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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문화와 예술

[광주광역시] 2011 현대미술인문학강좌 "공존과 상생"을 듣고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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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벚꽃이 그렇게 예쁘다는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 갔습니다^^
최찬규님의 포스팅에 나온 상록회관 벚꽃축제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다행이 벚꽃이 다 지지않고 잘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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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축제 중이여서 많은 사람들과 노점들이 길거리에 보였습니다.
따뜻한 날씨와 축제분위기에 저도 기분이 절로 좋아졌는데요.
제 목적은 아쉽게도 벚꽃축제가 아니라서 분위기만 전달받고 상록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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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날에 상록전시관으로 향한 이유는 바로 현대미술인문학강좌를 듣기위해서였는데요!
첫 강의를 듣고나서 벌써 한달이 지난거잇죠?

↓↓↓현대미술인문학강좌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으신분은 여길 참고해주세요.
[광주] 현대미술과 인문학강좌를 듣고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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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의는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이셨던 승효상 건축가의 '공전과 상생'이라는 내용으로 강의해주셨습니다.
이번에는 어떠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지 설레면서 들어간 상록전시관에는 역시 인문학강의에 관심있는 분들로 가득 찼습니다^^
인문학강의 인기가 너무 많아서 상로전시관에 인문학강의 들으러 오실 분들은 미리 일찍 오셔야되요ㅎ!


저도 얼른 들어가서 강의를 들었는데요^^
이번에도 빛창에 오시는 분들께 2011년 현대미술인문학강좌 '공전과 상생'강의 내용을 전달해드리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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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시에 초고층으로 솟은 건물 '마천루(摩天樓)'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서서 걷기를 원한다. 우리를 다른 동물과 구별하게 하는 이 직립의 의미는 중력의 순리를 거역한다는 것이다.

모든 만물은 땅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만유의 질서를 거스르면서 높은 곳에 도달하려고 하는 의지가 인류 역사의 시작이며 문명의 출발이었고, 그 결과의 기록이 기술의 발달사였다. 그러나 그러한 성취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는 항상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높이 짓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술적 여건이 부족한 시대에 그를 대체하게 만든게 일반 건축물을 작은 크기라 줄여서 만든 탑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찰의 마당 한가운데 서 있는 그 탑들은 거의 석재로 만들었지만 대개 다층의 목조구조 형식을 본 뜬 미니어처의 건물이며, 결국 이 탑은 고층건물임을 강변함으로써 그에 합당한 위엄의 지위를 받으려 한 것이다. 더구나 이 탑은 높이에 따라 비례적으로 크기를 달리 만들어 투시도법으로 더욱 높게 보이도록 만들었으니, 높이 오름에 대한 이 간절한 열망은 지역과 시대를 떠난 인류의 본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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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구의 마스터플랜이 우리 고유의 땅을 유린하기 시작

서구의 마스터플랜은 그래도 도시에 대한 목표가 있었고, 오랫동안 도시공동체를 건설해 온 전통과 사회구성에 대한 치열한 담론을 통해 잉태된 것이다. 그러나 철저히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야합해서 만든 우리의 신도시들은 이 마스터플랜을 전자의 보도처럼 여기며 맹종하여 이 땅을 개조한 결과였다. 신도시가 들어설 땅에는 고유한 수 많은 역사가 담겨있었건만 철저히 무시당해야 했다. 아니다. 기존의 흔적은 거추장스러웠으므로 지워져야 했다.

그런데 이 도시는 실패해야 함이 마땅하며 그 또한 한 번만으로도 충분히 족한데, 이런 신도시들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입주민들을 잠시 행복하게 하자 이 집단들은 전국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그것도 똑같은 방법으로 지어낸 이 도시들은 그래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할 수도 없다. 그야말로 사회공동체(civitas)는 없고 건물공동체(urbs)뿐인 괴집단이 온 국토를 유린하듯 점거한 것이다.

우리의 옛 도시들이 가진 땅의 논리가 서양인이 만든 다이어그램적 마스터플랜과는 사뭇 다름에도, 건축은 한갓 사고 파는 부동산으로 굳게 믿게 된 현대의 한국인에게 우리의 옛 도시와 건축은 버려야 하는 구악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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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노동을 뜻하는 건축(建築)이 아니라 가꾸어서 만드는 영조(營造)

21세기가 시작된 2000년, 베니스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는 전체 주제를 '미학보다 윤리를(Less Aesthetics, More Ethics)'으로 정하여 발표하였다. 나는 다소 놀라웠다. 서양 건축사에서 오랫동안 윤리라는 단어를 본 기억이 없기 떄문이었다. 윤리라는 것은 나와 남과의 관계에서 비롯하는 것일진대, 스스로의 존재방식이 주요한 목적인 서양건축에게 윤리는 생소할 수 밖에 없는 단어였다.

이는 오히려 우리 선조들에게는 필수의 법도였으니 우리 선조들은 건축을 할 때 먼저 땅과 건축 사이의 윤리를 따졌고, 건축과 건축의 윤리를 따졌으며, 건축과 살마 사잉에 존재하는 관계를 따졌다. 노동을 뜻하는 건축(建築)이 아니라 가꾸어서 만드는 영조(營造)라고 했으며, 집은 그냥 물리적으로 세우는 게 아니라 사유의 과정을 통과해서 짓는다고 했다. 그게 모든 건축술의 첫째 요강이었다. 그래서  우리의 건축은 자연과 조화하고 주변과 조화하며 인간과 조화하고 전체가 조화한 풍경을 그렸다. 그러나 조화보다는 언제나 지배와 복종을 강조한 서양건축이 드디어 새로운 시대에 즈음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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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중세 봉건적 도시의 틀. 중앙

마스터플랜으로 표현되는 서양식 현대도시는 다원적 민주주의의 도시와는 그 궤가 다르다. 도시의 주측이 있고 중앙로, 중앙공원, 중앙광장, 중심상업지역 등의 계급과 분류를 위한 단어가 난무하는 도시는 기본적으로 중세 봉건적 도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의 시야를 넓히면 세상에는 수없이 다양한 종류의 사회공동체를 갖는 도시가 존재하고 있음을 금세 알게된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 주변에도 즐비한데 바로 달동네라는 곳이 그러하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내가 즐겨 가곤 했던 서울의 금호동 달동네는 나에게는 건축의 보물창고였다. 비록 경제적 약자로서 질박한 삶을 사는 이들의 공동체지만, 그들은 모여 사는 법을 알았고 나누며 사는 지혜를 그대로 건축화하였다. 비탈진 지형은 그대로 공간화되어 기기묘묘한 건축형식을 낳았으며,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길들은 통행의 목적 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마당이 되어 떄로는 집회장으로, 때로는 놀이터로, 때로는 휴게소로 시시때떄로 변용되어 이들의 삶을 굳건히 묶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의 산비탈마다 있던 그런 동네는 재개발이라는 시대의 위선에 낱낱이 찢겨지고 그 자리엔 콘크리트 더미의 깡패 같은 건물들이 지리 틀어 앉아 부조화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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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터에 새겨진 무늬' 터무니

우리 말 '터무니'라는 단어는 직역하면 '터에 새겨진 무늬'라는 뜻이다. '터무니 없다'는 말은 근거 없고 이유가 없음을 뜻한다. 놀라운 의미다. 적어도 우리 선조가 가진 삶에 대한 생각은 근본적으로 땅에 새겨진 역사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터무니 없는 삶이란 땅과 무관한 삶이다.

1986년 독일 함부르크 근교의 하르부르그라는 곳의 작은 광장에 파시즘에 대한 저항을 기념하기 위해 요헨 게르츠라는 작가의 당선안으로 기념탑이 세워졌다. 사방 1m의 정사각형에 높이 12m의 단순한 형태로 설계되었지만, 그가 제시한 놀라운 개념은 1년마다 2m씩 땅 속으로 침하하여 종국에는 소멸되도록 이 탑을 계획한 것이었다. 기념탑이란 어떤 사건을 기억하도록 영구불편을 목적으로솟은 구축물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 탑은 사라지는 것이었다. 하루부르그 시민들은 이탑이 꺼져 들어가는동안 그 탑의 표면에 파시즘으로부터 받은 박해와 고통을 낙서로 기록하곤 했다. 모든 슬픈 기억들이 그 투박한 탑 위에 새겨지면서 그 고통들은 그들의 몸에서 떨어져 나와 땅 속으로 파묻히고 있었다. 정확히 6년 후인 1992년 이 탑은 완전히 땅 속으로 들어가 소멸하고 그 땅위에는 그 탑이 있었다는 기억만 남았다. 그리고 하르부르그 시민들은 화해하고 용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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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전과 상생' 강좌는 중간중간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잘 되었답니다^^
강의 중 건축은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집을 짓다'라고 말한다고 하는 것에 밥을짓고, 글을 짓는 것과 같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들어있고, 그러기에 사람과 관련된 예술, 영화 등 여러 분야를 이해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건축도 인문학과 관련이 있다고합니다^^

이렇게 강의를 들으면서 여러가질 알아가서 계속 듣고싶어지더라구요^^!


다음 인문학강좌는 5월 19일(목) '소리의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김광복교수님이 남도 판소리와 민요에 숨어 있는 이 땅의 감성과 사상. 그리고 태초에 담긴 한 소리의 미학이라는 내용의 강의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체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