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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정보

세상의 절반을 위한 영화제. 바람이 분다, 같이 가자. - 제 7회 광주 여성 영화제를 찾다.


인류 절반의 손을 묶고, 입을 막을 순 없어요. - (서프러제트. 2015)

투표권은 없다. 교육은 아주 기본 적인 것만 받는다. 항상 몸가짐은 바르게. 남자가 걸을 때는 세 걸음 뒤에서. 직업의 자유는 없고, 오직 가정에 종속된 존재로 살아가는 것.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여성의 삶은 보수적인 시각에 갇혀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 같이 유교적인 국가에서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일종의 죄악에 가까운 행동이었습니다. 깨어 있는 페미니스트 분들이 사회 각층에서 열심히 활동 해온 덕에 조금씩 그 의식은 바뀌고 있지만, 아직 한국 사회에서 여자가 감수해야 할 여러 가지 장애물들이 많죠.


▲ 이번 광주 여성 영화제의 개막작, 서프러제트.
여성은 투표를 할 수 없었던 시절 참정권을 위해 싸웠던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5일간), 그런 여성분들을 위한 광주 여성 영화제가 광주에서 열렸습니다. 무려 7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할 정도로 탄탄한 연혁을 자랑하는데요.



이번 영화제는 광주 충장로에 있는 광주 극장과 광주 유스퀘어 동산아트홀(버거킹 옆)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각자 상영하는 영화도 각기 다르고, 시간대도 서로 다르게 운영되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이번 여성영화제 영화 상영이 무료라는 점인데요. 누구라도 오시면 자유롭게 여성 영화제를 관람하실 수 있게 배려해 주셨습니다. 이번 영화제에는 13개국 33편(단편 17편, 장편 16편)이 준비되었습니다.



▲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을 제외하고는 전액 무료로 진행되었다.
영화를 관람하면 티켓을 주는데, 이 티켓을 모으면 영화제 진행 중에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영화제는 <바람이 분다, 같이 가자>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었습니다. 자신의 삶과 주변을 당당하게 변화시켜 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특히 이번 폐막작 <결혼별곡>은 지난 해 관객의 이야기를 공모해 만들었기 때문에 관객들의 기대가 컸습니다.


▲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짤막하게 진행되는 영상. 한 여성이 종이비행기를 접고 날리지만, 비행기는 제대로 날아가지 못한다. 하지만 또 다른 여성이 다가와 함께 비행기에 훅 하고 숨을 물어넣자 비행기는 다시 자유롭게 날아간다. <바람이 분다, 같이 가자>라는 슬로건처럼 보다 많은 여성들이 함께 페미니즘 운동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라며 본 영화제는 진행 중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영화가 끝나면 여성 단편 영화를 구성한 감독들과 이야기 하는 시간도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작품에 대한 뜻 깊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모든 목소리는 함께 외쳐야 바라는 곳까지 닿는 법이라죠? 여성 혐오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 지금, 광주 여성 영화제에서 불어온 바람을 따라 함께 해보심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