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겨라 광주/문화와 예술

[밤실골 오월 영화제]우리동네 영화제를 찾아서!

 

1980년 5월 21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온누리에 평화를 기원하는 행복한 날로 기억되어야 그날이 계엄군의 총탄에 무고한 시민들이 스러지는

피로 얼룩질 날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5.18을 전후로 광주 곳곳에서는 5.18 관련행사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우리 동네 담벼락 곳곳에 부착된 작은 '우리동네 영화제'라는 전단지를 보고

 저도 '선덕사'라는 작은 절을 찾았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밤실골 오월 영화제 포스터입니다.

 

진구와 한혜진, 임슬옹이 나오는 '26년'이라는 영화를 무료 상영해준다니

처음엔 그냥 영화나 한편 보고 올 생각으로 찾은 곳이었습니다.

 

선덕사를 가는 동네 곳곳에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등이 걸려있어요.

저도 선덕사라는 곳은 처음 찾은 터라  이렇게 주택가 안에 절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답니다.

 

선덕사 입구에오니 이렇게 차와 주먹밥, 가래떡을 나눠주시눈군요.

덕분에 저녁을 맛있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선덕사에서는 이렇게 무등산자락을 통해 광주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답니다.

 

맛있는 주먹밥을 받아들고, 5.18 시진전을 구경했습니다.

 

 

 

주먹밥을 먹으니 시민군들을 위해 주먹밥을 준비한 사진이 눈에 들어오네요.

 

 

 5.18 관련 사진은 이미 여러번 보았지만 볼때마다 기슴이 미어지고 분통이 터집니다.

당시를 회상하시는지 한 할아버지는 사진을 들여다보며 한참동안 그 자리에 서 계셨습니다.

 

 

 조금 후 신명나는 풍악놀이와 함께 5.18을 한번 더 생각해보자는 진행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다소 무거운 행사가 될 수 있었지만 영화 시작전 풍물패 분들이 흥을 불어넣어주셔서 관객들은 즐거웠답니다.

 

 

 점점 밤이 깊어가는군요.

등에도 예쁜 불이 들어오고, 선선한 바람까지 너무 좋군요.

33년전 광주는 어땠을까요?

 

 분주했던 광주의 모습도 평온을 찾기 시작하는 저녁입니다.

그때, 무대에서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성악가 이경미씨와 어르신 중찬단이 함께한 성악시간..

우리귀에 익은 상록수를 부를땐 관객모두가 하나되어 노래를 따라 불렀답니다.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노래소리.

놀라지마세요!

 빨간 옷을 곱게입은 자원봉사 성악 할머니들은 평균 연령이 70대라고 하십니다. 너무 고우시죠? 

 

 성악이 끝나고 8시 쯤 어둑해지자  영화 26년이 상영되었습니다.

5.18 희생자 자녀들이 대통령 암살계획을 세운다는 줄거리로 시작된 <26년>

 

그날 이후 26년이 지난 시점이라 <26년>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광주의 희생과 살아남은 자들이 견뎌야할 5.18의 기억과 아픔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되었어요.

 

 밤이 깊도록 관객과 하나되어 영화는 상영되었고, 2013년 5월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습니다.

 

 영화 상영후 집으로 오는 길 만난 부처님 오신날 기념 연등은 참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