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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인포/카드뉴스

무료급식 25년… 광주 '나눔 대부' 떠나다


무료급식 25년… 광주 '나눔 대부'가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고 하늘로 돌아가셨습니다.
광주 최초 노숙자 무료급식시설을 운영해온 허상회 광주직업소년원 사랑의 식당 원장님입니다.


세상에는 마음 부자들이 많습니다.
허원장님 또한 나눔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마음 부자입니다. 고인은 1958년부터 광주공원 천막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구두닦이, 신문배달 등으로 힘들게 생계와 학업을 병행하는 고학생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한 것이 '나눔'의 출발이었죠.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셋에 불과했습니다.


1960년 철거위기에 놓였던 천막촌은 광주직업소년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허 원장은 우유 대리점 등을 운영하며, 한푼 두푼 모은 전 재산으로 1991년 광주직업소년원 터에 광주 최초의 무료급식시설인 '사랑의 식당'을 세웠습니다. '사랑의 식당'은 25년이 넘게 운영되며, 광주의 대표적인 나눔과 사랑을 상징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2007년에는 복지법인 '분도와 안나 개미 꽃 동산'을 설립하고, 자신의 아파트 건립 용지를 처분한 6억원과 화순의 땅 6만m²를 판돈으로 사랑의 식당 운영기금을 지원했답니다.

그 덕분에 요즘도 매일 500-600명의 결식 노인들과 노숙자들이 이곳을 찾아 따듯한 밥 한 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습니다. 고인은 식당이 유지되도록 청주의 성요한의료봉사수도회에 운영권을 맡겼답니다.


고인의 삶의 여정은 '빈곤은 나와 세계의 수치이다'며 엠마우스 공동체를 창설한 프랑스 아베 피에르 신부에 견줘 손색이 없습니다. 가난한 이웃의 동반자로 평생을 살다 가신 고인은 광주공동체의 자부심입니다.


살아서 사람의 거름이 되고, 죽어서는 나무의 거름이 되겠다는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는 사랑의 식당 한쪽 나무 아래에 뿌려졌습니다. 
아낌없이 주고 간 고인의 발자취를 기리며, 단 한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광주공동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