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재미술관에서 샤갈을 느끼다.
무등산 증심사 가는 길, 집단시설지구에서 증심사로 10여분 오르면 일주문 바로 못미쳐 왼쪽 산자락에 의재 미술관이 있다. “그냥 미술관?” 하면 좀 섭섭하다. 우리나라 전통미술의 혼이 서려 있는 곳인데... 의재 미술관은 우리나라 남종화의 종착역이라 할 만한 곳이다.
무등산자락에 위치한 의재미술관
의재의 생전모습
의재의 작품-남종화
막힘없이 지어진 미술관에서는 의재의 호방한 화폭들이 걸려있다. 이 그림들은 있을 법 하지만 실재 하지는 않는 풍경에 신선처럼 노니는 사람들이 있는 수묵화다. 주로 양반들이 집안에서 자신의 상상하는 모습을 표현해놓은 그림들인데 이를 남종화라 부른다. 기원은 오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그려진 것은 조선 후기 정선과 추사부터다.
일과 수확의 기쁨을 손수 만끽할 수 있어서일까. 마음속의 열망을 담아낸 화폭에는 이전의 남종화와는 다르게 사실적이고 자연적이다. 그저 아름답기만 한 상상속 풍경이기 보다는 사람과 함께 하는 자연의 모습. 넓은 하늘을 함께 하는 생명들의 동경이 있다. 새그림이 그렇고 차(茶)에 관한 그림들이 그러하다.
의재미술관 입구
의재미술관 로비
혼자의 생각일망정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샤갈을 보았던 느낌 그대로다. 전쟁과 격변을 겪으며 동서양에서 같은 시대를 살았던 두 거장의 열정이 통하는 듯 하다. 실제로 샤갈과 허백련은 그림활동과 사회활동을 같은 시기에 다른 장소에서 했다.
의재미술관 입구
자연과하나되는 의재미술관
의재미술관 로비와 휴게실
6폭병풍을 형상화한 유리창
다리처럼 생긴 미술관 휴게실통로
그림의 기법과 나타내는 모양은 다르지만 그 속에 있는 꿈과 생각이 비슷함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의재가 생전에 사용하던 화필도구
의재의 생전모습
의재미술관은 아주 소박하다. 그래서 그림 보기에 더 즐겁다. 그림이 주변의 화려함에 묻히지 않아서다. 오르세 미술관에 가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이어지는 동선에 반했을 것이다. 의재미술관이 바로 그렇다. 1층에서 3층까지 단절됨이 없이 하나로 이어진다. 영종도 국제공항과 겨루어 건축대상을 따낸 이력이 이건가 싶어진다. 보통의 건물들이 주변보다 잘 보이게 짓고자 한다면, 의재 미술관은 오히려 주변에서 숨겨져 있다. 바로 길 옆에 있으면서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과 시선조차 가로막지 않는다. 마음이 동해 미술관으로 들어서야만 얼굴을 보여준다.
미술관 전시관-2층
미술관 전시관-3층
미술관은 건물자체가 한폭의 진경 산수화다. 여섯폭 병품 다섯 개를 잇댄 모양의 유리창으로 사계절이 때 맞춰 들어오고 지하까지 우물처럼 뚫어놓아 빛이 깊게 들어간다. 이는 화선지의 느낌과 흡사하다. 전시실은 작은 계단과 통로를 따라 자연스런 동선으로 연결되는데, 2층과 3층 사이에는 2.5 층을 두어 산의 흐름이 건물내에서도 그대로 남아있다. 또 화장실이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데 각각의 폭과 크기가 약간씩 다르다. 이 마저도 아래쪽으로 점차 넓어지는 산의 흐름을 그대로 살렸기 때문이란다.
의재가 사용하던 그림 도구들
남종화문양의 도자기를 판매한다
창틀에 올려진 도자기소품들
창틀에 올려진 도자기소품들
출처 : 유투어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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