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임마, 너는 나무들이 공해병 걸렸냐!’
고1 미술 시간에 교정의 나무들을 보며 풍경화를 그리는 내 그림을 보시고, 담임이던 미술 선생님이 내게 하신 관심어린 책망이다.
딸아이가 그리는 그림을 보거나 작가들의 전시 작품을 볼 때마다 아픔으로 스치는 이 말은 회랑에서 작품 세계를 이해하려는 나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학창시절엔 시험 준비 한답시고 본적도 없는 작품을 제목하고 작가 이름만 암송하느라고 밤잠도 설쳐댔었다.
그래서 지금도 경험적 감상과 감흥은 없고 그저 메마른 지식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서 화가나 조각가의 삶이나 정신세계를 느껴 보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이런 강박은 밥술에 밀려 예술을 경홀히 해온 우리세대의 결핍증 일 것이다.
그 품격이 세계수준인 문화예술 민족임에도 서민의 위치에서 문화나 예술이란 단어가 아직도 거리감 있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예술이 일상의 삶속에 녹아 있기 보다는 특별히 시간을 내고 비용을 들여 정해진 공간을 찾아가야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문화수도! 예술을 모토로 하는 광주도 아직 비엔날레와 같은 문화 행사가 예술 도시 위상을 나타내는 중요 포인트다.
물론 광주천 교량들의 다양한 변화나 신도로 가로등 등에 미적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일상 속에서 작품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일반시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자미갤러리란 작은 공간이 이러한 광주의 목마름을 채우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회랑은 북구청이 향토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고자 퇴폐중심의 홍등가였던 구 삼일로 길을 건전한 공간으로 유도하면서, 상가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기 위해 2002년 지은 향토 문화센터 1층에 자리하고 있다.
물론 시내 거대 백화점이나 더러는 박물관에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기도 하지만 연중 상시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또 예술적 소양이 있는 개인이별 부담없이 작품전을 열수 있는 회랑은 자미갤러리가 유일 하다고 생각한다.
자미갤러리의 특징은 전시 공간은 작지만 전시되는 작품 세계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여러 계층의 작가들이 수시로 작품들을 전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람객 입장에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여러 작품 세계를 만나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점이다.
특이나 젊은 학생들이 모여드는 전대후문과 가깝고 북구청의 청년문화의 거리 조성 계획과 맞물려 있어, 후학들이 꿈과 낭만을 키울 수 있는 정열의 공간이기도 하다.
북구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문화의 거리조성 사업의 작은 부분에 위치한 이 열린 예술 공간은 기성세대의 잃어버린 꿈과 예술에 대한 메마름을 채우고, 커나는 세대의 이상이 영그는 풍요한 곳이 될 것이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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