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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라 광주/문화와 예술

국악의 또 다른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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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지구를 지나가다가 보니 제 2회 청암고수대회라는 프랭카드가 눈에 들었왔습니다.
3시가 넘어선 시간이라 조금만이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에 서구빛고을국악전수관에 들어갔습니다.

청암 김성권 선생은 국창 김채만 선생(서편제 대맥)의 증손자로, 성창순 명창의 부친인 성원목 명고수로부터 고법을 전수받았으며 지난 1991년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로 지정돼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오다 지난 2008년 8월 작고하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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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관 안에는 소리가 절정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대회의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여기저기서 "얼쑤! 좋다!!"하면서 관객분들이 추임새를 넣어 주셨습니다.
열심히 소리를 하는 분을 찍다보니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수는 북을 치는 사람인데, 고수대회면 북을 치는 사람이 주인공이잖아요!^^; )
어이가 없어서 혼자 피식 웃었습니다.^^
일고수 이명창이라는 말처럼 한 사람의 명고수가 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 고수대회인데 초점을 다른 곳에 맞추었다니...

마지막 출연자였습니다.
고수가 뚫어져라 소리꾼을 바라보고 있네요. 장단을 맞추기 위해 그러는 것 같네요.
고수의 장단과 추임새에 따라 전혀 다른 소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진지함이 더 해 보입니다.
이날 소리 하시는 분들은 고수들의 장단을 위해서 많게는 17번이나 창을 했다고 합니다.

대회 본선이 끝나고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합북공연이라고 사회자분께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이 북을 같이 치는 것은 보기 드물다고 하더군요.
각 고수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지식이 없는 관계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합북 공연에 소리를 맡아주시는 분이 임방울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주소연 명창입니다.
소리가 시원시원하게 들렸습니다.

두번째 공연이 춤이었습니다. 이 춤이 개인적으로 그날 공연의 백미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춤를 추시는 분이 참 익살스럽기도 하고..무척 재미있으신 분이었습니다.^^

대금, 아쟁, 장구, 징에다가 구음을 넣어주시는 분까지... 춤를 추는 이의 흥을 돋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구음은 별로라고 생각을 했던터인데,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들어보니까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각각의 악기와 어우러지는 그 멋이란...판타스틱 그 자체였습니다.
징의 소리가, 간간히 달려나가는 연주음들을 다잡아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이해가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재미없다는 선입관을 버리고 감상해보세요.^^

공연무대에 흥을 불어넣어 준 연주자분들... 아쟁 연주하시는 분은 엄청 땀을 많이 흘리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음악은 함께 어우러져야 제대로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징을 연주하시는 분은 악기장이라고 합니다.  무형문화재니까 대단하신 분이죠!^^

마지막으로 육자배기가 불려졌습니다. 남도소리에 육자배기가 빠지면 안되지요.^^
명창 한 분씩 돌아가면서 소리를 들려주셨습니다.
관람석에서 흥이 절로 나는지 박수장단이 이어졌습니다.
여러번의 앵콜이 이어지기도 했구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아마 안면이 있으신 분인 것 같은데, 객석에서 "매씨, 한 곡 더 불러줘요!  내가 한 턱 낼께~~"라는 앵콜요청도 있었습니다.
(전라도권에서는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이 누이/누나를 이렇게 '매씨'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고수대회가 마무리되고 시상자 발표전에 이런 멋진 뒷풀이 공연이 있었습니다.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라 입담들도 좋으시고...^^  거의 축제의 장이였습니다.
이런 뜻밖의 좋은 공연을 보니 무척 흥겨운 오후가 되었습니다.