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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축제와 행사

김진우와 최희섭을 앞세워 대반격에 나선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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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스포츠월드)

2012년 4월 15일 일요일 잠실
  1 2 3 4 5 6 7 8 9 R H E B
KIA 2 0 0 0 0 0 1 0 0 3 8 0 1
LG 1 0 0 0 1 3 0 0   5 10 1 5
승리투수 류택현 2승   세이브 리즈  
패전투수 진해수 1패 simpro의 주관적인 프로야구 이야기

(1745일만에 선발등판한 산적두목 김진우)

한 낮의 기온이 무려25도까지 올라간 광주 도심의 아스팔트는 봄인데도 불구하고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다.

한여름에나 있을 법한 도심의 열기를 피해 산으로 들로 나간 수 많은 사람들이 꽃샘추위로 뒤늦게 만개한 벚꽃구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 하고 있을 시간, 잠실 야구장에서는 무려1745일만에 선발등판한 타이거즈 김진우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의 여유로움과 신인같은 패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산적두목같은 포스로 마운드에 우뚝 서 있었다.


스티브블래스 증후군(Steve Blass Syndrome).

투수가 육체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이 (즉, 어깨를 다쳤거나 투구폼에 문제가 있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고 심리적인 이유로) 스트라익존에 공을 못 던지는 스티브블래스 증후군 현상을 보이며 2007년 개막전 시범경기부터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은 김진우는 결국 개막전 1군 엔트리에 진입을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다 6월경 1군에 복귀하여 5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2패, 방어율 8.35, 18.1이닝동안 사사구29개라는 쓸쓸한 기록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간 뒤, 더딘 구위회복과 자신감까지 상실한 김진우는 팀을 무단 이탈하고 방황하다 결국 기아 구단으로 부터 임의탈퇴 고시까지 받게 되어 기아외에는 다른 프로구단에서 야구를  할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었다.


그후 방황과 재기를 거듭하다 2010년 말 기아구단에 다시 합류한 김진우는 2011시즌 4년여만에 1군 복귀와 등판을 동시에 치르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방황하던 아들의 성공적인 복귀등판을  고하며 인간승리의 표상이 되기도 했다.

2011시즌은 10경기에 불펜으로 나와 1패  2세이브 방어율 5.19를 기록하며 프로에 적응을 시작하더니 겨우내 선동열 감독의 혹독한 담금질을 통해 몸을 만들어 드디어 오늘 2007년 수원 현대전에 이어 1745일만에 선발 등판이라는 감격을 누리게 되었다.


긴장할 법도 한 선발 등판이었지만 5이닝 동안 84개의 투구로 5피안타 2사사구 3삼진 2실점하며 선발 합격점수를 받기에 충분한 기록을 보여주며 타이거즈의 희망을 던진 김진우.

아직 직구 구속은 위력적이지 않지만 특유의 폭포수 커브를 앞세워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깔끔한 마운드 운영으로 확정되지 않은 기아의 5선발로 나서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기량을 보여주어 그를 오랜 열망과 감동으로 기다려준 팬들을 흐믓하게 해 주었다.

김진우의 조용하고도 강렬한 인상을 준 선발 복귀가 선발 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타이거즈의 꽉 막힌 숨통을 터주길 기대해 본다.


(최희섭 마수걸이 홈런으로 타이거즈 중심타선의 희망이 되다)

만약에...만약에 최희섭이 지난 겨울 고집을 꺾지 않고 트레이드를 줄기차게 요구했다면...

기아 구단이 최희섭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를 넥센과 트레이드를 했다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트레이드 조건이 안 맞아 철회한 다른 구단은 또 지금의 최희섭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기아구단과 선동열감독은 안 보이는 데서 입을 가리고 숨죽여 웃고 있을 것이고 최희섭을 놓친 다른 구단들은 앞에 있던 텔레비젼이 몇 대는 박살 났을 것이다. (손에 쥐어줘도 못 먹나!!~~)


개막전 2연패와 김상현의 부상공백을 메꾸고자 부리나케 1군으로 복귀한 최희섭은 마치 "제가 언제 그랬어요? 저 암시롱도 안해요."

라며 연일 불같은 방망이를 휘두르며 속죄의 고감도 불꽃타를 날리고 있다.

광주 삼성전부터 내리 5게임 주전1루수와 4번타자로 뛰며 18타수 8안타 6타점에 홈런1개로 타율이 0.444이다.

각종 타격랭킹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고, 안정된 수비로 타이거즈 내.외야 전체 수비진의 안정도 동시에 가져왔다.


오늘은 선취점을 올리는 마수걸이 투런홈런으로 본격적인 홈런경쟁에도 나서 그를 바라보는 팬들을 가슴을 쓸어내리며 흐믓하다.

비록 LG를 스윕으로 몰고가지는 못했지만 적지에서 2승1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주간성적 3승4패로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투수진 운영의 어려움과, 이범호 김상현 두 거포의 부상이라는 생각지도 않은 암초를 만나 고전하는 와중에도 타이거즈가 이만한 성적을 낸데는 최희섭의 역할이 제일 컸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김진우의 활약을 바라보며 그를 받아 들인 기아구단의 인간미에 박수를 보내고, 최희섭의 활약에 하마트면 그를 타이거즈에서 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음주 타이거즈의 대 반격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