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지구로 이사를 나온 이후 유일한 즐거움이라면
무각사 주변산책로를 따라 아무때고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 한 가운데 우거진 숲속, 잘 정리된 푸른색 아스팔트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복잡한 심사가 정리가 되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이다.
산책로 중간 언덕아랫길로 학생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보고 싶으면 언제든
책을 볼 수 있고 영화를 볼 수 도 있다.
오전에 일찍 아침을 먹고 산책 나오듯 나와 도심속 숲을 걷다가
도서관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 한 편을 보고 집에 들어 갈 수 있는 이 넉넉함이
시골에 살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풍요로운 생각을 갖게 해 준다.
그런데 참 놀라운 일은 정작 시골에 살때는 한 번도 본적 없었던 야생동물을
시내중심가에서 눈만 돌리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머리위에서 유난스레 시끄러운 새들소리와
나무껍질 갉아 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론 이 녀석들을 알게되기 전까지야 새들이 소란스레 먹이를 찾아 날아드는 것이겠지
생각했는데 하도 요란해서 고개를 들고 나무위를 보았더니
청설모 두 마리가 나무껍질을 열심히 갉아 먹고 있었고
새들이 그 주위를 어지럽게 날아 들고 있었다.
마치 유영하듯 나무가지를 오가는 녀석들의 몸놀림은 너무 가벼워서 공기를 타고 다니는 것 같았다.
목이 아플정도로 그 녀석들을 바라보다가 내려온 이후 산책을 갈 때마다 녀석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덤으로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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