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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축제와 행사

봄비가 속삭이고 시가 흐르는 3월, 봄날의 별장



저녁이면 싸늘해져서 옷깃을 여미게 하던 날씨가 요며칠 많이 풀려, 사람들의 옷차림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여린 꽃잎에 떨어지는 비, 이제 봄인가 봅니다.






2016년 2월부터 다시 시작한 대인예술야시장이 3월 5일 “봄의 문장”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지난 해엔 격주로 금, 토요일에 열리던 별장이 올해부턴 매주 토요일로 날짜가 바뀌었어요.

2016년 3월 봄날의 별장은 3월 5일, 12일, 19일, 26일(토요일) 늦은 7시부터 밤 12시까지 열립니다.






야시장이 열리는 저녁 7시보다 한 시간 이르게 대인시장에 도착했더니, 입점 상인분들은 가게 정리를 하고 계시고 별장 셀러분들은 자리배정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봄의 문장”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시장 곳곳엔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고, 공연장 A(본전머리 삼거리)와 공연장 B(아트콜렉션샵 미담)에서는 시낭송을 비롯하여 시립국극단의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대인시장의 핫플레이스, 한평갤러리에도 봄이 내려앉았습니다.





“이거 맛 좀 보세요” 하고 불쑥 내민 손에 저도 모르게 덥썩 받았습니다.

시장 상인분께서 강매하지 않는다고 맛만 보라며 구운 가래떡을 주셨습니다.

준비를 마친 별장 셀러분들도 사람들의 시선, 손길 닿는 곳에 시식할 수 있게 따로 준비해두셨어요.

이런게 시장인심이겠지요.






웰컴센터 대인스토리에서 7시부터 시인과 함께하는 “詩市한 이야기”가 8시부터는 별밤지기와 함께하는 별장 생방송 “별이 빛나는 별장에”가 매주 토요일 열립니다.

詩市한 이야기 3월 첫째주는 지리산 시인 이원규님이 맡아주셨고, 3월 12일 강제윤 시인, 3월 19일 고재종 시인, 3월 26일 김미승 시인이 함께하실 예정입니다.

별이 빛나는 별장은 90년대 초 광주 MBC “별이 빛나는 밤에” DJ를 맡으셨던 문형식님이 진행하셨습니다.








이원규 시인이 본인을 “지리산 날라리”라 소개하며 지리산 생활과 사진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시민분들은 시인의 말에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떡이기도 하며 경청하셨어요.

커피 한 잔 들고 들어갔던 곳인데, 웰컴센터 안에서 바구니와 쟁반이 돌더니 어느새 맥주가 한 잔 눈 앞에 놓였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시인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비에 젖은 바짓단에 툴툴거리던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이원규 시인의 시와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시인의 이야기로 대인시장야시장은 말그대로 詩가 흐르는 市場이 되었습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원규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中







시인의 이야기가 끝나고, 별장 생방송 “별이 빛나는 별장에” 1부 “노래가 된 詩, 詩가 된 노래”가 문형식 DJ의 재치있는 멘트로 시작되었습니다.

별장 생방송은 아프리카TV와 웰컴센터 앞 모니터에서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김소월 시인의 시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노래 가사로 삼은 송골매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에서부터 고은 시인의 시 “세노야”가 노래가 된 양희은의 “세노야 세노야”가 이어졌습니다.

레코드판 튀는 소리에 빗소리까지 더해져 웰컴센터는 더욱 아늑해졌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박인환 시인의 이야기에 맞춰 다시 한 번 술이 등장했습니다.

처음 맥주를 받았을 때 “아, 맛있겠다. 난 방송해야해서 못 마시는데” 했던 문형식 DJ에게도 술잔이 돌아갔고, 다같이 건배하며 시와 노래를 즐겼습니다.

선곡한 노래보다 몇곡 더 흘렀지만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1부를 마쳤습니다.

2부 “별이 빛나는 장에”는 사연과 신청곡을 적어 드럼에 넣어주면 사연소개와 함께 노래를 들려드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답니다.






바깥엔 봄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대인시장은 지붕이 있어서 비 맞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거리공연장에선 “조아브로”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어요.





조용하던 대인시장은 북적북적 활기 넘치는 야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3월 내내 대인예술 야시장은 봄의 문장으로 가득할 예정입니다.

시와 함께 향기로운 봄날의 별장을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