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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축제와 행사

[광주여행]북구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양산봉 편백나무숲-빛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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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병치레를 하느라 몸과 마음이 많이 허약해진 옆지기와 같이 일곡동 뒷산인 한새봉 산책을 나섰다. 그동안 따뜻한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아이들이 다 성장할 때 까지 무심하기만 했던 삶의 뒤안길 끝 무렵에서야  깡말라 차가워진 손 맞잡고 산책길에 나선 난...지금 부터라도 22년전 왕비로 모시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손에 물 안 묻히고...집안 청소는 내가 다 하며...호강은 못 시켜줘도 마음 아프게 하지는 않겠다는 그 약속.^^

한새봉 둘레길은 국립광주박물관에서 부터 시작하여 양산봉(147m)-여물봉-삼봉산-한새봉(147m)-부용산(153m)-잘봉산(172m)으로 이어져서 우치공원으로 내려서는 길로 좌로는 양산동과 건국동, 우로는 매곡동과 삼각동, 일곡동을 거느리며 편도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둘레길로 오래전부터 광주 북구 주민들의 웰빙 산책길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멀리 문흥동에서 부터 시작한다면 삼각산으로 올라 반대로 국립박물관까지 7시간 이상  걸리는 산행길을 걸을 수 있어 굳이 유명산을 오르기 위해 멀리 가지 않더라도 광주 북구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한 바퀴 빙도는 산행을 할 수 있다.

소나무, 사방오리나무, 편백나무, 대나무 등이 어우러진 둘레길은 봄이면 개나리꽃과 유채꽃이 만발하고, 산간 오지에서나 볼 수 있는 천수답을 일구는 도시민들의 부지런한 손 놀림도 볼 수 있으며, 여름이면 사각거리는 대숲사이로 한새봉 논두레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고, 가을이면 속리산 단풍 부럽지 않은 만산홍엽을 이룬 단풍산을 볼 수 있이며, 겨울이면 여느 높은 산 못지 않은 눈바람이 산이 온통 하얗에 뒤 덮어 버리고 매년, 새해에는 무등산에서 떠오르는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산.

오늘 산행은 22년간 내 옆을 굳게 지키고 있는 옆지기 손을 꼭 잡고 광주 북구 지역 주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한새봉과 삼봉산 여물봉 양산봉을 거쳐 국립박행물관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을 걸으며 치유의 편백숲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고, 최근 병치레
하느라  지친 심신을 가다듬고 추스리는 시간을 가졌다.


 

위 지도는 다음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각 봉우리들을 이 글을 쓰면서 포토스케이프를 통해 표시해 놓은 지도다.
다음과 네이버, 구글지도에서도 각 봉우리들 표시가 안 되어 있어 혹시 이쪽으로 산행계획을 세운분들에게 요긴한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집에서 한새봉과 삼봉산 갈림길의 안부까지 5분이면 걸어갈 수 있다.(풍경모드)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일곡지구 현대2차아파트 후문 앞 삼봉산 들머리로 올라 한새봉거쳐 롯데아파트 후문 한새봉 개구리 논으로 내려서는 약1시간 정도의 산행을 즐겼지만, 작년부터 산악회를 따라 거의 매주 전국의 유명 산들을 쫓아 다니다 보니 최근 한새봉과 많이 소원해져 내게 많이 삐진 한새봉을 달래는 것도 겸하게 되었다.



                                    양지꽃과 자주괴불 주머니꽃



                                             큰개불알꽃 과 철쭉



한새봉에도 봄소식을 알리는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 있다.

특히 자주괴불 주머니꽃은 한새봉부터 여물봉 양산봉까지 길섶을 온통 자주색으로 칠해 놔서 그 멋진 모습에 가던 발걸음 멈추기 일쑤다.

파란하늘에 연분홍 벚꽃 한 그루가 도도하게 서 있는 한새봉 안부에서 좌측 삼봉산쪽으로 산행을 시작한다.(접사모드)



 옆지기에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찍는 법을 가르켜 주며 야생화를 스마트폰에 담으니  

 길섶에 핀 야생화 이름이 옆지기 입에서 술술 나온다.. 놀랠 노자다...언제 한새봉 야생화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알까?..

 한새봉논두레 카페를 통해 한새봉 숲을 열심히 드나들며 공부하더니 숲해설가가 다 되었다.


 스마트폰은 카메라와 달리 렌즈가 작다 보니 들여다 보는 각도도 작다.

 빛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 까지 거칠게 잡히지만 최근 옆지긴 나와 같은 기종인 겔2로 바꾼뒤로 사진찍는 재미가 솔솔해 졌나 보다.


 우선 촬영시 스마트폰을 잡는 방법과 설정에서 초점모드를 상황에 맞게 바꾸는 방법만 열심히 가르쳤다.

 피사체에 따라 자동초점과 접사를 수시로 바꾸어 줘야 한다는 것과 장면모드에서 풍경과 인물. 촬영모드는 일반촬영과 파노라마샷.  크게 이렇게만 집중적으로 설명하여도 평상시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보통의 부부가 집에서 나누는 대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밥줘'가 제일 많이 차지할까? ㅎㅎ 아니면 또 '무엇을 샀어?' ㅋㅋ

 하지만 오늘 우리는 카메라에 담기는 자연과 바람소리 새소리를 이야기하며 22년간 나눈 대화보다 훨씬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삼봉산으로 가는 길엔 많은 부부들이 손을 맞잡고 또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도란 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접사와 풍경모드)



멀리 광주의 어머니산 무등산이 뿌연 안개속에 보이고..(줌모드)



산은 온통 푸르름으로 그 빛을 더해 간다.(접사모드)



마삭줄의 질긴 생명력은 보잘것 없는 나무에도 근사한 품위를 선사하고

공허할 것 같은 텅빈 옆자리는 온 몸을 던져 옆지기 무릎베개로 금새 덮어 버린다.



일곡동 현대2차 아파트 후문 건너편이 삼봉산과 한새봉의 들머리이자 날머리다.

안내도에서 보듯이 주능선을 따라 각 마을로 내려서는 등산로가 있으며 양지마을과 일동마을을 잇는 최단 거리의 등산로가 있지만 (빨간화살표) 안내도에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후참에 그 길을 안내해 보도록 한다.



삼각동 성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일곡택지지구 아파트를 본다.

이 삼거리에 일동중학교가 있으며 한새봉에서 내려와 이곳까지 도로를 건너와야

오늘 목적지인 편백나무 숲이 있는 양산봉으로 갈 수 있다.




개나리가 만발한 산길을 따라 50미터 정도 올라가면 왼쪽으로 길이 터 있고

빨간색 리본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길로 들어서 능선위로 올라서면

여물봉과 양산봉으로 나눠지는 갈림길이 나오며 국립박물관 방향으로 얕으막한 구릉을 두개 넘어서면  대낮임에도 캄캄할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울창한 편백숲이 나온다.(야생화는 모두 접사모드)




좌측은 공무원교육연수원, 직진은 박물관 그리고 우리가 온쪽이 본촌공단 방향이다.

한 달 가까이 산행을 쉬고 지난 주 영암 월출산을 다녀오니 다리에 알이 배겨 우세스럽더니

이젠 이런 얕으막한 구릉을 넘어도 호흡이 거칠어 진다.


산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식수와 타올 등 암시런 준비도 안해온 우린 25도가 넘나드는 한 낮의 열기에 2시간이 넘도록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땀 한 방울 닦을 타올 한 장 없이 참으로 우세스런 산행을 하고 말았다.ㅎㅎ

하물며 바도 뒤산이 한새봉을 가더라도 생수 한 병을 들고 가고 수건 한 장이라도 목에 두르고 갔건만..

산을 하나 넘어 또 다른 산으로 가는 긴 여정임에도 준비 하나 안 해 갔으니...ㅉㅉㅉ



아직까진 양산봉 초입이라 그리 힘들지 않고 수풀사이로 좌로 무등산, 우로 본촌공단과 양산동을 보며 뜨거운 아침 햇살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걷는다.



한새봉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각종 생활체육 시설물들이 중간중간 자리잡고 있다.

산불감시탑도 보이고..무등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다.



우측으로 본촌공단과 양산동 첨단지구..(줌 모드)

본촌공단의 대표 공장인 OB맥주 광주공장의 야구장에는 한창 사회인야구가 펼쳐지고 있다.

나도 젊은 시절 저곳에서 야구를 했던 적이 있다. 고교시절부터 사회인 야구를 하여 40세 정도까지 했으니 나도 어엿이 야구구력이 20년도 넘은 노장이고, 그 후로 10여년은 아이들 유소년 야구클럽에서 도우미로 활동도 했으니 지금까지 무려 35년을 야구와 인연을 맺고 살고 있는 것인가? ㅋ 정말 길긴 길다...

그런데 나의 한 친구는 지금까지 사회인 야구클럽에서 현역으로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고 있으니..켁~~소리가 절로 나온다.




돌더미아래 다소곳하게 핀 제비꽃도 담아 보고.. (접사 모드.)



매곡동 어매마을과 박물관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오고..



아토피 치료에 좋은 피톤치드가 제일 많이 함유된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청솔모와 술레잡기도 하고..(접사모드와 줌모드)




나무 벤치에 누워 봄볕으로 선탠도 하고 편백숲의 싱그러운 피톤치드로 온 몸도 샤워해 본다.



편백숲은 끊어질 듯 이어져 온 산을 뒤 덮고 있으며..



군데 군데 자리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피톤치드를 온 몸으로 느껴보고 있다.



워쪄? 피톤치드가 시방 온몸으로 느껴 지는겨?

옆지기님 왈....여기서 한 숨 자고 가세.ㅎㅎ  그려 한 숨 자고 나면 옴 몸이 개운할 것이구먼..



이건 또 왠 호사(好事)단가..

편백숲 바로 앞엔 유채꽃밭이 있어 제주도 산방산 입구에서 느꼈던 제주 유채꽃밭에서의 감흥이 또다시 피어난다.

지금쯤이면 제주도는 온통 유채꽃으로 뒤 덮혀 있을 것이다. 산방산 유채는 그런 유채꽃보다 한 달 정도 일찍 피어나 피곤에 지친 여행자들을 기쁘게 해 주더니 광주 북구 땅 양산봉 편백나무 숲길에서도 유채꽃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가.

내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유채꽃의 진노랑색의 향연을 열심히 들여다 본다.




그 귀하다던 꿀벌 수십마리가 날아와 꽃을 파헤치며 꽃가루를 온몸에 묻혀 부지런히 져 나른다.



유채꽃도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비치면 너무 아름답다.

마치 푸른물 대신 노란 물이 뚝뚝 떨어져 온 세상이 노랗게 물들여져 버린 것 처럼..

잠시 누워보니 온 세상이 노란 물렬로 일렁인다.


장성 축령산의 편백나무의 밀도엔 훨씬 뒤 쳐지만 무등산 바람재 가는길의 편백숲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울창한 편백숲을 자랑하는 양산봉..그 길을 광주 북구 주민들은 모두 다 아는데 나만 몰랐다.

혹시 이 글을 보는 광주시민들 모두 이 편백숲을 다 아시려나? 모른다면 만시 제쳐놓고 돌아오는 주말에 꼭 들려보시길 바란다.



가까이 국립광주박물관이 보이는 것이 날머리에 다 온 것 같다.

운암동 문예회관에서 본촌공단으로 가는 길에 우측으로 국립박물관과 도로 사이로 난 샛길이 양산봉의 들머리이다. 이곳에서 산 밑까지는 차량들을 줄지어 대 놓을 수 있게 넓다랗게 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산 바로 아래엔 승용차 20여대는 대 놓을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

양산봉으로 올라 편백숲을 거쳐 여물봉까지 다녀 올려면 일동중학교쪽 보다 이곳에 차를 주차 시켜놓고 산을 오르는 것이 주차편의상 좋을 것 같다.



박물관앞 버스정류장에서 바라본 풍경이 왠지 낯설지 않은가?

이제 막 대학생이나 고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는  두 젊은 친구들이 가족들과 같이 밭을 일구고 있다.

지금 세상에 이런 되바라진 청년들이 있다니.. 땀흘려 일하는 모습이 버스기다리는 지루함을 실컷 달래주고 있다.


송정29번이 박물관에서 일곡동으로 가는 버스다.

출발때는 걸어서 한새봉으로 올라 삼봉산 여물봉 양산봉을 거쳐 박물관까지 내려왔지만 돌아갈 때는 대중교통 수단으로..ㅎㅎ

일곡지구에 들어서니 멀리 한새봉과 삼봉산의 중간 안부가 보이고 광주 최고의 고급주택지로 소문난 일곡택지지구도 보이고..

택지지구가 조성된 1997년에 들어와 지금까지 일곡동에서 살고 있는 우린 분명 새로운 일곡동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미래에도 우린 일곡동에 있을 것이다.

혹여 내꿈이 일찍 앞당겨져 제주도를 가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