 옛 고향 꿈속으로 돌아가 색동 옷 설빔 곱게 차려입고 동네 어르신들에게 세배 드리고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모두 즐기시고 안전한 귀성과 귀향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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