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제 41회 어버이날 기념식

"어르신이 행복하면 광주시민이 행복합니다"

제 41회 어버이날 기념식

  엄마와 종종 TV 앞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대게 가벼운 수다일 때가 많지만, 가끔 드라마에서 자식 사랑 못받고 한없이 베풀기만 하는 부모가 등장할 때마다 엄마는 이런 얘기를 한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하더라. 부모가 자식한테 사랑을 주면 자식은 부모한테 돌려주지 않고 자기 자식들한테 물려준다더라."
  이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조금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어버이날이 가까워지면서 각족 SNS에 부모님을 향한 자식들의 사랑, 혹은 늦은 후회 등을 담은 이야기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후회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매번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실상이다.

  어쩌면 어버이날은 매 년마다 제 어버이를 떠올리며 눈물도 흘리고, 웃음도 지을 줄 아는, 부모님을 위한 날이 아닐까 싶다. 하루 하루를 제 자식 에게 물려주는 내리 사랑을 잠깐 뒤로 하고 나에게 어떠한 대가없이 한없이 베풀기만 했던 내 부모님을 떠올리고, 감사히 여기며, 사랑을 느끼게 하는 아주 뜻깊은 날이다.

  이러한 어버이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전국적으로 기념식이 열렸다. 특히 빛고을 광주시에서는 빛고을노인건강센터 체육관에서 '제 41회 어버이날 기념식'을 주최하였다. 자식이 어버이를 위해 사랑을 전하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광주에서 살고 있는 모든 어버이, 모든 어르신들을 위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즐거움을 드리기 위한 특별한 행사였다.

빛고을 노인 건강 타운 앞. 나무와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작은 카메라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빛고을노인건강타운으로 향했다. 계절의 여왕이자 포근한 날씨를 자랑하는 5월의 이름이 무색하게 참으로 무더운 햇살에 바람 적은 날이었다. 아, 덥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해주시면서 더욱 빛을 발했던 행사가 되었다. 많은 어르신들이 자리를 채워주셨다. 그리고 그 분들의 가슴에는 붉은 꽃이 꽂혀있었다. 카네이션이었다.

제 41회 어버이날 기념식에 참여해주신 어르신들

아버님 가슴에 꽂혀있는 어여쁜 카네이션

제 41회 어버이날 기념식 전체 모습

  행사가 시작하기 전, 자리에 참석해주신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한 작은 정성이었다. 예쁜 색상의 어여쁜 카네이션이 모든 어르신들 가슴팍에 고이 꽂혀있었다. 꽃을 바라보며 묘한 미소가 지어졌다. 5월 8일의 카네이션은 어버이, 어르신들을 위한 자식들의 작은 성의와 정성이며, 또한 사랑이기도 하다. 어르신들 역시 카네이션을 바라보는 표정이 흐뭇해 보인다.

  행사장 무대의 좌측에는 커다랗게 '어르신이 행복하면 광주시민이 행복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참 좋은 말이다. 어르신들이 있기에 존재하는 광주이기에. 이렇게 광주의 어버이인 어르신들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 힘쓴 사람들을 위해 표창장을 수여하는 시간이 개식과 국민의례 과정을 거친 후에 마련되었다.

감사패를 받는 분들

수여식이 끝난 후 꽃다발 증정 시간

  광주의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한 분들을 위한 시상이 끝이 나고, 행정부 시장님, 시의회 의장님, 노인회 회장님의 기념사 및 축사가 이어졌다.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광주에는 약 14만 5천여명의 어르신이 계시며, 이분들을 돕는 것이 곧 국가와 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최고의 노인 복지라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취엽률 증가를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실제 기념식이 진행되었던 광주 빛고을노인건강센터는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시설과 의료 시설, 스포츠나 음악 등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마련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빛고을노인건강타운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http://www.bitown.or.kr/home/)

기념사를 하고 계신 행정부시장님

축사를 하시는 시의회 의장님

빛고을 노인 건강타운 곳곳에 설치된 게시판. 사회교육프로그램에 다양하게 있다.

  기념사와 축사를 끝으로 어버이날 기념식은 끝이 났으며, 식 후 행사로 광산구 노인 복지관의 더불어樂(락) 크로마하프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어라, 근데 식 도중에 내가 찍은 고운 한복을 입으신 분들이 어찌하여 무대에 오르지 아니하시고 돌아갈 채비를 하시지? 하고 의문을 품었다. 인터넷 검색 및 공지를 확인했을 때에도 3시부터 시작된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고운 한복을 단체로 입고 계신 어머님들은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고 계셨다.

식 전 공연이라 아쉽게도 보지 못한 공연단 어머님들

광산구 노인 복지관 더불어락 크로마하프단 공연

  아, 급하게 의자 위에 놓여있던 기념식 식순을 보니 본격적인 행사가 이루어지기 한 시간 전인 2시 경, 자리에 참석해주신 어르신들의 흥을 돋우기 위한 식 전 행사가 1시간 가량 이루어졌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난타공연, 하모니카 공연, 전통춤공연, 놀부전 연극 등 다양한 노인 복지관에서 오신 어르신들의 공연을 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본격적인 행사는 3시에 이루졌으므로 공지도 그에 맞춰 올라온 것이 분명하지만, 식 순에 공연을 고려한 공지도 이루어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식 후 행사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신 크로마하프단 어머님들의 공연이 정말 멋있었다. 크로마하프단 어머님들의 연주에 맞춰 무대 옆 덩실덩실 춤을 추던 어르신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행사장 안 에는 세월이 지나서도 즐겁게 사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가득했다. 그 자리를 참여해주신 모든 어르신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니, 문득 이런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께 작은 행복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광주시에서 어머님, 아버님들께 제공하는 약소한 선물이 아닐까 싶다.

기념식이 끝난 후, 모여서 국악을 연습하시던 어머님, 아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