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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문화와 예술

[광주문화] 바쁜 일상에 잊고 있던 아름다운 세계를 느끼다.




823일 일요일 24절기 중 처서다.


어느새 여름이 저만큼 물러가고 피부 결에 부딪치는 바람이 가을을 불러오는 듯하는

산들 산들 부는 바람을 타고 가을 마중의 손짓을 미리 해 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2층 제 3-4 전시실 꿈꾸는 당신전을 다녀왔다.

821일을 시작으로 오는 1025일까지 전시한다.




꿈꾸는 당신전은 예술의 꿈을 간직하고 평생 작업에 천착해 온 중견작가들의

원숙한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전시회다.

전시 제목인 꿈꾸는 당신원로시인 마종기 시에서 차용하였다고 한다

 


작품을 감상하기 앞서

마종기 시인의 꿈꾸는 당신을 마음으로 새기면서 천천히 읽어 보자.

 

 

 

 

 

 

 

 

 

남도의 가을 서정을 보여주는 김병모·이장한(회화)

 

꿈꾸는 당신               


-마종기 -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꽃에서 인생의 의미를 탐구하는 이정주·최 향(회화)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김해성(회화)

 

 

 순수조형과 색의 세계를 탐구하는 박은수·서병옥(회화)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김해성(회화)


남도의 갯벌을 보여주는 조대연(사진)

 

 

 

 

 


 

 

 


  남도의 흙과 돌에서 우주를 발견하는 김치준(도예) 등이

   꿈꾸는 당신으로 은유되어 원숙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참고로 시립미술관은 92일부터 1-2 전시실과 어린이 갤러리에서 북유럽미술전

개막을 앞두고 전시 교제 준비 중에 있어 8월 말일까지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미술의 다양한 장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화풍이 유행처럼 밀려온다.

꿈꾸는 당신 전을 관람하는 동안 새로운 화풍이 밀려오지만 변하지 않는 가치를 고수하며 붓을 놓지 않는

우리지역 중견작가들 작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