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려라 광주/청년만남

[대인시장] 1,000원 밥상, 해뜨는 식당

 

 

▲대인시장에서 1,000원 밥상으로 유명한 해뜨는 식당 

 

 안녕하세요, 광주광역시 공식 블로그 광주랑의 블로그지기입니다. 광주U대회 이후 젊은이들의 문화와 기성세대의 문화가 융합되면서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활성화를 띄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청년들과 시장 상인들이 연합한 대인야시장이 특히 유명세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대인야시장이 아닌, 대인시장 속에 녹아있는 우리 삶의 한 단면을 보여드리며 이 페이지를 채워갈까합니다. 여러분도 간혹 TV등에서 본 적이 있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던적이 있으시겠지만 대인시장에서 별장보다 더 유명했던 것은 바로 1,000원 백반집, 해뜨는 식당이었습니다.

 1,000원짜리 백반이라니…. 이 1,000원 백반의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0년 8월에 시작됩니다.

 부잣집 딸로 태어나고 자라난 김선자 할머니는 남편과 큰 사업을 하다 부도가 난데에 이어, 남편과의 사별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이후 시장에서 겨우 자리를 잡은 김선자 할머니. 하지만 그도 잠시였습니다. 대인시장에 날이 갈수록 사람이 줄어 시장 상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것이죠.

 이러한 위기중 김선자 할머니는 1,000원밥상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게 됩니다. 밥 한공기에 된장국, 나물, 김치로 된 백반을 딱 1,000원반 받기로 한 것이죠. 공짜밥이라고 하면 어려운 이웃들이 부끄러워할지도 모르니 내 돈 내고 떳떳하게 먹겠다는 사람들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밥값이 1,000원이었다고 합니다.

 음식의 재료값을 충당하기에는 버거운 금액이었지만, 하루에 최대 100명의 사람들에게 팔았다고 합니다. 손님중에는 간혹 5,000원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지 않고 가시는 분도 계셨고, 익명으로 5만원짜리를 두고 가시는 분들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달에 적자는 200만원을 넘어가는 날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1,000원밥상을 파는 해뜨는 식당의 김선자할머니는 2012년 5월, 대장암 말기진단을 받고 입원하게 됩니다. 수술과 항암치료도 받았지만 암세포는 이미 김선자할머니의 몸 속 이곳 저곳에 퍼져 있었습니다. 2013년 5월, 문이 닫혀있던 해뜨는 식당은 1년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됩니다. 김선자할머니의 뜻이 꺾이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던 대인시장 상인들이 대신 식당을 운영하기로 한 것인데요, 김선자 할머니는 올 해 3월 별세하셨지만, 장례기간에도 해뜨는 식당은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해뜨는 식당을 찾아가면 정겨운 말투로 인사를 건네는 분들이 있습니다. 매일 식당 일을 자신의 일처럼 도맡아 하는 3~4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바로 그 분들이신데요, 고(故)김선자 할머니의 뒤를 이어 해뜨는 식당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곳이 대인시장 상인회이다 보니, 대인시장의 상인회장인 홍정희 회장님은 날마다 해 뜨는 식당으로 출근해 1,000원 이상의 행복을 전한다고 해요.

 홍정희 회장님의 말씀처럼, '해뜨는 식당은 말 그대로 해가 뜨면 이곳으로 먼저 출근을 하고, 여기 시장상인에서부터 다양한 분들이 봉사를 해주시는데, 특히 대인시장 상인들이 정말 열심히 봉사활동을 한다.' 고 합니다. 그만큼 자신의 일처럼 자신의 가게가 있는 대인시장의 해뜨는 식당의 모든 일을 돌보신다고 합니다.

 

 또한 고향집 어머니가 해 주시는 손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대한민국 광주에 1,000원 밥상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재미교포, 십시일반 쌀을 모아 보내주시는 분들, 힘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들은 물론, 지금도 행복한 나눔과 따듯한 기부의 꼬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에도 전통시장이나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정겨움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시장에는 그들만의 따뜻한 정과, 타지인을 반기는 눈길, 그리고 서로가 하나가 되어 서로의 가게를 봐주기도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앞으로도 1,000원시장이 고 {故}김선자 할머니의 뜻을 이어 계속해서 문을 열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백반 한 그릇과 다정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식당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대인시장에는 젊은이들의 문화가 스며든 별장도 있지만, 이렇게 우리 고장민들의 따뜻한 정으로 응집된 1,000원 백반, 해뜨는 식당도 있답니다.

 1,000원식당인 해뜨는 식당 역시 우리에게 없어져서는 안될 하나의 문화로, 하나의 정신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해뜨는 식당에서 1,000원 백반을 먹고 있는 손님들. 빈 자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항상 사람이 많이 드나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