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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정보

5.18 광주 묘역에서 느끼는 고요한 함성- 광주랑

5.18 광주 묘역에서 느끼는 고요한 함성- 광주랑


5월. 아무 생각없이 입에서  흥얼거려지는 노래가 있다. 
봄 볕 내리는 날 뜨거운 바람 부는 날
붉은  꽃잎 져 흩어지고 꽃 향기 머무는 
묘비없는 죽음에 커다란 이름 드리오
여기 죽지 않은 목숨에 이 노래 드리오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이렇듯 봄이 가고 꽃피고 지도록
멀리 오월의 하늘 끝에 꽃바람 다하도록
해 기우는 분숫가에 스몄던 넋이 살아
앙천의 눈매 되뜨는 이 짙은 오월이여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부른 <5월의 노래> 다.




<518 묘역>

518묘역입구 합토지
<518묘역입구 합토지>

 5월이면 잠시라도 짬을 내어 망월동으로 달려가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다. 거의 모두는 강박에 못이겨 광주 언저리라도 밟고야 만다.
이를 두고 어떤이는 여태도 투쟁이냐고 타박도 한다. 그때면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말한다.

 “그곳은 민주의 성지야. 기독교에서 성지에는 왜 가니? 그곳에 묻힌 분들의 고통을 되새겨 스스로를 다스리고 주변과 화합하자는 거지.
...! 투쟁이 아닌 화합과 정화 아니겠니.”
그렇다. 5.18 묘역은 그런 곳이다.
 5.18민주화 운동은 우리시대의 영원한 아픔이다. 그러나 광주사람들은 아픔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희망으로 승화 시켰다. 

추모 기녑탑
<추모 기녑탑>

유영봉안소
<유영봉안소>

역사의 문
<역사의 문>

5.18은 갈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준다. 예전에는 투쟁의 노래가 있었다면 이제는 화합의 고요한 함성이 전해진다. 
묘역 맨 앞에 전국에서 가져온 흙을 다져 만든 합토지가 이를 보여준다.
 민주의 문을 들어서면 추념문과 참배광장,추모기념탑이 묘역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또 왼쪽에는 518추모관과 역사의 문이 나란히 서 있고, 오른쪽에는 유영봉안소가 있다.
먼저 추모관부터 돌아본다. 이 속에는 5.18 민주화운동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장이 들어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억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억압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힘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주먹밥과 김밥을 만들어 시민군들에게 나눠주는 시장 아주머니들, 부상을 당한 사람들을 위한 피가
 모자란다는 호소에 팔을 걷어 부치며 너도 나도 헌혈을 했던 시민들이 이 속에 있다.

추모관
<추모관>

추모관내 전시품
<추모관내 전시품>

추모관내 영령안치소
<추모관내 영령안치소-한줄기눈물>

추모관내 2층 전시장
<추모관내 2층 전시장-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추모관내 2층 전시관
<추모관내 2층 전시관>

 추모관을 나와 추모기념비 앞에 섰다. 당간지주를 닮은 높은 탑이 파란하늘아래 무념하게 쏫아있다. 탑 중간에는 손을 모아 쥔 형상이고, 사이에 들어있는 계란모양의 구조물은 부활을 뜻한다는 설명이 들린다. 
추모탑 뒤가 묘역이다. 누군지 모를 묘비 앞에 섰다. 묘비마다 하얀 장미꽃들이 있다. 갑자기 5.18을 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생각난다. 그 아프고 처절한 상황묘사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누워있는 518 희생자들의 진정한 마음은 표현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저 군인들과 맞서기 위해 무장한 것이 아님을, 무장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파하는 사람들을 도우려고 나섰던 것임을... 그래서 다 함께 위로하고 함께 슬퍼해야 한다는 것을... 때문에 단순한 혁명적 사건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이라 일컬을 수 있다는 것을...

518 묘역
<518 묘역>

518묘역
<518묘역>

 5.18 묘역을 가기 위해 검색해본 인터넷에서 누구의 글인지를 몰라도 가슴가득 당시를 느끼게 하는 글이 있어 옮겨본다.

금남로 햇살이 따사로운 5월의 어느날 오후 
소년은 얼룩달룩한 군복차림에 빛나는 착검을 하고 
보부도 당당하게 위협적으로 행진하는 
낯선 방문객을 호기심과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다 보았다. 

육중한 군용트럭에서 뛰어내려 대오를 정렬하고 
천천히 전진하는 대열을 옆에서 따라간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갑작스레 날아드는 곤봉세례로 
너는 신음 소리도 내지 못한체 낯익은 도로에 피를 흘려야 했다. 


네 죽음을 보듬고 광주의 밤은 목놓아 울 수도 없었다. 
죽어서 한결 가비여운 네 영혼은 
오히려 죽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소리 높이 울었다. 

단 몇 일의 항쟁을 끝으로 너를 겨눈 총부리 앞에 
네 이웃 모두가 무릎을 꿀었던 그 날 
인류의 양심에서 흐를 것인가, 

내던진 네 죽음은  
죽음에 떠는 동포의 치욕으로 역(逆)으로 싹튼 것일까, 
싹은 비정(非情)의 수목들에서보다 
치욕의 푸른 멍으로부터 
자유를 찾는 네 뜨거운 핏속에서 움튼다.            
                             “

김대중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김대중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기념 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