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원에 용아 박용철(송정리 출신) 시비와 영랑 김윤식(강진 출신) 시비가 함께 있다.
그들이 함께 일구었던 시문학(잡지-정지용 시인이 여기를 통해서 소개됨, 박용철이 편집*발간인)
순수시마을을 고집했던 영랑과는 달리 예술 다방면에서 열정을 불살랐던 용아.
함께 활동하고 우정을 나누었지만,
또 한편 각자의 세계에서 매진했던 두 시인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쓸쓸해지는 계절, 가슴 속에 묻어 둔 혹은 책장 속에 꽂아 둔 시들을 꺼내보는 건 어떨까?
(참고)이 시비는 1970년대 초 정소파, 문병란, 손광은 등 이 지역 시인들의
발의에 의해 건립된 최초의 시비라 할 수 있다. - 전라도를 다시 보다 中
<떠나가는 배 ,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득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눈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 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 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해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윤식>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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