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기아 5 : 3 SK 기아 승
2차전 기아 2 : 1 SK 기아 승
3차전 기아 6 : 11SK SK 승
4차전 기아 3 : 4 SK SK 승
5차전 기아 3 : 0 SK 기아 승
6차전 기아 2 : 3 SK SK 승
운명의 7차전...
경기 종반으로 향하는 시점에서 1 : 5로 끌려나가고 있는 상황.
선발진보다 탄탄한 불펜이 장점인 SK이기 때문에 승리의 추가 이미 기우는 듯 싶었다.
(실제 내 친구는 여기까지만 보고 포기한채 술 마시러 갔다는..-_-;;)
이렇게 재미있는 한국시리즈는 내 생애 본 적이 없었다.
나지완, 안치홍 등 젊은 피들의 홈런포를 앞세워 7회에 결국 5 : 5 동점을 만들고 만다.
그리고 9회말 1사, 이미 투런 홈런을 뽑아낸 바 있는 나지완 선수가
불리한 볼 카운트 2 - 2에서 채병용의 실투성 높은 몸쪽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상단에 꽂히는 대형 솔로 홈런!
경기는 그걸로 끝!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 끝내기 홈런이 되었다.
투런 홈런과 역전 끝내기 홈런을 친 나지완
이만큼 드라마틱한 경기가 또 있을까...
1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져리그에서도 월드시리즈 7차전 역전 끝내기 홈런은
역사상 딱 1번 있을 정도인데....그것을 기아가 해내었다.
12년 전 1997년. 빨간 상의 유니폼에 검은색 하의 유니폼을 입은 해태 타이거즈 선수들은
너무도 쉽게 아홉번째 통산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이 너무도 당연하던 그 시절이었다.
하지만 아홉번째 우승을 맛본지 벌써 12년...
타이거즈와 타이거즈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은 우승에 목이 말라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극적으로 통산 10번째 우승을 선물해줄줄 누가 알았던가...
12년전의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극히 드물었다.
이종범, 장성호, 김종국, 이대진 정도...
나머지는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 자체가 처녀 출전인 선수들...
3연속 우승을 노리는 SK에 경험상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39세의 이종범부터
19세의 안치홍까지.... 그들은 하나가 되어 싸웠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종범과 이용규의 눈물
우승이 확정되고 나서 흘렸던 이종범의 눈물....
왜 이렇게 나도 눈물이 났던건지....
부진으로 인해 팬들의 외면, 비난을 받으며 은퇴강요까지 받던 그였기에 해태시절의
우승과는 또다르게 느껴졌을 것이며 훨씬 값졌을 것이다.
얼마만에 보는가 타이거즈가 포효하며 우승컵을 거머쥔
이 모습을...
올해 최고의 쌍포 CK포!
69홈런 227타점을 합작해낸 괴물 쌍포 CK!. 그들도 울었다.
이용규와 나지완.
5차전에서 역사에 남을 스퀴즈 번트를 성공해 승리를 견인했으나 톱타자로서
한국시리즈 내내 부진했었던 이용규.
1 - 6차전 내내 부진했지만 우승을 위한 승리포를 7차전에 폭발시켜준 나지완.
그들도 울었다...
2009년 한 해.... 그들로 인해 너무나 행복했다.
조갈량(조범현+제갈량)의 탄생~! 기아의 브레인~! 포수 리더십 조범현 감독!
부상으로 한 해 힘들었지만 언제나 기아의 톱타자인 이용규!
이용규의 부상을 완벽하게 막아주며 기아의 타선을 이끌어준 김원섭!
맞으면 넘긴다! 7차전에서 보았지않았는가!! 2년차 거포 나지완!
그대가 있음에 기아의 타선은 무섭다! 홈런이면 홈런, 안타면 안타! 최희섭!
올해 2009 리그를 초토화시킨 홈런왕 타점왕 장타율왕! 신데렐라 김상현!
그가 움직이면 바람이 된다~야구천재, 종범신 이종범!
나만 믿고 던져! 최고의 투수 리드를 보여준 올해 최고 포수! 주장 김상훈!
큰 경기에 강한 기아의 마스코트! 당차고 귀여운 2루수 안치홍!
부담스런 유격수 수비를 완벽하게 해준 9번타자 이현곤!
잘 왔어요~ 내년에도 함께해요~ 고마워요~ 싱커의 황제 아킬리노 로페즈!
휴식만 충분하다면 누구도 두렵지 않다! 내년에도 함께해요~ 잘생긴 릭 구톰슨!
선발이면 선발, 구원이면 구원. 기아의 에이스 최강 우완 윤석민!
올해만큼은 류현진, 김광현도 부럽지 않다. 내년엔 그들을 넘어설 좌완 파이어볼러 양현종!
선발의 뒤는 내가 맡는다. 언제 어디서든 가리지 않고 싸워준 곽정철! 손영민!
마무리 선동열의 재림~0점대 방어율과 20세이브의 신들린 투수 세일러유 유동훈!
이 밖에도 스나이퍼 장성호, 재주리게스 이재주, 최강수비 박기남, 3할본능 김종국, 메이져리거 서재응, 강속구 한기주, 100승 신화 이대진 등등등.....
한해동안 이들의 플레이에 환호하며 감탄했다.
나처럼 기아에 열광하고 기아에 미쳤던 사람들...
내년 3월까지 무슨 낙으로 살아갈끄나 ㅠㅠ
하지만 아직 다 끝난건 아니다.
11월 14일 아시아 최강자를 가리는 한 . 일 최강전이 열린다.
(순수 한국선수들만 참가하게 되어있다.
구톰슨, 로페즈 참가 불가, 윤석민/이용규 군사훈련 참가불가)
일본은 아직 재팬시리즈가 끝나지 않아 상대팀이 어디가 될지는 확실치 않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공허함과 우울함을 갖고 계신 야구팬들에게는 어찌 됐든
희소식임에 틀림없다.(단 한경기만 한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모기업의 교체, 감독의 잦은 교체, 얇아진 선수진 등의 힘들었던 12년을 겪으며 이겨내면서
견고한 타이거즈로 다시 포효했듯이 우리 국민들도 이 힘든 경제 시기를 이겨내며
더욱더 단단한 대한민국이 되리라 믿는다.
광주의 기아타이거즈!
대한민국의 기아타이거즈!
내년에도 다시 크게 포효하는 기아타이거즈가 되길 바라며~!
수고하셨습니다. 채병용 투수.
(준우승한 SK 선수들 정말 너무나 수고많으셨습니다.너무 좋은 경기였습니다.^^)
우승 폭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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