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행]'마음 먹은대로 이루어진다' 무각사

<무각사일주문>

광주의 대표적 신도시인 상무지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있고 이를 여의산이라 부른다. <마음 먹은대로 이루어진다>는 뜻의 산 이름이다. 여기에 무각사라는 송광사의 말사가 있다. 무각이라는 말이 <깨닫는 것 초자 필요치 않다>이니 산이름과 많이 닮았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유흥가와 빌딩숲이 걸판지게 서 있는 걸 보면서 이 절의 이름에 담긴 뜻을 여러번 되뇌이게 된다. 절로 가는 길은 그렇게 번잡스럽다.

무각사는 본래 상무대 장병들을 위해 만들어 졌다. 불교를 믿는 병사들을 위해 지어졌다가  상무대가 옮겨가면서 송광사에 편입되어 전통사찰로 남게 되었다.  로스터 북카페와 불교서점, 잘 지어진 한옥에 꾸며놓은 전통찻집 사랑채가 그 시절의 억압과 짜여진 틀을 깨끗이 씻어내고 있는 느낌이다. 

<무각사대웅전>

<무각사 대웅전>

이곳에서 문득 생각나는 게 얼마전 타계하신 법정은 스님의 법문중 한구절이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그 자리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 다시금 깨닫게 된다. 

<무각사11층석탑>

<무각사풍경>

<무각사선방>

 무각사에서 눈길을 뜨는 곳은 단연 로터스 북카페다. 종교인들이 쓴 책과 종교에 관한 서적들이 주로 있다. 이색적이라 느껴지지만, 천주교 신부들의 책까지 있다. 북카페 뒷문을 열고 나가면 작은 테라스가 아주 이쁘다. 작은 정원이라 느껴질정도로 푸른숲과 작은 담장이 잘 아름답다. 북카페 맞은편 요사채 되로 가면 전혀 다른 느낌의 한옥 한 채가 서 있다. 정갈한 마당과 주변 조경이 일반 대갓집에서라면 분명 아씨가 살던 방일 것이라 연상되어진다. 여기는 사랑체라 이름붙여진 전통찻집이다. 

<무각사 대웅전 문고리>

이렇듯 무각사는 사찰의 적막함과 정신적 집요함 보다는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인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법정스님의 제자로 서울 길상사를 맡아서 운영하다 내려오신 청학스님이 이곳의 주지이신데 그분의 철학이 잘 베어나는 곳이라 생각된다. 대중을 구원한다는 종교가 대중과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 벽을 허물고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정화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무척이나 좋다. 그래서 무각사에는 템플스테이도 열리고 외국인들을 위한 법문강좌도 수시로 열고 있단다.

<무의사옆 여의산 산책로>

 무각사를 나와 왼쪽으로 담장을 끼고 돌면 여의산 산책로다. 잠시 시원한 산바람과 솔내음을 맡으며 걷다보면 오월루가 있는 산정상에 닿는다. 상무지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다. 전망대맞은편에는 단군성전이 서 있다. 여기를 꼭짓점으로 하고 계단을 내려가면 5.18 기념공원의 중심광장이 있다. 광주의 빛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광주항쟁 기념조형물이 있고 기념관도 꾸며져 있다.

<오월루>

<오월루 난간에서 본 상무지구 풍경>

<단군성전>

여태도 518은 광주인들의 생활속 활력이자 마음속 응어리다. 생활속에서 응어리를 스스로 풀어내는 일은 그 때문에 중요하다.  군부대가 있던 상무지구에 518기념공원을 둔 것도 이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다. 결자해지의 마음을 재촉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5.18 기념공원>

<5.18 기념공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