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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정보

동지 섣달 긴긴밤을 호롱불 아래서 겨울을 보낸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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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과 호롱 (이미지출처:hoonwood)

동지 섣달 긴긴밤

    일상에서 동지섣달 긴긴 밤이란 말을 두루 많이 한다. 동지(冬至)는 24절기 중 뒤에서 두 번째 음력 11월을 말하며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제일 길다 섣달은 마지막 달인 12월을 말한다. 동지섣달 긴긴밤을 독수공방을 말하는 것은 말벗 없이 긴 밤을 보내야하는 심리적 묘사를 잘 표현한 말이다. 바로 요즘을 섣달이라고 한다. 지금이야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아무 곳에서나 TV만 시청해도 여기저기 채널 바꿔가며 날을 셀 수 도 있다. 그러나 그 시절 농촌은 어떻게 동지섣달 긴 밤을 어떻게 보냈는가.

    시골의 밤이 될 무렵이면 집집마다. 군불을 지피는 굴뚝에 하얀 연기를 내품는다. 어둡기 전에 호롱불을 켜기 위한 등잔위에 올려 놓은 호롱에 석유를 넣고 불을 켠다. 긴 밤을 보내면서 호롱에 석유가 다 소비되고 나면 다시 채워줘야 한다. 조금만 늦어도 심지가 타버리고 불은 꺼져버린다. 무명실을 겹겹해서 만든 심지는 너무 크면 꺼림이 나며 밝기는 하지만 냄새가 나고 콧구멍이 까맣게 그을기도 한다. 동네는 암흑으로 변한다. 그러나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은 발전된 문명을 체험해보지 않았기에 당연한 것이었다.

  농한기를 맞이하여 농촌에서는 연중 제일 한가한 계절로서 동네 사랑방에 모여 호롱불아래서 농사에 사용할 새끼를 꼬거나 멍석을 짜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장난감이 흔치 않는 시절 호롱불 옆에서 두 손 바닥을 합쳐 벽면에 그림자로 말머리와, 토끼 등의 형체를 만들면서 즐거워한다. 동네 아낙들도 안방에 모여 자식들의 헤진 옷가지나 양말 등을 꿰매면서 바느질을 하거나 도란도란 정감이 있는 삶의 이야기가 흐르는 긴 밤을 보냈다.

    한편 고구마를 삶아 동치미국물에 출출해진 뱃속을 채우고 그도 모자라 할머니는 돌 담가 감나무 사이에 볏짚으로 쌓아놓은 홍시를 꺼내다 주시곤 했다. 지금이야 전화 한 통에 통닭이며 피자 등 수없이 많은 간식들이 있지만 옛날 그 시절의 자급자족한 농산물이 전부 다였다.요즘의 동지섣달 도시 풍경은 어떻게 보내는가. 방학을 맞이한 청소년들은 입시가 끝나고 심적으로 편안한 시기다. 그러나 그들은 쉬지 않는다. 긴 밤이 길거나 짧은 감각도 없다.

  날 샌 줄도 모르고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에 열중하면서 가족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시간으로 빼앗기고 습관은 개인주의로 변하는 밤을 보내고 있다. 성인역시 계모임, 동창회, 동호회, 송년회 등으로 2차가 부족해 3차까지 노래방, 나이트크럽 등으로 너무도 다양한 긴긴 섣달 밤을 밖에서 보내고 대리운전에 몸을 싫고 집을 찾는 동지섣달 긴 밤을 보낸다.

  경제성장과 문명의 변천은 긴긴밤을 밤낮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유흥가는 불빛으로 꺼질 줄 모르고 성업 중이다. 자연스럽게 옛 풍습이 잊혀져가고 생활의 변화에 따른 가치관마저 바꿔져가는 세시풍속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개인주의 화 되가는 사회라지만 온고지신(溫故知新)정신으로 옛것을 익히고 현실(現實)도 함께 받아드리면서 옛 날과 현대가 공존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요즘 신세대들이 어떻게 호롱불을 알 것이며 군불피던 온돌방 생활을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풍요로운 물질만능시대란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경제력이 좋은 부자나라가 된다고 국민의 행복지수는 다르다고 했다. 경제만 잘된다고 모든 국민이 행복하지 안타는 것이다. 부자들도 불행을 겪고 사는 사람도 너무도 많다. 그래서 자급자족한 간식을 먹으면서 동지섣달 긴긴밤을 호롱불아래서 즐기는 그 옛날 우리선인들의 행복지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높았을 것이라는 것을 동지섣달 긴긴 밤 을 보내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