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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유원지

어등산은 빛고을 뒷동산 여름엔 덥고 햇볕이 싫어서 산행을 기피했었다. 그런데 늦더위가 꺾이고 가을이 완연하니 새벽부터 발이 근질거린다. 운동 삼아 다니던 어등산에 가고 싶어서다. 혼자 가기가 머쓱해서 아내에게 함께 가기를 청하니 선약이 있다하고, 좀 컸다고 웬만해선 동행을 꺼리는 큰애들은 말도 못 붙이게 한다. 그래서 초콜릿 사준다며 막내 초딩을 꼬드겼다. 초콜릿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아이라 ㅋㅋㅋ 좀 망설이더니, 내가 초콜릿! 하고 억양을 높이자 못이기는 척 따라나선다. 사실 가벼운 차림으로 등산할 수 있는 산은 광주에서 어등산이 으뜸이다. 그리고 완전 동네 분위기라 산을 오르는 사람끼리 대화도 쉽고 자연스럽다. 예비군 훈련 코스로 처음 올랐던 이 산을 나는 운동 삼아서 자주 오른다. 도심에서 가깝고 경사가 완만하여 길어야.. 더보기
추억을 만드는 공원 -송산유원지 섬진강변도 좋고 순천 생태 숲도 좋지만 요즘처럼 기름 값이 오르면 장거리 여행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보채는 아이들을 달래볼 괜찮은 유원지 한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사실 광주에서 유원지라는 말을 달고 있는 공원은 지산유원지하고 송산유원지 뿐이다. 지산유원지가 장년층의 추억어린 과거형 공간 이라면 송산유원지는 아이들과 젊음들이 추억을 만드는 현재진행형 공간이다. 어등산 끝자락에 위치한 송산유원지는 황룡강이 낳은 훌륭한 생태 공원이다. 강 중앙의 섬을 중심으로 산수가 어우러진 이 공원은 툭 트인 들판을 끼고 있어서 한가로움과 편안한 자연의 맛을 더욱 만끽할 수 있다. 나룻배를 타고 건너며 오리 배를 탈수 있는 이곳은 어린이와 함께한 가족이라면 더없이 좋은 장소다. 섬에 조성된 생태연못에는 연꽃과 꽃창포, 부.. 더보기
황룡 강변에 핀 꽃 아빠 나 늦었어~ 빨리~~ 보문고에 다니는 딸아이가 건네는 아침 인사다. 새벽에 딸아이를 등교시키는 까닭에 매일 늦잠 자는 딸아이가 성미 급하게 나를 보체고 보는 아침 인사다. 그런 아이를 태우고 집을 나서면 어김없이 황룡강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강변에서 아내와 사랑을 키웠고 지금 사랑의 열매를 싣고 아내와 걸었던 그 길을 지나는 것이다. 그때는 강변에 동리 사람들이 밭을 일구고 작물을 키웠는데, 요 몇 년 전부터는 밭농사를 짓지 않는다. 그래서 강변이 숲이 무성한 습지가 되었다. 한여름 장마 비가 몰아칠 때면 누런 황토 빛 강물이 삼킬 듯이 흘렀었다. 그 바람에 우산을 쓰고 물 구경을 퍽이나 다녔다. 이렇게 누런 용처럼 흘러서 황룡강이라 이름 했을 것이다. 그 강변이 지금은 습지로 변해서 진초록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