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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라 광주/소식

[광주FC서포터즈 '빛고을'] 심장이 뛰는 한 광주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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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K리그 6라운드 경기. 이번에는 전주 원정이다. 나름대로 호남지역 팀들 간의 경기라서 팬들의 관심도 높았고, 날씨 또한 화창해서 경기장에 사람도 많았다. 또한, 상주전의 경기력을 보고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과연 전북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매우 컸다. 어쨌거나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서 이렇게 화창하고 놀러가기 좋은날 광주 팬들은 단체로 전주성을 찾았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페널티킥 찬스였다. 그리고 개막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김동섭 선수가 키커로 등장했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에서 전북과 광주는 차이가 많이 나는 팀이지만, 공은 둥글기 때문에 이 찬스를 골로 연결시킨다면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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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섭 선수의 페널티킥 실축 장면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동섭은 이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광주는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날려버린 것이다. 그러나 김동섭을 탓하기 보다는 염동균의 선방을 더 칭찬했어야 하는 장면이었다. 어쨌거나 광주는 페널티킥 실패를 잊어버리고 새롭게 경기에 집중해야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한 골을 아깝게 놓쳤다는 이유로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너무 공격 일변도의 플레이를 전개했다. 또한, 그로 인하여 제대로 된 수비를 하지 못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김동섭 선수의 페널티킥 실축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선수가 하나가 되어 한 골을 넣어버리겠다는 생각으로 그러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서 그러한 철없는 플레이는 상대팀 공격수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더라도 바로 원래대로 돌아와 냉정하고 차분한 경기 운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직 경험이 부족한 우리 선수들에게는 그러한 것이 쉽지 만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그 실축이후로 분위기는 전북쪽으로 급격하게 쏠렸고, 전북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수비진의 좌우측을 자유롭게 공략했다. 솔직히 객관적인 시각에서 생각해보면, 그들이 우리를 자유롭게 공략했다는 말보다는, 우리가 철저하게 그들에게 농락당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특히 우리팀의 왼쪽 윙백 뒷공간을 적절하게 노렸던 것 같다.

아무튼 공격 위주의 경기전개를 했던 우리 팀의 수비진들은 전북의 집요한 좌우측 날개의 공격에 당황하여 우왕좌왕하고 말았다. 특히, 상대팀의 오른쪽 날개인 이승현 선수의 플레이가 아주 매서웠다. 강원전 0:5 대패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그와 비슷한 패턴으로, 그 날의 아픔이 재현될 것만 같았다.

안 좋은 예감은 항상 무섭게도 들어맞는 경우가 많은데, 아쉽게도 이 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전반 17분 김지웅의 골을 시작으로, 광주는 전반에만 내리 다섯 골을 실점했다. 강원전은 그래도 전·후반 통틀어서 0:5였는데, 전반에만 0:5라니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응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힘이 빠질만했다. 게다가 필자는 전북의 몇몇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화가 나기까지 했다.

특히 전반전에 보여준 이승기와 이승현의 몸싸움 장면은 필자의 화를 극도로 치닫게 했다. 중계에는 잡히지 않았겠지만, 공과 아무런 상관도 없고 가만히 서있는 이승기 선수에게 자꾸 머리를 들이대며 도발하는 듯한 모습의 이승현을 보며 필자는 잡고 있던 깃발로 창던지기를 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게다가 심판이 주의를 줘도 아랑곳 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리 선수들이 어려서 만만하게 보는듯한, 아니면 한 번 떠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행동은 선배선수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에는 조재진 선수의 은퇴식이 있었다. 비록 우리선수는 아니었지만, 과거 상무시절에 잠시나마 광주에서 뛰었던 선수라서 전혀 다른 팀의 선수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솔직히 같은 남자지만 조재진 선수는 너무나 멋있었다. 또한, 비록 조재진이 전북에서 오래 뛴 선수는 아니었을지라도, 구단 차원에서 저런 행사를 마련해 준다는 것은 꽤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부디 우리 광주FC도 언젠가는 구단차원에서 저러한 은퇴식을 해줄 만한 멋진 선수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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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의 검은 비디치' 유종현 선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광주는 ‘광주의 검은 비디치’ 유종현 선수와, ‘광주의 말디니’ 허재원 선수를 투입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필자는 항상 유종현 선수를 광주의 붙박이 수비수 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 날도 유종현 선수는 그러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그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에서 압도적인 전북이 훨씬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기는 했지만, 유종현 선수는 탁월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전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특히 그 육중한 몸으로 슬라이딩 태클을 하며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결국 전반은 0:5의 대패를 당했지만, 후반전만 놓고 본다면 나름대로 1:1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필자는 그러한 결과의 중심에 유종현 선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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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파울로의 골 장면

 

또한 후반 막판에는 주앙 파울로 선수의 한국무대 첫 골을 볼 수 있었다. 워낙 완벽한 찬스를 잡아서 손쉽게 골을 성공시키기는 했지만, 그의 골은 한 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국무대를 밟았지만 아직까지 첫 골이 터지지 않아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그 누구도 파울로의 심정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첫 골을 넣었으니, 이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그가 앞으로 어떤 사고를 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전북전에서 후반전에 교체투입된 주앙 파울로는 골 외에도 날카로운 돌파를 몇 번 더 보여주었다. 그가 마음의 상처를 깨끗하게 씻어버리고 첫 골과 동시에 자신감까지 회복한다면 앞으로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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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내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김은선 선수


전·후반 경기를 전반적으로 놓고 봤을 때, 이 경기의 우리 팀 MVP는 김은선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팀이 대패한 마당에 그런 것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플레이만 놓고 봤을 때, 이날 김은선 선수의 활약은 상당히 괜찮았다.

평소에 비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움직임을 보였고, 그의 발에서 시작된 전방 침투패스도 상당히 날카로웠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그의 몸 상태가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분명히 광주에게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제 당근 다 물려줬으니, 우리 선수들에게 채찍질을 해보자. 사실 우리선수들이 원정까지가서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참 우위에 있는 전북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단지, 질 때 지더라도 광주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광주 선수들은 그러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전반전은 그러한 모습이 더욱 심했다. 그까짓 페널티킥 넣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충분히 못 넣을 수도 있다. 페널티킥 실축은 그렇게도 공 잘 찬다는 호날두나 메시, 킥의 달인 베컴도 한다. 즉, 인간인 이상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단, 페널티킥 실축 이후의 자세에서 우리 선수들은 확실히 신인의 티를 벗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실점을 한 것도 아닌데, 우리 선수들은 마치 실점을 한 것처럼 우왕좌왕했다. 사실 실점을 하더라도 냉정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어야 하는데 그 페널티킥 실축 하나에 우리 선수들은 주도권을 완벽하게 전북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그리고 그러한 광주의 플레이로 인하여, 아니 그러한 광주의 태도로 인하여 전북은 시즌 초반 부진했던 분위기 반전에 확실히 성공하며 막강 화력을 뽐냈다. 실점이 하나하나 늘어갈수록 광주 선수들의 무기력함은 더욱 더 극에 달했다.

  물론,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을 때 그라운드의 선수들은 힘이 쭉쭉 빠질 것이고 두 다리가 천 근 만 근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더 강하고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어야 진정한 프로이다. 진정한 프로선수라면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경기를 보면서 분하고 화가 났던 것은 우리 선수들이 큰 점수 차로 대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우왕좌왕했으며, 전혀 광주답지 못하게 시종일관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0:10으로 지더라도 그라운드 내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었더라면, 전혀 화가 나거나 섭섭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2년의 안정환을 생각해보자. 대한민국 최고의 테크니션인 안정환이지만, 그 역시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페널티킥 실축을 범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모습을 보면, 그는 충분히 태극마크를 달고도 남을 자격이 있는 선수였다. 자신의 실축을 만회하기 위해서 그는 그 무거운 부담감을 지고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몇 발이라도 더 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그는 자신의 페널티킥 실축을 완벽하게 만회했고, 지금도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은 대한민국의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다시 우리선수들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앞에서도 말했듯이 확실히 전북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두 다리가 으스러지도록 뛰었고,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쓰러졌던 상주전의 모습을 이 경기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상주전은 결과로만 놓고 보자면 0:0의 아쉬운 경기였지만, 내용면에 있어서는 확실히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준 경기였다. 심지어 역전승의 짜릿한 감동을 준 개막전보다도 멋진 경기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그 많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다 놓쳐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뛰는 한 광주답게’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부디 앞으로는 우리 선수들이 자포자기하고 주눅 들어버리는 보기 싫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선수들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충분히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출발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번 주 수요일에는 다시 홈에서 전남과의 컵대회가 이어진다. 부디 이번 경기에서는 전북전의 모습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선수들은 이러한 실패를 통해서 새롭게 배우고 성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나간 경기의 결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깨를 펴고 당당해져야 한다. 단, 오늘의 아픔을 절대로 잊지 말고 미래를 위한 초석으로 삼아보자. 광주FC의 주작들이여, 날개를 펴고 새롭게 날아올라보자!!! 그대들의 뒤에는 언제나 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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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의 전사들이여 어깨를 펴라!



[출처] 광주FC 서포터즈 '빛고을' - '심장이 뛰는 한 광주답게!  

           -광주FC 서포터 정시내(사진), 광주FC 명예기자 박양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