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추억 속의‘뽕뽕다리’
<1967년 뽕뽕 다리의 모습><징검다리로 변한 현재의 모습>
<징검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 하겠다>
‘뽕뽕다리’라는 이름부터가 너무 정겹다. 구멍이 ‘뽕뽕’ 뚫렸다해서 뽕뽕다리. ‘철제다리’나 ‘철판다리’도 아니고 ‘뽕뽕다리’라는 이름을 지은 이들의 감성도 재미있다.
양3동 발산부락과 (주)전남방직을 잇던 이 다리. 지금은 추억으로만 남아있지 찾을 수가 없다. 사실 이 다리의 재료(?)가 됐던 공사장 발판도 요즘은 보기가 어렵지 않은가. 과거엔 건축 공사장에서 모래나 벽돌을 지고 오르내리기 위해서 설치하는 임시계단을 바로 이 구멍 뽕뽕 뚫린 철재로 만들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공사현장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마당이니 이런 건 구경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뽕뽕다리는 산업역군으로 이 나라 경제부흥의 한 축을 담당하던 전남방직 공원(工員)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아마도 공장이 활발해지면서 공원들이 늘어났고, 그 늘어난 공원들은 광주천 건너 발산부락에 많이 살았나보다.
1967년에 찍었다는 위 사진에 나오는 주인공들도 모두 전남방직에 근무하던 여공들이 아니었을까? 미니스커트에 양산으로 한껏 치장하고 그 길을 건넜을 산업역군, 언니 누나들에게 이 뽕뽕다리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그나마 편하게 건널 수 있는 고마운 다리? 삐거덕거리고 뾰족구두 뒷축이 빠지는 불편함? 또 비로 불어난 이 다리를 건너다 고무신이라도 잃어버렸을 철수에게, 변변히 내를 건널 수조차 없던 발산마을 주민들에겐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자료사진은 1967년에 찍혔다. 그로부터 4년전 생긴 서림교회 첨탑과 주변 자연마을들도 보인다. 둑이 낮아 냇가와 가까운 모습이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 뽕뽕다리가 언제 없어졌는지는 정확히 아는 이가 없다. 다리는 없어졌지만 지금도 발산부락과 전남방직쪽 마을 사이에 교통의 필요성은 있나보다. 지금은 돌로 된 징검다리가 놓여 있으니…….
뽕뽕다리는 이제 없다. 그러나 뽕뽕다리가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깊이 박힌 광주의 ‘명물’이었음은 분명하다.
김옥렬<전대신문편집위원>
** 많은 영화에서 '다리'는 사랑을 이어지는 '메신저'로 등장합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광주의 무지개다리.. 과거에 이 뽕뽕다리는 어떠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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