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명 : 남풍전
○ 장 소 : 빛고을시민문화관 1층 전시장
○ 일 시 : 2.12(화)~17(일)
○ 전시내용
- 일상생활의 예술적인 경험을 토대로 구상과 비구상의 작품을 회화,조소,설치 등의 조형방법으로 표현
‘남풍’
때마침 남쪽에서 더운 바람이 불어와 풍향계를 흔듭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어디에서 불어오는 지도 모르는 바람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대학시절 우리는 세상에 가졌던 불만과 그것을 고쳐보려는 이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린 우리들은 세상에 대한 경험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이상만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만 먹으면 내가 가진 이상을 시행착오 없이 달성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확실하던 이상과 신념이 흔들리는 나를 발견합니다.
어떤 시인은 인간의 흔들리는 신념을 나침반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이 바위처럼 굳건하지 못함을 책망하며 한 숨 지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나침반 바늘 끝이 흔들릴 때만 그것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을 수 있다고 끝맺으면서 자신의 흔들리는 신념을 긍정합니다.
전남대 미술교육과는 비슷한 시기에 다니게 된 인연으로 오랫동안 만나오던 우리들은 작은 전시를 기획해봅니다. 인생의 분기점에서 흔들리는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흔들릴 수밖에 없는 우리들은 이런 전시를 통해 잠시 서로에게 기대어 봅니다. 만남이란 불완전한 개인들이 자신의 결점을 채우고 서로를 의지하는 것일 테니까요.
‘남풍’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를 비슷한 시기에 다니게 된 인연으로 오랫동안 만나오던 이들이 계획하는 작은 전시회의 타이틀이자 앞으로 이들 모임을 부를 이름이다. 이들은 왜 이런 이름으로 전시를 기획했을까? 사실 이들 모임이 지난 10여 년 간 사용한 이름은 ‘미남협’이었다. 80년대 말과 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던 회원들의 모임 이름으로 ‘미남협’은 당시 대학 분위기를 말해준다. 학생 운동의 끝자락에서 다소 심각하게, 더러는 장난스럽게 친목 모임인 그들의 모임에도 ‘미술교육과 남학생 협의회’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그 시기가 학생 운동의 끝자락이었다는 것은 학생 운동 자체의 내부 붕괴라기보다 구체적 적이 사라진 시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 동안 학생 운동이 싸워오던 거시적이고 구체적이던 적이 사라지고 보다 미시적 차원의 적이 삶의 일상으로 내려온 것이다. 이제 싸움은 거인과의 싸움이 아니라, 세균과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거인과의 싸움은 확실한 적을 이기기 위한 연대를 가능하게 하지만, 각자의 몸 안에서 이루어지는 세균과의 싸움은 연대가 불가능하다. 오직 홀로 자신 일상의 무의미와 싸워야 하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10여 년, 우리는 그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을까? 패배하고 있을까? 최근 모임의 이름을 ‘남풍’으로 바꾸고 그 이름으로 전시를 기획한 것은 그런 일상의 작은 싸움을 표현하고 보는 이들과 나누기 위해서 이다. 바람은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디로 가는 지 알 수 없다. 거의 무한대의 변수를 가진 열린 공간 속에서 일어났다가 서로 부딪히고 사라진다. 풍향계가 어렴풋이 그 방향과 힘을 알려주지만 그 방향은 잠시도 쉬지 않고 흔들린다. 바람은 결코 일정한 방향을 허락하지 않는다.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게 있을 수 없지만 잠시의 안도도 허락하지 않는 바람은 그 속에서 줄타기해야 하는 우리에게 긴장을 요구한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정직한 땅에 기대어 땀 흘린 만큼 거두어 드리는 생과 비교한다면 말이다. 각자의 삶속에서 미시적인 적과 또 잠시도 멈추지 않고 계속 그 형태를 바꾸는 적과 싸워야 한다면, 그 속에서 우리가 서로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예술뿐이지 않을까? 왜냐하면 예술에서만 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그 속에서 형성된 내면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고, 표현자의 의도와 감상자의 해석 속에서 그 의미가 무한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남풍’ 전시의 기록은 승리의 기록이기 보다 ‘패배’의 기록일 것이다. 우리가 일상 속으로 얼마나 볼품없이 파묻히고 있는지, 우리의 감각이 얼마나 더 무뎌질 수 있는지, 우리가 먹고 사는 일에 얽매여 얼마나 무의미하게 살 수 있는지... 그런 패배의 기록을 보고 싶다면, 그래서 자신의 패배 역시 확인하고 싶다면, 결국은 죽음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인생을 확인하고 거기에서 도리어 용기를 얻고 싶다면 가보자. 자료 제공 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번째 남풍전을 계획하며 “시 한 줄 쓴다고 뭐가 달라지나? 최근 방영된 ‘학교 2013’의 대사입니다. 한 없이 빈약해 보이는 시 한 줄, 그림 한 점이 우리의 삶에 작은 변화라도 줄 수 있는 것일까요? |
대부분 미술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우리들에게
다시금 되돌아오는 무거운 질문입니다.
고백하건데 누군가 정색하며 이렇게 묻는다면
뼛속 깊숙이 그렇게 믿는다고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동안 게으른 창작활동이 이를 반증합니다.
스스로 예술 창작 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는 자가
다른 사람에게 그 필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한편으론 빈곤한 창작 활동을 자책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막연한 의무감에 쫓기지 않으면서
다시 한 번 묻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되찾아야 하는지…
2013년 2월 남풍 회원 일동
김상채 작가의 난
활짝 핀 난꽃에서 봄의 향기를 만끽하며~
김성대 작가의 영취산의 봄
김성대 (金星大, kim,sung-dae)
개인전
*2008 제2회 개인전 - 山動樂(서구문화센터갤러리 송)
*2003 제1회 개인전(상계갤러리)
단체전
*2012 광주민미협 전국민족미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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