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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축제와 행사

광주동구 문화재야행 사뿐사뿐 달빛걸음

저번주 토요일인 6월 9일부터 10일 이틀간 진행되었던
광주 동구 문화재 야행인 '달빛걸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재야행 사뿐사뿐 '달빛걸음'은 소망등을 들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에 따라서
광주 동구의 역사공간을 달빛산책단 분들과 둘러보는 행사 랍니다 ^^
인터넷을 통해서 사전 접수를 시작했고, 당일 현장에서도 참가자를 모집했어요~

 

선선한 초여름 밤바람을 등에 지고 (구)도청 앞으로 모여든 사람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등불 하나로 모두 친구가 됩니다.

서먹서먹함도 잠시 모두 등불에 얼굴을 비춰대며 어린아이마냥 신이 났습니다.
자, 저와 달빛산책단이 되어 떠나볼까요?!

노오란 등불을 손에 들고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옛 전남도청 -> 광주읍성 유허 -> 예술의 거리 -> 오가헌 으로 이어지는 야행투어!!

주위에서 손에 든 등불을 보며 "예쁘다, 곱다"를 연발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시민들은 달빛산책단들에게 길도 내어주고, 박수도 쳐줍니다.

가는 거리마다 달빛 걸음 일정이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실 산책단을 위한 길을 따로 만들어 놓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코스 연계가 잘되어 있어서 놀라웠답니다.

맨 처음 달빛산책단은 (구)도청 앞의 재명석등(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호) 앞에서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습니다.

해설사 선생님께서 가방에서 커다란 지도를 꺼내셨습니다.
1872년 지방도인데 광주 지방도에는 광주읍성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광주읍성의 성문은 동문(서원문), 서문(광리문), 남문(진남문), 북문(공북문)으로 되어 있는데,
지도에는 객사와 아사(동헌)의 위치와 건물의 형태, 내용까지 담겨있었답니다.




그리고,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이야기부터 광주비엔날레의 역사까지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잠깐 동영상으로 들어볼까요?!!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니
광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

그리고, 우리가 둘러볼 곳은 광주읍성 유허 -> 예술의 거리 -> 오가헌 입니다.
전통가옥 오가헌이 최종 목적지구요,
5.18 관련 행사가 주변에서 펼쳐지고 있어 약간 시끄럽기는 했지만
모두 진지하게 설명을 듣습니다.

 

자, 광주 읍성 터로 출발~!!
여기서부터는 빠르게 걷기를 시작합니다.
해설사 선생님께서 "오늘은 40여분간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떠나보세요!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이 말을 들으니 발에 모터가 달린 느낌이었습니다 ^^
바로 예술의 거리로 출발!

 

곳곳에 달빛 걸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반갑습니다.
광주 동부경찰서 앞에 조성된 '달빛걸음' 코스

마치 산책을 하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달빛 거리들 입니다.

 

어둠 속에서 등을 들고 걸으니 더 새롭습니다.
예술의 거리가 보이니 등을 들고 가는 달빛산책단 분들의 마음이 조금 분주해집니다.
최종목적지는 150년 역사와 전통을 지닌 가옥 '오가헌' 그곳에서 지금 풍악이 울리고 있다고 합니다.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달빛 예술 체험'으로 예술의 거리는 대낮처럼 밝기만 합니다.

 

9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예술의 거리에는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청사초롱을 조심스레 들고 길을 나선 옛사람들처럼
저도 모르게 사뿐사뿐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차가다니지 않은 예술의 거리는 고즈넉하고 평화롭기만 했습니다.
예술의 거리에서 도로를 건너니 반가운 '고가헌' 안내부스가 보입니다.

말로만 듣던 '오가헌'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일반인에게 거의 공개가 되지 않는 곳이라는데
'오가헌'이란 이름을 지는 전통 한옥은 집, 나무, 맛, 소리, 놀이 까지
다섯가지 아름다움을 지닌 곳이랍니다.

1930년대 한국 최초 영화인 '무정'의 촬영지!
조선 말기인 1866년에 지어져 무려 150년 시간을 머금은 집입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은 도심 속 한옥 호텔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입구부터 들려오는 가야금 소리가 마치 잔칫집 분위기 같은데요
들어가자마자 직접 떡을 먹기 좋게 잘라 나눠줍니다.


접시 가득 손님들을 위한 떡이 담겼습니다.

테이블에는 따뜻한 우리차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 모든게 무료라는 사실 ^^ 예쁜 잔에 차를 마시니 더욱 운치있었어요!


마당이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니 눈이 휘둥그레 졌어요
덩더쿵~ 덩덕~ 앞마당에는 근사한 공연히 한창이었어요

자리에 앉아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오가헌 안에는 500년 이상 된 나무가 10그루가 넘는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금목서, 태산목 등이 아직도 세월을 머금은 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가헌이 광주의 관광자원으로 정착돼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면 좋을 것 같아요

오가헌으로 떠난 문화재야행 달빛걸음
다른 곳도 좋지만 마지막 종착지가 너무 행복했습니다.
광주의 숨은 보물을 만날 수 있었던 '달빛걸음'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