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제도는 고려시대에 도입되어 이후 조선왕조 5백년간 공위공직자를 선발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로 운영되어왔던 제도입니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관장 김원석)은 이런 과거제도를 소개하는
『1798년 광주의 과거시험』전시 회를 10월8일부터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합니다.
▲ 과거시험 19세기에 제작된 <평생도>에 실린 그림(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번 전시는 광주역사에서 오랫동안 잊혀져왔던 한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1798년 정조임금은 혼탁한 공직자선발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수많은 충신과 문인을 배출한
호남지역의 인재발굴을 위해 전라도 유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거시험을 광주에서 실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해 4월 광주객사 (옛 무등극장 일대) 앞뜰에 유생들이 모여
사흘간 시험을 치르게 되고, 이를 통해 최종합격자 53명이 선발됩니다.
그중 일부는 사실상 문과급제와 다름없는 영예를 차지하는 등 각종 특전을 입게 됐습니다.
이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꾸며진 이번 전시는 총4부로 나눠
2백년 전 광주역사 속으로 관람자들의 손을 이끌게 합니다.
제1부 "과거시험" 에서는 조선시대 수헙생들의 일상과 시험 진행과정을 소개합니다.
당시 과거 응시생이라면 잠시라도 손에서 놓지 않았을 수험서들, 하루 3백자씩 암송해도 4년 반이 걸리는 사서오경의 암송을 위해 사용하던 <죽첨경서통>등이 소개됩니다. 또한 시험답안지인 시권 읽는 법, 매우 엄격한 절차로 진행된 채점고정도풍부한 관련 자료를 통해 보여줍니다.
▲ 죽첨경서통 과거시험 때 사서오경의 내용을 암송하는 과목인 배강의 연습을 위해 사용하던 용품
. 종이통 안의 사서오경의 구절을 적은 대나무 가지(죽첨)를 뽑은 사람은 그 구절의 내용 전부를 암송했다(광주시립민속박물관 소장).
제2부 "1798년 광주"에서는 이 해 광주에서 실시한 과거시험의 전모를 소상하게 담았습니다. 당시 장원급제를 한 고정봉(1743~1822)의 답안지를 통해 시험문제의 출제유형과 답안내용을 소개합니다. 또한 이 시험을 통과한 53명의 명단인 <어고방목>도 전시장 전면에 가득 펼쳐 보여줍니다. 길이가 28m에 달하는 이 합격자 명부는 국네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워낙 긴 방목이라 전시도록 제작을 위해 수 십장으로 나눠 촬영을 한 뒤 다시 합성하는 과정을 거치고서야 온전한 전체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을 정도입니다.
▲ 어고방목
1798년 정조임금의 특명으로 지금은 사라진 광주객사인 광산관(옛 무등극장 일대)에서 실시한 과거시험 당시 합격자 53명의 명단을 수록한 문서로 그 길이가 28m에 이른다. 사진은 그 일부(광주시립민속박물관 소장).
제3부 "벼슬길과 삶"에서는 당시 시험을 통해 벼슬길에 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여기서는 1798년 과거시험 합격자들의 뒷얘기뿐 아니라 1567년 당시 광주목사 최응룡이 문과급제 동기생들과 모여 충장로2가 옛 광주우체국 자리에 있던 '희경루'란 누각에 올라 개최한 연회의 모습을 담은 그림은 <희경루 방희도>(98.5×76.5cm),희재 박광옥의 후손인 박종언이 1754년 급제직후 받은 길이 2m의 어사화(종이꽃)도 선보입니다.
▲ 어사화 임금이 과거급제자에게 내린 종이꽃. 사진은 1754년 광주의 선비 박종언이 문과급제 후에 하사받은 것이다.(후손 소장, 길이 1.9m
제4부 "쇠락해가는 과거제"에서는 지금껏 살펴본 역사를 마무리 짓는 시간입니다. 대리응시, 위장전입, 입시전문학원, 유명 입시 강사 등은 오늘날 우리의 입시풍속도뿐 아니라 조선후기에도 성행했던 풍조였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평생 과거준비에 몰두했음에도 끝내 조선왕조 1만5천명의 문과급제자 명단에 오르지 못한 어느 수험생 부부의 설움, 신분의 장벽에 막혀 과거응시자격을 얻지 못했으나 스스로 사회적 성취를 위해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등 과거제의 그늘에 묻혀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려줍니다.
한편 이번 전시회의 개막에 맞춰 박물관은 전시도록 외에 1798년 시험에서
장원급제한 고정봉의 후손들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 120점을 소개하는
자료집『광주 이장동 장흥고씨 고문서』도 함께 발간합니다.
이 자료집은 이번 전시회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광주역사의 숨은 콘텐츠를 발굴,
수집하려는 박물관의 또 다른 노력이 낳은 결실입니다.
▲ 삼일유가 거급제자가 임금으로 받은 종이꽃인 어사화를 꽂고 3일 동안 거리를
활보하던 모습을 묘사한 그림(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번 전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광주역사의 숨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과거시험에 평소 품었던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시를 준비한 광주민속박물관 측은
"우리 사회가 출신가문이나 혈통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에 따라 사회적 성취를 평가하는
전통을 만든 데에는 과거제의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전시가 매일 시험 속에 사는 학생들에게 그 시험의 기원과 변천과정을
알려주는 기회일 뿐 아니라 광주의 감춰진 역사를 알고 싶어 하는
일반시민들에게도 풍부한 지적 탐험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0월 8일 목요일 오후 3시 박물관 기획전시실 앞 개막행사로 시작되는 이번 전시회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전시유물 80여점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관직의 오르내림을 보드게임 형태로 만든 승경도 놀이도 체험할 수 있으므로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
자세한 문의는 광주시립민속박물관 062 - 613 - 5361에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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