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된 거리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시공을 넘어 역사 저편에 있었던 골동품이나 유품을 보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 예외 없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잠시 구경하게 될 것 입니다.
광주에서 가장 번잡한 곳 중의 하나인 광천터미널에 이런 보기 드문 광경이 등장했습니다.
분주히 지나가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잡는 것은 다름 아닌 1935년산 포드 택시입니다.
광천터미널을 문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금호 고속의 역사를 담은 작은 공간에 창업자의 유품인 포드 택시를 진열해 놓은 것입니다.
사진은 건물 내부에 진열된 차에 전등이 반사되면서 사진에 담아진 관계로 그 모습이 불빛에 아롱져 있지만 실제의 모습은 상당히 이채로웠습니다.
지금이야 자가용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 교통수단이 되었지만 저 때만 해도 택시를 타려면 꽤나 잘나가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보통 서민의 경우엔 특별한 날에 혹시 타보는 운송 수단 이었지요.
그 때는 인력거만 타더라도 고만고만했는데 아마 보통의 서민들은 11호 자가용(도보)이 일반이라 택시라도 타게 되면 화제 거리가 되었을 겁니다.
30년만 거슬러가도 동네 꼬마들은 지나가는 택시를 보는 것만으로도 구경거리 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시골에서는 하루에 한두 대 버스가 들어왔는데 버스가 오면 검은 매연에도 불구하고 동내 애들이 모두 뒤에서 내달리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나는 군요.
그리고 그 때는 거의 대부분길이 비포장이어서 차들이 지날 때 먼지를 많이도 일으키며 달렸습니다.
비오는 날 등교 길에는 차바퀴로 튕기는 물창 때문에 비닐우산으로 막지 못한 동작이 더딘 녀석들은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머쓱해 하던 기억도 납니다.
가끔씩 고전적인 차종에 대한 전시회가 있긴 하지만 일상에서 이런 고풍의 자동차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상당하더군요.
특별한 전시회나 공간이 아닌 일상에서 옛것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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