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누려라 광주/정보

여름맞이 명절인 단오!

휴일에 물끄러미 달력을 쳐다보고 있자니,
16일 날짜에 파란색의 동그라미가 맹숭맹숭한 6월 달력을 그나마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누구 생일인가?"
"평일에 결혼식은 없는건 당근이고.." ㅡ.ㅡ
" 헉...소개팅!!!!" 등 등의 8비트의 용량을 풀가동하다가 다운되기 일보직전.. ̄∇ ̄

16
라는 숫자에 자그맣게 "단오"라고 인쇄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플라스틱부채라도 가까운 지인들에게 줄 요량으로 표시를 해 두었나 봅니다. ^ . ^ *

단오(端午. 음 5월 5일)는 양수가 겹치는 명절로, 중오(重五)·천중절(天中節)·수릿날이라고도 하는데,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어서 예부터 큰 명절로 여겨왔다고 합니다.

단오! 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신윤복의 단오도, 김홍도의 씨름도, 그네, 춘향전, 강릉단오제, 법성포단오제, 남원광한루, 창포, 단오부채... 등등이 떠오르네요. ^ .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윤복 단오풍정(端午風情) 간송미술관 소장 ⓒ 출처 :위키백과

단오에 대해서 잘 표현한 그림이 위에 있는 신윤복의 "단오풍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창포에 멱도 감고 그네도 타고..집 밖에 나서기를 조심스러워했던 규방의 여인들이 저 그림처럼 맘껏 놀았던걸 그렸으니, 분명 단오는 여인들이 더 좋아 했으리라 짐작됩니다.

이 여름의 문턱에 “짜잔!!!“하고 단옷날이 등장하는 거지요. "여름을 준비하시오~~!!"하구요. 언뜻보면, 단옷날은 여름맞이(?) 명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근·현대부채그림'전의 강연균작가의 작품 ⓒ 출처 : 광남일보

요즘에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이 있어서 부채를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예전에는 여름철에 꼭 필요한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단오가 되면, 임금이 직접 각 재상, 시종들에게 부채를 하사했던 풍속이 있었구요. 그것을 단오선, 단오부채라고 부릅니다.

저도 단오를 앞두고 지인들에게 격년에 한 번 꼴로 합죽선을 주곤 합니다.
한 3년정도 사용한 합죽선이 있는데 좋아요.~~좋아!!  얼마나 시원한데요..^ . ~*
 

단옷날 임금이 신하들에게 쑥호랑이(艾虎)를 나누어주는 풍속
도 있었다고 해요.
쑥으로 호랑이를 만들거나 나무나 천으로 호랑이를 만들고 쑥으로 가죽을 입힌 것으로 머리에 쓰거나 비녀로 꽂기도 했습니다. 이는 쑥의 살균력과 호랑이의 벽사력으로 잡귀의 침범으로 여겼던 전염병이나 재앙을 막고자 하는 의미였습니다.

관상감에서 주사(朱砂, 붉은 칠)로 글씨를 찍은 부적을 올리면 대궐 안의 여러 문설주에 붙이는데 이를 천중부적(天中符籍)이라고 합니다. 원래 주사는 수은과 유황의 화합물로 한약재로도 쓰이는데 벽사의 기능이 있어 부적의 재료로 쓰인다. 부적의 글귀도 잡귀를 쫓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겠죠? 액막이용이니까요. ^^

단오에 제일 많이 듣고 생각나는 것 중에 하나가 "창포"되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실제로 옛날에는 단오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창포였다고 합니다. 창포의 뿌리와 잎을 삶아낸 창포물로 머리도 감고 목욕도 한다는 것은 많이 들으셨죠? ^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창포는 “노랑꽃 창포”  라고 불립니다. 수수하기도 하고 노란색이 순박하게도 보입니다. ^^ 그러면 우리가 알고 있는~단오날에 머리감을 때 쓰는 창포는 어떤것일까요?
아래 사진을 보면서 "아, 저거 맞네. 창포다."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 .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좌) 제비붓꽃                                           우)꽃창포

그런데... 이것도 단오때 동네 처자들이 사용하던 창포가 아니라는군요. ^ ^;;
저도 이게 단옷날에 사용하는 창포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예전 샴푸광고에도 꽃창포를 창포라고 표현했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그러면 단옷날에 애용하는 헤어보습용(?) 창포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게 그날에 사용하는 창포라고 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오그네가 빠질 수 없죠?
그네뛰기는 동아줄이나 밧줄을 큰 나뭇가지에 매고 그네를 걸었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외출이 어려웠던 부녀자들이 단옷날만큼은 밖에 나와 그네 뛰는 것이 허용되었으므로, 여자들이 그 날을 즐겨 하였다고 합니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의 영화장면입니다.

정말 춘향이가 그네 타는 모습이 이리도 고왔을까요..
저렇게 샤방샤방한 자태로 그네를 타는 여인을 보고도 가슴이 울렁거리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 몽룡이 총각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알겠습니다.


단오에 나오는 음식들도 몇 가지 있는데요.
제호탕은 한약재를 꿀에 타서 만드는데, 냉수에 타서 마시면 더위를 물리치고 위를 편하게 하는 최고의 청량음료라고 할 만 합니다. 요즘 음료수들에 비하겠습니까? (^O^*)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이 날은 쑥잎을 따다가 찌고 멥쌀가루 속에 넣어 반죽을 하여 수레바퀴 모양으로 빚어서 떡을 만들어 먹는다"라는 풍속이 전하는데 이것이 바로 수리떡입니다.

약떡은 전라남도 지역에서 전하는 시절음식으로 단오 전날 밤이슬을 맞혀 두었던 여러 가지 풀을 가지고 단오날 아침에 떡을 해 먹는 떡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제호탕                              수리떡                                  익모초    


앵두
가 제철인 단오 무렵이면 앵두화채를 만들어 먹고, 창포주(창포로 담근 술) 등의 약주를 마셔 재액을 예방하려 하였습니다.

한편 민간에서는 아침에 상추이슬로 어린이들의 얼굴을 닦아주기도 하고, 익모초을 내어 먹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더위 예방 차원으로 했다는군요.

또 양기가 센 날이어서 음기를 다스리는 약초의 효과가 제일 좋다고 하여 약초를 베어다 말려 준비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음기를 쫒아내어 원기를 회복하고자 하는 행위를 하기도 하는데,단옷날 오시(午時·오전 11시∼오후 1시)에 목욕을 하면 무병하다하여 물맞이를 하는 ‘단오물맞이’입니다.

단오는 여름용품을 준비하여 더위를 이기고, 저항력이 떨어질 것에 대비하여 석전(돌싸움)·씨름·그네뛰기 등의 민속놀이를 통해 체력보강도 하며, 특히 발생할지도 모르는 질병과 전염병에 대한 예방과 준비
를 하였던 명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광주 단오행사
2010년 6월 16일 단오절. 오전 10시. 광주시 남구 사동 사직공원 안 사직단.
광주사직대제추진위에서 지신과 곡신한테 제사를 올리는 사직대제를 봉행한다고 합니다.
문의) 011-638-8080



여기저기 단오에 대해서 알아보고 나니까, 옛 선조들이 참으로 지혜롭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함께 맞춰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덥다고 에어컨 숲과 선풍기 그늘막에 파묻혀서 여름을 보내시면 몸이 무척 힘들어 합니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한 여름의 건강을 바라는 의미에서 맑은 바람부는 부채를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될텐데요.
모쪼록 올 여름도 무탈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