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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문화와 예술

제58회 현충일 -광주공원 기념식

 제58회 현충일

거리에 태극기가 걸리고 미풍에 나부낀다. 오늘을 바람이 좋다. 천지에 녹음이 짙어가고 구름 한 점없이 맑은 초여름의 날씨다. 그러나 오늘의 국기는 조기계양이다. 평소 국기계양보다 한폭을 낮춰달고 조기라고 한다.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는 마음의 표현. 부풀었던 마음이 숙연해 진다. 오늘 이렇게 좋은 날씨를 마음껏 거닐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조상이 있기 때문이었다.

 제58회 현충일이다.  현충일의 의미는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 국군장병, 경찰 등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하여 제정되었다. 6.25전쟁의 종전 후 현충일을 정하고 해마다 기념을 해오고 있다. 6월 6일로 정한 까닭은 우리나라 절기에 망종에 해당하며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던 풍습을 따랐다고 한다.

 광주공원. 여기는 광주의 상징 중에 한 곳이며, 광주 제1호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예전에는 동물원, 물놀이공원, 체육관 등, 광주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행사 때만 반짝 사람이 모이는 광주공원이지만 우리의 호국영령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

광주의 별들이 다 모였다. 우리에게 위기상황이 닥쳐오면 선봉에 서실 분들. 모두 숙연하게 주먹을 쥐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불렀다. 그나마 옛날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들. 뭔가 가슴 뜨끈한 마음이 콧등으로 밀려온다. 감사합니다.

 총성이 몇 발 울렸는지 기억을 할 수 없다. 영화의 한장면처럼 울려퍼진 총소리. 지구상에 총소리가 영원히 없어질 수는 없을까.

 광주광역시 강운태 시장님의 분향장면, 저 불길이, 저 연기가, 가슴을 타고 넘어 보이지 않은 공중으로 사라진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보이지 않는 공중으로 사라지지만 넋은 영원히 이 땅에 남을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자 모든 것이 소중해 진다.

 조호권 광주시의회 의장의 헌화장면. 꽃한송이가 아니라 꽃다발이 아니라, 화환을 들고 가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바쳐도 부족한 마음을 깨닫는다. 호국선열의 마음을 이어받고, 호국보훈 그것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라는 보훈청의 슬로건이 떠오른다.

 보훈가족의 헌화장면, 보통은 추모를 많이 보아오다가 추념, 그렇다. 추모의 마음이 모이면 추념이 되는 것일까. 소복을 입고 분향하는 보훈가족 어머니의 마음에 나의 마음도 보태어본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어 부끄럽다.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학생대표들이 호국영령, 산화한 선열들의 이름을 불렀다. 불러도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이름이지만, 부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음..., 현충일의 바람이 천의 바람, 만의 바람이 되어 참가한 모든 사람의 옷깃을 스치며 6월의 하늘로 올라갔다.

시인, 포토페이저 김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