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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려라 광주

곡우, 곡물들이 잠을 깨는 날

 

 

 

 

 

 

요즘 기온이 점점 올라가면서 봄의 끝자락이 다가오고 있네요. 알록달록 봄꽃들이 우리 곁에 남아있지만 봄의 시작을 알려준 벚꽃은 벚꽃엔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벚꽃이 떨어지는 걸 보니 봄이 지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봄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으니 다음 주가 벌써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네요! 봄의 반이 지나감을 알려주는 절기, 곡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곡우의 정의

 

곡우는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로 곡우는 본격적인 농사철의 시작을 알리는 날입니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입니다. 곡우는 청명과 입하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경으로, 양력 420일 무렵에 해당합니다. 곡우에 비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는 속담처럼 곡우 때 비가 오지 않으면 그 해 농사를 망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속담 외에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가 좋지 않다.’, ‘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곡우와 농사가 관련된 다양한 속담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곡우는 농사와 관련이 있는 날이기 때문에 예전이나 지금이나 농부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그래서인지, 곡우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속신 가운데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지역 별 속신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경북지역에서는 이 날 부정한 것을 보지 않고 대문에 들어가기 전에 불을 놓아 잡귀를 몰아낸 다음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날은 부부의 동침을 꺼리는데, 이는 땅의 신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만든다고 믿었으며 곡우에 무명을 갈거나 물을 맞아 여름철 더위를 물러나게 했다고 합니다. 또 곡우날 목화씨를 뿌리며, 파종하는 종자의 명이 질기라고 찰밥을 해서 먹었으며 새를 쫓는다고 동네 아이들이 몰려다니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김포에서는 곡우가 지나면 나물이 뻣뻣해지기 때문에 곡우 때 나물을 장만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경남 남해에서는 이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 해 시절이 좋지 않다고 믿었으며 인천 옹진에서는 이날 비가 오면 샘구멍이 막혀 가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곡우에 비가 많이 오면 그 해 농사가 좋고, 비가 적게 오면 가물어서 흉년이 든다고 하며, 전북 순창에서도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이런 소소한 행동을 조심하면서 이 날을 보내면 농사가 잘 든다 생각한 옛사람들에게서 풍년을 기원하는 소박한 농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곡우 날에는 속신 뿐 아니라 풍습도 있습니다. 곡우 물을 마시는 풍습입니다. 이 날은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로 물오른 나무의 수액을 받아 마시면 위장에 좋다고 해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에서는 깊은 산속으로 곡우 물을 마시러갑니다. 주로 자작나무나 산다래 도는 박달나무에 상처를 내어 그 물을 마셨습니다. 곡우가 지나면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몸에 좋은 약물이라 생각하여 이 시기에 즐겨 마셨습니다.

 

 

곡우 절기 음식

 

 

 

 

 

 

이 시기에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해서 충남까지 올라오므로 황해에서 조기가 많이 잡힙니다. 이때 잡힌 조기를 곡우사리라고 합니다. 이 조기는 아직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듭니다. 한식, 입하 때보다 곡우 때에 잡히는 고기가 알이 많이 들어 있고 맛이 좋습니다. 그래서 곡우사리 조기를 가장 으뜸으로 친다고 합니다.

 

 

조기의 효능

 

 

조기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A, D가 풍부하여 야맹증 예방과 피로회복에 좋습니다. 또 소화를 돕고 위장기능을 강화해주어 소화불량, 신경성 위장병에도 좋습니다. 철분, 칼슘도 풍부하여 어린이 성장발육에도 효과적이며 전립선을 강화시켜 소변배출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그에 따라 요로결석예방에 좋습니다. 체했거나 신경성 위장병 치료에도 좋다고 하니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건강식답습니다.^^

 

 

 

tip. 조기 먹을 때 주의점

조기의 따뜻한 성질 때문에 몸에 열이 많아 종기가 잘 생기고 얼굴이 붉은 사람이나 변비가 심한 사람은 조기를 먹는 것을 자제해야하며 열을 동반한 기침, 감기를 앓을 때는 조기를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하니 이 점 주의하셔서 조기를 드시기 바랍니다.

 

 

 

곡우사리라 불리는 조기! 조기는 밥도둑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일상 속에서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요. 곡우 무렵 가장 살이 오동통하고 맛있다고 하니 이번 주 주말은 조기 음식과 함께 즐거운 주말 보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