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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문화와 예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설치미술 작가 서도호 씨가 건축적인 상상력을 동원한 작품

틈새호텔이 2012년 광주비엔날레 참가하여 비엔날레 광장에서 선을 보였다.

 

이어 2013년에는 광주폴리 2에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온 ‘틈새호텔’ 두 번째 버전으로 이름 그대로 동구 불로동 15-31번지와 21-18번지 사이 틈새에 있다. 외부가 붉은 벽돌로 디자인돼 양쪽 건물들과 하나처럼 보였다. 샤워가운, 각종 편의 시설과 함께 CCTV 등 방범장치까지 설치돼 있었다.

 

광주에서 ‘틈새호텔“이란 두 작품을 보면서 설치 작품의 신선한 충격을 받은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기념으로 전시된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 작품을 관람하였다.

 

작품은 미술과 건축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전시가 정말 흥미로운지를 보여 주고 있었다.

 

서도호는 또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매거진이 주관하는 '올해의 혁신가상'도 받았다. '올해의 혁신가상'은 미술, 건축 등 7개 부문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인물을 선정해 매년 시상한다.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Within Home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중심에 커다란 새 집이 세워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조선시대 국왕들의 친인척 사무를 담당했던 전통 한옥인 종친부, 1913년 일본군 수도육군병원으로 지어져 1970년대 이후 보안사령부로 사용되었던 붉은 벽돌 건물, 그리고 아이보리색 테라코타와 유리 커튼월의 현대식 건물 등 상이한 시간과 공간의 역사를 품은 건물들이 묘한 조화를 이룬 공간이다. 그 중 전시동으로 쓰이는 현대식 건물의 중심에 위치한 서울 박스(Seoul Box)는 관객들의 동선이 모이고 흩어지는 광장이자 실험적이며, 독창적인 대규모 현대미술 작품 설치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다.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Hanjin Shipping The Box Project)>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박스(Seoul Box)를 예술가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가득 채우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의 역사적인 개관을 기념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 작가로 서도호(1962~)를 선정하였다. 서도호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한 후,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과 예일 대학교에서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개념의 정교한 조각, 설치, 영상 작업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서도호는 유학 초기, 서울과 미국이라는 물리적인 거리로 인한 ‘공간’의 급격한 변화와 이로 인한 불편하고 낯선 감각을 ‘공간의 이동과 전치(displacement)’의 개념으로 작품화하였다. 작가는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공간의 구석구석의 정확한 수치를 꼼꼼히 측정하고, 마치 맞춤옷을 입히듯 정교하게 천으로 떠내는 작업을 통해 개인에게 친숙한 ‘옷(껍질) 같은 공간’, 차곡차곡 접어서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는 ‘이동 가능한 공간’으로서의 ‘집’을 선보였다. 1999년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서울집/L.A.집>은 작가가 한국에서 살았던 성북동의 전통 한옥 형태를 옥색 한복천(은조사)으로 정교하게 재현한 작품으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LA 한 복판으로 옮겨진 ‘공간(집)’을 통해 특정 지역과 위치에 고정된 공간의 개념을 초월하여, 시공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덧붙이는 ‘유목적인 공간(Transcultural displacement)’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은 유리벽을 투과하는 풍부한 자연 채광이 돋보이는 서울 박스 공간의 공간적 특성과 전통과 근대, 현대식 건물이 혼합된 서울관의 역사성을 반영하여 특별 제작된 서도호의 대형 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91년 작가의 미국 유학시절 처음 거주했던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의 3층 주택을 실물 크기(높이 12m, 너비 15m)로 재현하고, 건물의 중심엔 작가가 살았던 전통 한옥집인 ‘서울집’이 매달린 형태를 지니고 있다.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한옥’을 품은 ‘양옥’, ‘양옥’을 품은 ‘서울박스’, ‘서울박스’를 품은 ‘서울관’, ‘서울관’을 품고 있는 ‘서울’까지 확장되는 공간 개념을 지니고 있다.

 

붉은 벽돌 건물의 정문으로 입장하여 기다란 로비를 통해 이동하는 관객들은 동쪽의 유리 커튼월에 뚫린 커다란 창을 통해 계절에 따라 변모하는 고풍스러운 종친부 건물을 조망하며, 서울 박스의 탁 트인 개방 공간에 도달하게 된다. 관객들은 서울박스를 꽉 채우고 있는 거대한 크기의 ‘집’과 마주 하며, 밝은 청색의 반투명한 천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유령 같은 건물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게 된다. 맑은 색감의 얇고 투명한 천 재질의 벽면은 내외부 공간의 이미지를 투과시키며, 거대한 형태의 무게감을 상쇄시키는 동시에 저마다의 ‘공간’에 대한 ‘무게 없는 추억’을 지닌 관객들의 감정을 한껏 고양시킨다. 관객들은 안과 밖,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뒤섞이며,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실제와 가상이 혼재된 초현실적인 공간을 온몸으로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출처- 이추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