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누려라 광주/정보

[경수필] 매화나무 이야기(2014.3.10)-광주랑

 

 

<경수필>

매화나무 이야기 (2014.3.10.)

  꽃을 보기위해서는 매화요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매실나무라고 도 부른다. 자연의 봄 꽃 중에서 제일 먼저 핀다. 봄꽃 중에서 매화가 질 무렵에는 산수유 꽃이 피고 진달래 꽃으로 이어진다. 매화는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로부터 즐겨 쓰는 글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눈 속에서도 피어난다고 해서 설중매라고 하여 찬 눈 속에서 추위를 이기고 피어나는 매화는 추위에도 향기를 잃지 않는다고 했다.

  매화 꽃은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고 그 향기를 팔아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다는 아름다운 말이 있다. 다섯 장의 청결한 꽃잎으로 피었다가 지고 마는 모습이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과 흡사하여 옛 문헌에는 젊은 여인에 비유 되여 사군자의 한 소재이기도 하다. 이른 봄 다른 꽃보다 일찍 개화하고 그 결실인 열매는 5월이면 청매실로 따서 건강식품으로 많은 이용을 해왔던 열매로 그 부지런함에 더욱 사랑받는다.

  20여 년 전 이사온 단독주택 양지바른 담장 가장자리에 못 생긴 어린 묘목을 하나를 심었다. 그 때부터 매화나무는 한 가족이나 다름 아닌 식구가 되었다. 특별한 거름도 해주지 않았지만 해가 갈수록 굽어진 허리도 펴지고 잘 자라 어느 듯 꽃을 피기 시작하더니 작은 열매가 열리기 시작했다. 현재는 완연한 성목으로 성장 많은 양의 매실을 따다가 술도 담구고 장아찌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우리가족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생활에 일조를 했다. 그 것 뿐일까. 이른 봄이면 제 일 먼저 봄을 가져오는 봄 의 여신이 되어 집안 식구는 물론 찾아온 손님들에게 그 은은한 매화 향을 선사했다.

  강산이 바뀌어도 두 번 이상 바꿔져버린 세월 매화나무가 성목이 되면서 담장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 하여 벌목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담장이 넘어질망정 그럴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많은 가지치기로 성장을 늦춰 우리가족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가지치기를 할 때마다. 매실나무에게 안타까웠다. 주인 잘 못 만나. 마음대로 자라지 못하도록 가지를 잘라야 했었다. 그러나 불평한마디 않고 이른 봄이면 제일 먼저 새싹을 틔워 매화꽃을 개화시켜 그 특유한 매화 향을 선사했던 것이다. 나무야 미안하구나. 이제 20여일이면 너하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고 말았단다. 멀지 않는 곳 아파트로 이사를 가지만 같이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이집에 올 때는 함께 왔지만 떠날 때는 함께 갈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인생은 회자정리(會者定離)라 해서 만나는 날 떠날 날이 정해진다고 했지만 너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보다도 더 정들었던 것이다. 이집에 이사와 특이한 어려움은 없이 경사가 이어졌단다. 이렇게 우리가족은 수 십 여 년간 너에게 받고만 살았던 너의 덕목으로 건강한 몸으로 즐겁고 행복했던 생활이었단다. 올해도 너는 변함이 없이 아름다운 꽃을 피워 우리가족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우리가족은 특별히 해줄만한 것이 없구나. 따스한 봄볕에 빛나는 수많은 다섯 꽃 잎 사이사이가 행복이 가득해 보이는 너의 평온한 동화나라의 무대를 만들었다. 오늘도 많은 벌과 나비들을 모이게 하여 꽃의 향연으로 연주하게 해주는 나눔을 실천하는 자연의 위대함을 보이고 있구나, 고맙다.

  나무야 비록 우리가족은 떠나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연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한 가족으로 생활 했던 지난 이십여 년의 세월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우리가족은 떠난다. 올해는 유난히도 많은 꽃잎을 피워주었구나 새 주인 만나도 변함없이 꽃 대궐 만들어 드리고 풍성한 매실 주렁주렁 열리게 해 기쁘게 해 줄 것이라 믿는 다. 안녕! 

광주광역시 광주랑 블로그 기자단 최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